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옇게 보이고 아른거리고’…침묵의 암살자 녹내장

높은 안압 원인·손상된 시신경 회복 불가

경공막 섬유체응고술 안압 낮추는데 효과

조기 발견 가장 중요…생활환경 개선도 병행

윤길중 밝은안과21병원장이 24일 오전 녹내장으로 의심되는 남성환자의 눈을 검진하고 있다. /밝은안과21병원 제공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질환이 있다. 바로 녹내장이다. 녹내장은 시신경에 혈류 변화나 안압의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지만 병이 진행되면 안개가 낀 듯 앞이 뿌옇게 보이거나 물체가 어른거리고 주변부부터 서서히 안 보여 시야가 좁아지다 심하면 실명에 이르게 된다. 윤길중 밝은안과21병원 원장의 도움으로 녹내장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 높은 안압 ‘원인’

안압의 정상 범위는 보통 10~20㎜Hg인데, 녹내장에 걸리면 안압이 정상범위 이상으로 오른다. 풍선을 계속 불면 터지는 것처럼, 눈의 압력이 계속 오르다가 시신경이 얇아지고 손상되는 것이다. 우리 눈의 앞부분은 방수라는 액체로 채워져 있는데, 방수가 지나다니는 통로에 문제가 생겨 빠져나가지 못하고 눈 안에 머물러 있게 되면 안압이 올라가게 된다.또 녹내장은 눈에 혈류 장애가 있거나 유전적인 영향으로 인해 생길 수 있다. 간혹 안압이 정상범위 안에 있더라도 녹내장일 수 있다. 이를 ‘정상안압 녹내장’이라 하는데 안압이 정상이더라도 개인에 따라 압력을 견디는 정도가 달라 발생한다.

◇ 손상된 시신경 회복 안돼

녹내장은 크게 급성과 만성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급성 녹내장은 안압이 급격히 올라 발생하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으면 시력저하를 막을 수 있다. 만성 녹내장은 시신경이 매우 천천히 손상되고 자각 증상이 없는데다 말기에 이를 때까지 중심부 시력은 정상이라 발견이 어렵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되돌릴 수 없어 조기에 녹내장을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섬유체응고술’ 녹내장 치료 범위 확대

녹내장치료의 핵심은 안압을 낮추는 것이다. 녹내장의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진행속도를 지연시켜 적정수준의 안압을 유지시키는 것인데 이를 적정안압이라고 한다. 적정안압에 도달시키는 효율적인 방법은 안압을 강화하는 약제를 안구 내에 점안하거나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먹는 약이나 주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약물 치료에도 적절한 안압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녹내장 치료를 위한 수술로는 기존 섬유주절제술이나 관삽입술 이외에도 여러 가지 수술기법이 소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마이크로펄스 경공막 섬유체응고술이 알려지면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밝은안과21병원은 지난해 8월, 적정 안압에 도달하지 못한 녹내장 환자들에게 국내 최초로 CYCLO G6 레이저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경공막 섬유체응고술을 시행하고 있다. 경공막 섬유체응고술은 출혈이 없고 감염, 저안압과 같은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조기발견 중요

녹내장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현재 없다. 때문에 녹내장 환자는 안압이 더 증가하지 않도록 평소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어두운 곳에서는 핸드폰을 하지 않아야 한다. 목에 꽉 끼거나 조이는 옷, 그리고 장시간 고개를 숙이거나 머리에 피가 몰리는 물구나무 같은 자세는 눈의 압력을 높일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또한 흡연이나 음주도 삼가는 게 좋고 평소 과일·채소 등 자연식품을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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