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귀농인-남도愛 산다 <17>박조흔 화순 ‘오코’대표

인★그램까지 점령한 30대 청년의 ‘블루베리 빙수’

자신의 농장서 결혼식…각별한 농촌·농업 사랑

레스토랑·카페 등 운영… 6차산업 선도농가로

일반대 졸업후 농산대 재입학한 ‘준비된 농사꾼’

농장에서 직접 커피나무·백향과 등 작물 연구도
 

전남 화순군 동면에서 농업회사법인 ‘오코’를 운영중인 박조흔(33) 대표

SNS서 블루베리 빙수 맛집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농가가 있다. 박조흔(33)대표가 가족과 함께 운영 중인 ‘오코’농장이다. 6차산업의 일환으로 농장과 함께 레스토랑, 카페도 운영 중인 박대표는 직접 재배한 블루베리와 커피 콩을 가공해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판매한다. 재배한 블루베리는 카페에서 빙수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커피나무는 체험장을 만들기 위해 묘목을 늘리는 중이다. 또한 블루베리에 이어 농장의 컨셉 전환을 위해 패션후르츠로 익히 알려진 백향과 재배를 시작했다.

총면적 3만6천363㎡(1만1천평)에서 블루베리, 커피, 백향과, 고사리 등을 재배 중인 박대표의 농업사랑은 남달랐다. 농사를 위해 한국농수산대학에 재입학을 하는가 하면, 농장에서 결혼식을 치르기도 했다. 올해로 귀농 4년차에 접어든 그는 6차산업의 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농부다.
 

오코 농장안에 있는 ‘OCO25’레스토랑
‘OCO25’레스토랑 1층의 카페

◇6차 산업과 SNS 전략

박대표의 농장에 들어서면 산과 나무가 어우러진 화순의 자연에 전혀 어색하지 않은 2층 건물이 눈에 들어 온다. 건물 뒷편엔 널찍한 들판 위에 비닐하우스가 차례로 늘어섰고, 포토존으로 배려해 만들어진 알록달록한 벤치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 6차 산업 농업인의 꿈을 펼치고 있다.

6차 산업이란 1차 산업인 농수산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복합한 산업을 말한다. 박대표의 경우 1차 산업으로 블루베리 농장 2천여평과 커피나무 300여평, 백향과700평, 고사리 밭 8천여평에서 작물을 기르고 수확한다. 이어 2차 산업으로 생산한 농작물로 빙수나 음식 등으로 가공해 재생산한다. 가공된 생산품들은 그의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판매되고, 고사리나 커피농장은 체험장으로 운영돼 3차 산업인 서비스를 창출한다. 한편 커피농장은 아직 묘목이 충분하지 않아 향후 5년을 계획하고 있다.

광주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덕분에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성인층과 주부층, 주말에는 가족단위의 방문객이 주 고객층이다. 박대표는 주 고객층들을 위해 농장 곳곳에 문구가 적힌 팻말과 함께 꽃들을 심어 포토존을 만들었다. 이어 직접 재배한 농작물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한다. 레스토랑과 카페는 ‘블루베리 빙수 맛집’,‘화순 카페’ 등으로 SNS서 유명세를 타 관련 게시물만 500건이 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박대표는 귀농을 사업의 일환으로 생각해 작물을 상품성 뿐만아니라 마케팅과 홍보에도 힘을 쏟아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SNS에서 유명세를 타 카페의 대표 메뉴로 자리잡은 ‘블루베리 빙수’

◇귀농 하고파 27살에 재입학

체육대학을 나왔던 그는 4년간의 대학생활을 마치고 체육 관련 업종에 종사했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적성에 잘 맞지 않았던 일은 박대표를 힘들게 했고, 직업에 대한 고민을 다시하게 했다. 또한 반복되는 일상에 염증을 느끼기도 했던 터라 평소 관심있던 농사를 떠올리게 됐다.

당시 그는 27살의 젊은 나이었고, 농사가 평생의 직업이 될 것이라 생각해 제대로 배워보자는 결심으로 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학과에 입학했다.

농산대에 입학한 그는 실습위주로 짜여진 학과 커리큘럼에 흥미를 느꼈고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배웠다. 박대표는“대부분의 대학이 그렇듯이 배우고자 하는 욕심만 있다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다”라며 “같이 입학한 동기들에 비해 나이가 많았던 터라 조바심이 났었지만 발판 삼아 더 열심 히 공부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레스토랑 뒷편에 자리한 농장 앞 벤치는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다.

◇가족과 함께 ‘도란도란’

“제가 명목상 대표지만 동생과 아내, 그리고 부모님과 모두 함께 꾸려나가고 있어요” 대학을 졸업하던 해 그는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시작했다. 대학을 다니며 틈틈히 농사를 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대학시절 인연이 돼 결혼을 약속하고 지난 5월 농장에서 결혼식을 올린 지금의 아내도 같이 일을 하고 있다. 또한 커피숍을 운영했던 동생도 그와 함께하고 있다. 아내는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만들고, 동생은 경력을 살려 카페에서 직접 커피를 볶아 손님에게 내놓는다.

박대표가 대표직을 맡고 있지만 부모님과 동생, 아내의 뜻을 모두 모아서 반영한다. 사실상 가족 모두가 대표며 가업인 셈이다.

모두의 의견은 작물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귀농 당시 블루베리로 농사를 짓던 그는 가족들과 회의 끝에 블루베리에서 열대작물로 컨셉을 변경했다. 블루베리 이미지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가게와 농장의 시너지 효과를 생각해 모아진 의견이었다. 이어 도입된 작물은 백향과였다. 상큼한 맛을 자랑하는 백향과는 우리들에게 패션후르츠라는 이름으로 익히 알려진 열대작물이다. 가족들과 함께 백향과를 공부하고 연구한 끝에 에이드로 만들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지금은 ‘오코25’의 대표작물로 자리매김했다.
 

박대표가 계획 중인 커피체험장은 아직 묘목수가 모자라 개체 수를 늘리는 중.

◇6차산업 비결은 1차 산업에 ‘충실’

그는 예비귀농인들에게 1차 산업의 생산이 바탕이 돼야 2차, 3차 산업도 탄력을 받는다고 조언했다. 그는“1차 생산이 힘들고, 시간도 많이 드는 반면에 2차 산업이 비교적 편하니 가공만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6차 산업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 귀농인들이 있다면, 2차 가공과 3차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1차 생산의 농업이 바탕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귀농도 사업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임하라고도 조언했다. 박대표는“귀농은 단순히 시골로 와서 소득을 내며 직업을 삼는다는 느낌이 강한데 엄밀히 말하면 사업이다”며 “주변 상권분석도 철저히 하고, 기발한 사업 아이템도 생각 해야 되는데 그러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직업의 하나로 생각하고 귀농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스마트 팜과 체험농장에 대한 향후 계획도 세우는 중이다. 그는“향후 5년 안에 커피나무 농장을 필두로 체험장을 완벽하게 꾸리기 위해 준비 중이다”며 “시설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 스마트 팜으로의 도약도 계획 중이지만 체험장을 만든 후 개편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글/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사진/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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