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가 만난 사람> 광주FC K리그2 우승·1부승격 이끈 박진섭 감독
“광주시민들께 더 많은 기쁨 드리겠다”
함께 뛰며 만들어낸 ‘광주만의 힘’이 우승 원동력 강조
좋은 선수들 만나 2년만에 목표 달성…팬들에게 큰 감사

‘원팀’ 분위기·‘할 수 있다’ 자신감 1부 무대 큰 힘 될 것
젊은 선수들 성장 위해 노력… 내년에도 경기력으로 보답

13일 박진섭 광주FC 감독은 내년시즌 1부리그로 승격한 광주의 포부를 밝혔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지난 2월 24일 천안시청과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박진섭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지난 1월 8일 광양에서 열린 전지훈련 중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는 박진섭감독. /광주FC제공

광주FC가 창단 10년 만에 K리그2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정상에 우뚝 섰다. 강등된 지 2년만에 1부 리그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꿈에 그리던 우승을 했고, 목표를 이룬 광주. 당분간 쉬어가도 될 것 같지만 광주에게 휴식은 길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를 치룬 뒤 이틀만에 주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목포국제축구센터에 다시 모였다. 최근 급격하게 기온이 내려가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스파이크 끈을 다시 동여맨 것이다. 18일부터는 주전선수까지 모두 합류해 22일까지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고서야 휴식에 들어간다. 이후 1월 중순부터 전지훈련을 통해 본격적으로 팀을 가다듬는다. 일찌감치 내년 시즌을 위한 출발선에 선 광주다. 3일 목포에서 박진섭 광주FC 감독을 만나 올 시즌을 돌아보고 내년 시즌 각오를 들어봤다.

◇부임 2년 만에 우승을 달성했는데.

▶당연히 기분이 정말 좋다. 지금까지도 여운이 있다. 내년을 생각하면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우승이 결정됐을 때는 아무래도 경기중이 아니라 집에서 중계를 봤기 때문에 실감이 나지 않았다. 홈 폐막전에서 트로피를 들고 꽃가루가 날릴 때 정말 기뻤고 실감이 났다.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당연히 목표가 우승이고 승격이라고 얘기했지만 솔직히 가능할까란 걱정도 많이 했다. 좋은 선수들을 만나서 2년이란 짧은 시간에 우승과 승격을 이뤘다. 모든 걸 선수들의 공으로 돌리고 싶다.

◇광주의 감독 제의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당연히 감독이란 자리를 꿈꿔왔고, 광주에서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 제의를 받았을 당시 광주가 2부 리그로 강등됐기 때문에 상황이 좋지 않았다. 어깨도 무거웠다. 주위에서 ‘가서 잘할 수 있게나’며 걱정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자신이 있었고, 부딪혀 보고 싶었다. 선수 구성과 모든 부분이 준비가 다 돼 있는 상황에서 왔다. 제일 먼저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크게 났다. 특히 2년 차 들어서면서 여름철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라든지 부상자들이 생겼을 때 공백이 많이 생긴다고 느꼈다. 그 안에서도 선수들끼리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년 차 준비할 때 소통할 수 있고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선수들을 영입했고, 1년 차에 부족했던 부분을 2년 차에 보강하면서 좋은 성적을 이룬 것 같다. 전처럼 감독이란 자리가 선수들에게 지시만 하고 명령을 하는 자리가 아니므로 소통을 많이 해야 하고, 같이 몸으로 훈련하면서 부딪혀야 선수들도 빠르게 습득 하는 것 같다.

◇세심한 조언을 많이 하는 편인데, 가장 많이 성장한 선수는 누군가.

▶아무래도 이시영, 김정환 선수가 될 것 같다. 어리기도 하고, 22세 룰 때문에 꼭 필요하고 더 잘해줬어야 하는 선수들이다. 많은 이야기를 했고, 가장 많이 성장했다. 확실히 2년 정도 함께 하다 보니 좋은 소리든 나쁜 소리든 더 많은 관심을 가질수록 더 많은 노력을 하는 것 같다. 제가 힘들어도 피드백을 바로 하려했고, 선수들하고 운동이 끝나고 나서도 어려운 게 있는지 물어보려고 하고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경기장에서는 다음 상황을 바로 준비해야 하니까 직접적인 감정표현을 하기 어렵지만 따로 칭찬을 해주는 스타일이다.

◇겨울 양복이 화제가 됐다.

▶더운 걸 좋아해서 양복 때문에 힘든 건 없었다. 결승 결정하는 날까지 계속 입고 싶었다. 겨울 양복을 입을 수 있다는 건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라서 기분이 좋았다. 개인적인 의지와 이기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다. 겨울 양복 말고도 앞선 경기를 잘했으면 밥 먹는 것부터 일어나는 시간, 심지어 커피를 언제 마셨는지까지 비슷하게 하려고 한다. 간절한 마음을 이렇게라도 표현을 해야 제가 준비를 잘할 수 있는 것 같다.

