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칼럼>태풍
유근기(광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

지구는 둥글어서 태양으로부터의 열에너지를 균질하게 받지 못한다. 에너지 불균형으로 저기압과 고기압이 생기는데 저기압은 수증기를 만들고 날씨를 흐리게 한다. 저기압이 열대 지방에 생기면 열대저기압이 되며, 더 크게 성장하면 태풍으로 발달한다. 가장 더운 적도지역은 태풍이 발생하지 않는다.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만나는 대기 순환이 없기 때문이다.

태풍은 발생 지역에 따라 각각 이름이 다르다. 북서태평양에서는 태풍(Typhoon), 북중미에서는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과 남반구에서는 사이클론(Cyclone)이라고 부른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열대저기압 중에서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이 33㎧ 이상인 것을 태풍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최대풍속이 17㎧ 이상인 열대저기압 모두를 태풍이라고 부른다. 그 미만은 열대저압부(TD)로 구분한다.

<슬픔도 힘이 된다>라는 소설 제목처럼 많은 피해를 주는 태풍도 장점이 있다. 물 부족과 지구의 남북간의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시켜주고 바닷물을 순환시켜 적조현상을 없애며, 해조류와 어류에 산소를 공급하는 등 바다 생태계를 활성화 시켜준다. 반면 인명 및 시설물 피해 등 막대한 피해를 안겨준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주로 7~10월에 발생한다. 북서태평양에서부터 북서방향으로 오다가 편서풍지역으로 들어오면서 진로를 북동쪽으로 진행한다. 일그러진 알파벳 C형태의 태풍진로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태풍의 생애는 발생기-발달기-최성기-쇠약기로 주로 나눈다. 따뜻한 해수면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수증기가 에너지원이 되어 발달하기도 한다. 반면 육지를 만나 마찰에 의해 그 힘이 약해진다. 또는 수온이 낮은 해수면을 지나면서 약해지기도 한다.

태풍이 우리나라를 통과한다면 왼쪽지역과 오른쪽지역 중 어느 지역이 피해가 더 클까? 답은 오른쪽이다. 태풍의 오른쪽 지역은 태풍의 이동방향과 바람방향이 같아 시너지 효과로 풍속이 더 강해진다. 왼쪽은 그 반대인 경우가 되어 상대적으로 바람이 약하다고 볼 수 있으나 위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올해 7~8월에 발생한 9개 태풍 중 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9월에는 태풍발생 빈도는 적으나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높아 더 위험할 수 있다. 특히 가을 태풍은 농작물 수확철이므로 피해가 더 크다. 9월 태풍은 진로와 강도가 더 유동적이기 때문에 발표되는 최근 기상정보와 방재 활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산사태, 해안가의 너울, 감전사고 등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방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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