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슈퍼윙스로 지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도전과 희망…광주를 지키는 IT·문화기업<1>퍼니플럭스
“출동! 슈퍼윙스로 지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한국에 펭수가 있다면 중국은 출동! 슈퍼윙스다’
중국 VOD 관람 250억 뷰…유튜브 구독자 117만명
키즈카페·완구사업 등 애니메이션 사업 다각화
인력난 문제 광주지사 신설로 해결

지리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IT(정보통신기술기업)의 90%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몰려있다. 성공한 IT기업치고 수도권에 본사를 두지 않은 업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방에서 창업해 성장하면 본사를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것은 이미 공공연해진 순서다.

IT·문화 관련 업종이 수도권의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지역을 떠나는 데는 인력난과 열악한 주변 환경 등 많은 이유가 있다. 지자체 또한 토종 기업들에게 큰 혜택을 주거나 많은 관심을 갖는 경우도 드물다. 이 같은 실정에도 지역에 터를 잡고 성장해가며 광주를 지키는 IT·문화기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2008년에 설립된 ㈜퍼니플럭스는 2018년 광주에 지사를 꾸려 활동중이다. /퍼니플럭스 제공

최근 대형마트 장난감 코너에서 자주 보이는 캐릭터가 있다. 비행기 모양을 한 변신로봇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각 나라의 어린이와 문화를 소개하는 내용인 ‘출동! 슈퍼윙스’다. 한국에는 ‘펭수’가 있다면 중국은 ‘슈퍼윙스’가 애니메이션 시장을 꽉 잡고 있다. 광주에 지사를 두고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퍼니플럭스가 제작한 슈퍼윙스는 중국 VOD 누적뷰 250억을 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성공적인 유튜브 시장 진입으로 슈퍼윙스 국내채널이 구독자 117만명을 넘어 골드버튼을 수상했다.
 

퍼니플럭스 정길훈(49) 대표. /퍼니플럭스 제공

▶오랜 꿈 포기할 수 없어

퍼니플럭스 정길훈(49) 대표는 회사를 창업하기 전 20여년간 3D·애니메이션 분야에 몸을 담갔다.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거치며 경험을 쌓았던 그는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었다. 하지만 참여했던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흥행에 실패했고, 시장에 나오지도 못하고 사라진 작품도 종종 있었다. 거듭된 실패로 그의 동료들 마저 게임산업으로 눈을 돌리는 등 하나 둘 업계를 떠났다. 투자사와 방송사·제작사 모두가 애니메이션 업종을 회의적으로 바라봤고, 정 대표 또한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정 대표는 “당시 애니메이션 산업이 많이 침체된 상황이었고, 큰 성과도 없었으니 떠나는게 당연했다”며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어릴적부터 꿔왔던 가장 오래된 꿈이고, 가장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떠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직접 창업을 결심했고, 2008년 서울애니메이션 센터에서 퍼니플럭스를 설립했다.
 

퍼니플럭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출동! 슈퍼윙스 /퍼니플럭스 제공
퍼니플럭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엄마까투리 /퍼니플럭스 제공

▶창작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퍼니플럭스가 처음 내놓은 작품은 ‘시계마을 티키톡’이다. 티키톡은 시계속 환상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내용의 애니메이션이다. 2008년 KOCCA의 글로벌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선정돼 제작에 들어간 티키톡은 2012년 세계 4대 메이저 어린이 채널 중 하나인 니켈로디언을 통해 전세계 170여개국에 방영됐다. 미국과 영국·캐나다·호주 등 주요 국가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2013년엔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문화부장관상 등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성공적인 첫 작품으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은 퍼니플럭스는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다음 제작에 들어갔다. 이어 선보인 애니메이션은 ‘출동! 슈퍼윙스’였다. 중국치앤시 애니메이션과 공동제작으로 시작된 슈퍼윙스는 제작이 끝나기도 전에 한국 EBS, 미국 Sprout, 남미 Discovery Kids등 50여 개국과 방영계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런칭 1년만에 중국 브랜드 선호도 톱5에 들어가면서 2015년 대한민국콘텐츠 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두 작품은 중국의 CCTV에 방영된 뒤 아이치이 등 중국내 각종 SNS로 퍼졌다.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이 한창이던 2017년임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성과를 냈다.

퍼니플럭스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의 비결로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를 보다 빠르게 읽고, 앞선 기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퍼니플럭스에서 제작된 모든 작품들은 글로벌 메이저 시장에 진출됐고, 시즌을 거듭 할 수 록 더 많은 관심을 받으며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연이은 성공에 회사의 규모는 점점 커졌지만, 애니메이션 업계의 고질병인 인력난은 퍼니플럭스도 빗겨갈 수 없었다.

애니메이션 제작이 타 업종에 비해 일하는 시간도 길고 급여가 낮은 편이라는 선입견에 지원자는 턱없이 모자랐다. 퍼니플럭스는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정 대표는 광주지역 업체들과 교류하던 중 인재들을 만났고, 곧바로 팀을 꾸려 2018년 9월에 광주지사를 설립했다.

5명으로 시작된 광주지사는 지역의 인재들을 대거 채용해 현재 16명까지 규모가 커졌다.

정 대표는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야근문화를 바꾸고 다양한 복지제도를 실행하고 있다”며 “광주는 주변 대학들로부터 유능한 인재들을 많이 소개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꾸준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유통·공간으로 확대

퍼니플럭스는 글로벌 애니메이션을 개발하고 제작하는 창작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애니메이션 제작 퀄리티는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제작한 시계마을 티키톡·출동! 슈퍼윙스·엄마까투리는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입했다. 올해 목표는 자체 인프라를 활용한 사업다각화였다.

지난 9월에 부산에 키즈카페 직영점을 열었고, 10월에 완구사업부도 신설했다. 퍼니플럭스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tv시리즈 애니메이션 제작과 사업을 병행해 시장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키즈카페와 테마파크 같은 공간사업과 문구·완구 등의 유통사업·뮤지컬·영화 등의 공연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또 극장용 애니메이션시장의 도전도 계획 중이다. 2020년엔 ‘엄마까투리 극장판’을, 2021년은 ‘슈퍼윙스 극장판’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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