<남도일보·광주전남혁신도시포럼 공동기획>

빛가람 혁신도시 시즌 2 진단과 대안은

<11>교육환경 현황·문제점

교육 인프라 부족·명문고 부재 등 당면과제 ‘수두룩’

가족 동반 이주율 35%에 불과…만족도 최하위권

“수도권·광주 남구의 교육환경 수준으로 격상 필요”
 

광주·전남공동(빛가람) 혁신도시가 인구 5만 명의 자족도시로 발전하려면 정주여건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빛가람 전망대에서 바라본 혁신도시 전경. /위직량 기자 jrwie@hanmail.net

광주·전남공동(빛가람)혁신도시에 자리한 한 공공기관의 직원 A(40)씨는 이른바 ‘기러기 아빠’다. 그는 부인과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들, 딸 등 3명의 가족을 서울에 남겨두고 지난 2014년부터 빛가람 혁신도시에서 홀로 살고 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이들의 교육문제를 고민하다 주말 가장의 고통을 감내하기로 결심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의 직원 B(51)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내와 고등학생 자녀들을 서울에 둔 그는 3년째 회사측이 얻어준 오피스텔에서 거주하며 주말마다 가족을 보러 상경한다. 그는 “아이들을 보낼 만한 학교가 없는 상황에 굳이 혁신도시로 가족을 데려 올 필요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빛가람 혁신도시가 인구 5만 명의 자족도시로 발전하려면 정주여건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거, 편의·의료서비스, 교육, 여가활동 등 열악한 정주 여건 탓에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이 아직도 많은 이유에서다. 특히 ‘백년대계(百年大計)’교육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비판이 우세하다. 그래야만 ‘나홀로 거주’직원들의 가족 동반 이주율이 높아지고 순차적으로 빛가람 혁신도시의 활성화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빛가람 혁신도시의 유일한 봉황고등학교 전경.

■교육환경 열악 ‘심각’

빛가람 혁신도시의 개발계획상 유치원 7개, 초등학교 5개, 중학교 3개, 고등학교 2개 등 총 17개교 설립계획이 확정됐다. 하지만 현재 빛가람 혁신도시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각각 4곳, 2곳이며 고등학교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 향후 2020년까지 3개교가 추가 설립될 예정이지만, 공공기관 직원들은 서울 및 수도권의 좋은 학군을 벗어나 혁신도시로 이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 임직원 및 가족들이 혁신도시로 이전할 만한 ‘명문 중·고등학교’가 없으며, 공공기관과 빛가람 내 학교 간의 활발한 교류를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부족한 양육 시설도 문제로 꼽힌다. 오는 2020년까지 설치 예정인 유치원 7개교 정원은 1천55명으로, 신규 수요 1천990명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혁신도시 내 어린이집의 경우도 1천명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직장어린이집 미설치 기관을 대상으로 공동 직장 어린이집 설치 등이 요구된다.

이러한 난맥상은 광주전남연구원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광주전남연구원의 교육환경 분야 만족도 조사 결과, ‘사설 교육기관’, ‘고등교육 시설’이 중요도는 높으나 만족도가 낮아 집중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생교육 시설’은 중요도와 만족도가 모두 낮아 점진적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환경 문제점에 대해선 ‘전반적인 교육시설 부족’이 19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유아 보육시설 부족’이 13건, ‘초·중·고등학교 시설 부족’ 7건 등이다.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요구사항으로는 ▲보육시설이 필요 10건 ▲중·고등학교 명문학교가 필요 5건 ▲방과후 수업이나 시설이 필요 2건 ▲면학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좋겠음 1건 등이 제시됐다.

■가족 동반 이주 꺼려

이처럼 교육 인프라 부족은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이 가족 동반 이주를 꺼리는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원주을)의원이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혁신도시 이주율 등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빛가람 혁신도시 이주 직원 전체 6천329명 중 42.5%인 2천238명이 가족과 떨어져 ‘나홀로 거주’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 직원 10명 중 4명 이상이 가족을 동반하지 않고 홀로 살고 있는 것이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나홀로 이주 직원 인원은 빛가람 혁신도시가 가장 많았다. 비율로는 경남 혁신도시가 51.0%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빛가람 혁신도시가 두 번째였다.

반면 가족동반 이주자는 2천238명으로 35.4%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독신 및 미혼인 직원은 1천372명(21.6%)이었다. 수도권에서 혁신도시까지 출·퇴근을 강행하는 직원도 29명(0.5%)이었다.

가족 동반 이주율이 낮은 건 ‘삶의 질’성적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이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빛가람 혁신도시는 10개 혁신도시 중 만족도가 9위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 만족도는 52.4점인데 반해 빛가람 혁신도시는 이보다 낮은 48.9점을 기록했다. 꼴찌인 충북 혁신도시 40.9점 다음으로 낮았다. 교육환경(전국 평균 50.9)은 48.5점, 여가활동 환경(평균 45.2)은 41.2점, 그리고 주거환경(평균 58.9점)은 54.4점, 편의·의료·서비스 환경(평균 49.9점)은 48.5점에 그쳤다. 그나마 교통환경(평균 44.5점)은 45.6점으로 중위권을 차지했지만, 버스 노선 확충 및 배차 간격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선 방향은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교육시설 만족도 제고를 통한 지역인재 육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서울 및 수도권 인근, 광주광역시 남구의 교육환경과 유사한 수준으로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영어체험교실 등 외국어실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발굴, 청소년 진로직업체험센터 등 자유학기제 진로탐색(체험) 인프라 확충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교육특구 지정 및 명문사립고 설립을 통한 교육여건 강화, 이전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직장어린이집 등 확충 및 지역주민 개방 추진, 지역 인재양성을 위한 예산투자 확대 등도 요구된다.

광주전남연구원 관계자는 “광주광역시 효천2지구 및 봉선지구 중심의 인구중심 유입현상과 교육인프라간의 상관관계를 보더라도, 이전기관 종사자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중요성은 결국 자족형 신도시 조성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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