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귀농인-남도愛 산다 <7>여수 ‘서연’우창진 대표

10년 고시생·검사의 꿈 접고 버섯으로 ‘성공신화’

표고에서 새송이로 바꿔 매출 2배 가까이 올라

연소득 3억여원…종균 배양소 설립 목표 세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는 ‘착한 농부’

“체력 키워 소처럼 일하자” 현수막까지 내걸어

전남 여수시 돌산읍에서 동당 100㎡ 규모의 버섯 재배사 6동에서 새송이 버섯을 키우고 있는㈜서연 우창진 대표가 버섯을 들고 있다.
공무원 시험 준비만 10년,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버섯 재배에 뛰어들어 ‘성공신화’를 이룬 귀농인. 전남 여수에서 4년째 버섯 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서연’ 우창진(44) 대표다. 우 대표는 고향인 전남 여수시 돌산읍에서 동당 100㎡ 규모의 버섯 재배사 6동(200평 가량)에서 새송이 버섯을 키우고 있다. 귀농하기 15년 전 항공사 직원으로 근무하던 우씨는 반복되는 일상에 염증을 느끼고 새로운 직업을 찾던 중 어릴적 꿈인 검사가 되고자 사법고시시험을 준비했다.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없자 10년 가까운 고시생 생활을 정리한 뒤 지인의 권유로 버섯농사를 시작했다. 시작은 다른 버섯에 비해 비교적 재배가 쉽다는 표고버섯을 선택했다. 농업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우씨는 농업기술센터와 선도농가의 도움을 받으며 기술을 배우고 경험을 쌓아 나갔다. 대량으로 생산해 단번에 수익을 올리자는 목표를 세워 버섯시장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표고버섯으로는 이미 포화된 버섯시장을 뚫기는 힘들어 비교적 경쟁이 덜 한 새송이 버섯으로 작물을 바꿔 다시 도전했다. 한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우씨는 경험을 발판 삼아 재도약했다. 우여곡절 끝에 연 소득 3억원이라는 성과를 이뤄낸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봉사단체 초록우산 재단에 매출의 3%를 기부하는 등 수익의 일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며 ‘착한 버섯 농부’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우창진 대표가 재배하는 새송이 버섯은 총 18일 정도의 짧은 기간에 수확까지 끝마쳐야 한다.
▶깜깜한 미래…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여수에서 초 중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수도권에서 대학을 졸업한 우씨는 첫 직장으로 항공사를 택했다. 항공사에서 그는 예약업무를 담당했다. 우씨는 항공사에서 약 5년간 같은 업무를 보며 반복되는 일상에 염증을 느꼈고, 다른 직업을 찾던 중 검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사법고시시험 공부를 시작했다. “공무원 시험공부를 꽤 했는데 될듯하면서 잘 안되더라고요” 약 1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공부를 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우씨는 시험공부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때마침 지인의 권유로 버섯농사를 알게 됐고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된 귀농을 시작했다.

우창진 대표는 수익의 3%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해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작물 바꾸자 매출 두배로 껑충

우씨는 귀농 초기 새송이버섯이 아닌 표고버섯을 주 작물로 선택했다. ‘발로 차면서 키워도 자란다’는 말이 있듯 재배 조건이 다른 버섯에 비해 덜 까다로워 쉽게 재배할 수 있고, 버섯 시장에서도 표고버섯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한 귀농을 제안했던 우씨의 지인도 버섯 농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버섯 시장에서 표고버섯의 공급은 이미 포화상태였고, 기존의 유통되는 버섯들에 비해 특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우씨의 버섯은 냉혹한 현실의 벽에 가로 막혔다. 우씨는 좌절하지 않고 실패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 등을 찾아가 작물 선택부터 재배기술, 시설까지 상담을 받았다. 창업자금과 자부담 등을 합쳐 5억원이 넘는 시설을 과감히 투자하는 등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또한 마을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해결해야 했다. 아무리 고향이지만 귀농인을 배척하는 텃세가 남아있었고, 버섯재배사 설치는 마을 주민들의 동의가 중요했다.

“마을 주민들에게 너무 급하게 다가서려는 마음이 앞섰지만, 시간을 두고 천천히 다가서니 어느새 주민들도 마음을 열어줬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버섯재배사를 신설하고, 새송이버섯으로 작물을 바꾸는 등 일련의 시행착오를 겪은 우씨는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그는“특히 새송이 버섯은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 총 18일 정도의 짧은 기간에 수확까지 끝나기 때문에 하루하루 정신없는 날을 보내고 있다”며 “배지(버섯을 기르는 용기) 하나당 200g을 재배하고, 많게는 하루에 800kg까지도 수확한다”고 말했다. 새송이 버섯은 버섯 중에서도 특히 주변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지속적인 관찰과 관심이 필요한 작물이다. 재배조건이 까다로운만큼 재배하는 농가도 드물었고 버섯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이렇게 재배된 버섯들은 여수시내 식당, 공판장, 학교 등으로 유통이 됐고 평균 연소득이 1억8천여 만원에서 지난해 3억2천여 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우창진 대표의 사무실 한켠에 ‘체력을 키워 소처럼 일하자’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헬스장이 마련돼 있다.
▶향후 계획, 종균부터 재배까지 내손으로

농촌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우씨는 다음 목표를 세웠다. 바로 버섯 배양소를 신축해 버섯의 종균까지 직접 배양하자는 것이다. 우씨는“버섯의 종균을 구입하는데 한해 약 4억원가량이 지출 되는데 버섯 배양소를 설립해 종균까지 직접 배양하면 한해 2억 원 가량 지출을 줄일 수 있다”며 “배양소를 신축하는데 초기 비용을 약 10억원 정도 생각하고 있어 5년 정도가 지나면 매출은 더 오를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씨는 수익의 일부분(3%)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해 사회적기업으로도 발돋움했다. 우씨는“귀농하는 과정에서 지자체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아 받은만큼 사회에 환원하고 싶은 생각이 크다”며 “더 나아가 5년 안에 1억원을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1억 원 이상 기부했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고액기부자 클럽)에 가입하는 것도 목표”라며 봉사에 남다른 관심을 드러냈다. 예비귀농인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우씨는 “귀농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고, 긴 시간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 되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며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그의 사무실 한켠에는 ‘체력을 키워 소처럼 일하자’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와 헬스장을 방불케하는 헬스 장비들이 자리잡고 있었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글/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사진/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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