◇내년 시즌에도 마법 갑옷은 준비하셨는지

▶새로운 걸 계획해야겠다. 올해 입었던 건 효력이 다한 것 같다.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 번갈아 가면서 입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두터운 선수층으로 행복한 고민이라는데.

▶선수층이 두텁다 보니까 뛰어야 할 선수가 뛰지 못하고, 전술에 따라 바뀌면서 선수들이 토라지거나 운동을 열심히 안 할 때도 있었다. 그런 부분이 가장 힘들었고, 지금도 명백한 답을 찾지 못했다. 축구는 열한 명이 하므로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 선수들을 이해시키고 끌고 가는 방법을 아직도 찾는 중이다. 감독이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하는데 지금은 결과가 좋으니까 선수들도 좋게 받아드리고 있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속마음을 잘 이야기하지 않고 내비치지 않으니까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이끌어 낼 수 있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이게 바라는 점은.

▶요즘 축구 흐름이 20살 초반 선수들이 어린 나이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경향이 있어서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조금은 잘못된 생각이다. 운동장에서 나이를 보지 않는다. 실력으로만 승부를 봐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항상 노력해야 한다. 항상 앞장서서 하라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형들에게 요구해야 부분에 대해 말을 하고, 주체적으로 나서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요구를 한다. 젊은 선수들의 역할이 있고, 운동장에서 그 역할을 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운동장에서는 자기 능력을 발휘하는 것 만큼 팀을 이끌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선수 영입을 할 때도 앞에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을 찾으려고 한다.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서 마무리캠프 동안은 초중고 때 배울 수 있는 기본적인 기술에 대해서 젊은 선수들에게 중요성을 심어주고 몸으로 느끼게 가르쳐 주려고 한다. 튼튼한 기초를 갖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내년 시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건가.

▶올해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잘 뭉친 것 같다. 내년에는 더 큰 무대가 있으므로 선수들이 힘을 낼 것 같다. 그게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새로운 운동장, 새로운 환경을 접하기 때문에 힘들어하거나 생소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더 많은 관중을 접하고 응원 소리를 들으면서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초반에는 환경적인 변화 때문에 어려울 수도 있지만 예전보다 요즘 어린 선수들이 프로의식을 더 많이 갖고 있어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1부 리그에서 뛸 광주가 경쟁력은.

▶아무래도 올해 잘했다는 게 무기일 것 같다. 우리만의 조직력 밸런스가 좋았다. 하나 된 힘이 내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함께 뛰고 대화를 나누며 만든 분위기가 광주만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펠리페에 집중된 공격적인 부분은 해결할 공격 루트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윌리안 선수를 비롯해 김정환, 임민혁 등 올해보다는 당연히 더 좋아지고 발전해야 하는 게 맞다. 구단하고 상의하고 있지만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의 영입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공격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되는 부분을 잘 영입을 해야 할 것 같다.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빌드업 부분이 더 세밀해야 하고 확실해야 한다. 시즌 끝나고 더 느끼는 것 같다.

◇선수들과 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K리그1의 선수들로서 다른 선수들에게 주눅이 들지 말고 자신감 갖고 당당하게 하길 바란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하다 보면 계속 좋은 분위기를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팬분들이 올 시즌 정말 많이 찾아와 주셨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내년에는 전용경기장에서 더 나은 환경에서 가까이 볼 수 있으니까 많이 찾아와 주시길 바란다.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지도자로서 개인적인 목표는.

▶제일 큰 목표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국가대표 선수가 꿈이니까, 지도자로서는 우리나라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 싶은 게 제 꿈이다. 또 더 큰 목표라면 선수들에게 좋은 감독님이었고, 감독님에게 많은 걸 배웠다는 지도자로 남고 싶다.

■박진섭 광주FC 감독이 걸어온 길

-1977년 출생

-1998년 제13회 방콕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

-1999년 코리아컵 국가대표

-2000년 제27회 시드니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

-2000년 북중미 골드컵 국가대표

-2001년 홍콩 칼스버그컵 국가대표

-2001년 유니버시아드 대표

-2002~2005년 울산현대 프로축구단 선수

-2005~2009년 성남 일화 천마 프로축구단 선수

-2009년 3월 부산아이파크 프로축구단 선수

-2011년 울산 현대미포조선 프로축구단 선수

-2013~2014년 부산 아이파크 U-18 선수단 감독

-2015년 부산 아이파크 수석코치

-2015년 12월 포항 스틸러스 필드코치

-2017년~ 광주FC 감독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