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칼럼>물방울의 다양한 형태
범은희(광주지방기상청 기획운영과장)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중 ‘물(수증기, 물방울, 얼음 등 다양한 형태를 일컬음)처럼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 산 허리에 있는 구름을 보며 왠지 거기에 올라서면 하늘에 닿을 것 같고, 큰 저수지에 안개가 피어오를 때, 그 가운데에 올라앉으면 방석처럼 폭신하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물의 순환과 대기 순환 등 과학을 배우면서 이러한 현상들은 그저 자연에서 이뤄지는 현상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공기 중에는 물방울이 수증기의 형태로 떠다니고 있다. 수증기는 기온이 낮은 산허리나 높은 하늘에서 물방울로 변하는데, 이런 물방울들이 하늘에 떠 있으면 구름이 되고, 땅 표면에 떠 있으면 안개가 된다. 물방울은 온도에 따라 액체, 고체, 기체 등 다양한 형태로 모양이 변한다. 실온에서는 물(액체), 영하의 온도에서는 얼음(고체), 그리고 물이 100도가 되어 증발하면 수증기(기체)의 형태가 된다. 수증기는 찬공기에 닿으면 응결이 되면서 서로 엉겨 붙어 물방울이 만들어진다.

가을철 맑은 날 아침에 시골길을 걷다 보면 풀잎에 맺힌 작은 물방울들이 햇살에 부서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밝게 빛나는 이슬이 예뻐서 사람 발자국이 없는 풀들을 발로 툭툭하며 걸은 적이 있다. 이슬 또한 물방울의 형태이다. 밤이 되면 땅을 비롯한 풀잎, 꽃잎, 나뭇가지 등 식물의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한다. 새벽에 차가워진 풀잎이나 꽃잎, 나뭇가지, 땅 위의 물체에 수증기가 응결하여 물방울이 생기는데 이것이 이슬이다.

바야흐로 가을이다. 가을에는 습도가 여름보다 낮아 높고 파란 하늘을 자주 볼 수 있다. 습도가 낮아 공기 중에 물방울이 적으면 파장이 짧은 파란빛으로 (산란) 보이는 이유다. 그래서 가을하늘은 유독 더 높고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가을이 점점 무르익으면 미세먼지도 드물고, 습도도 낮아 선선한 날씨를 즐기기 좋은 나날이 계속된다. 올해는 유독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자주 북상하고 있다. 만추에 수확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태풍이 우리나라를 멀리 비껴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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