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배우연구소 출연, 배두나 “배우 꿈 없었어…봉준호 감독 앞에서도 심드렁”

왓챠 제공
왓챠 ‘배우연구소’에 출연한 배우 배두나가 초등학생 시절 당한 왕따 경험부터, 배우로서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게 해준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 오디션 에피소드, 박찬욱, 고레에다 히로카즈, 워쇼스키 자매 등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과의 작업까지 배우 인생 전반에 걸친 자신의 경험과 연기 소신을 밝혔다.

월정액 VOD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는 27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우 배두나와 함께 한 ‘왓챠 배우연구소’ 세 번째 편을 이날 오후 6시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배우연구소’는 배우에 대한 왓챠의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배우의 삶과 연기에 대해 배우와 함께 직접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백은하 배우연구소장이 사회를 맡는다.

■“초등학생 때 1년 간 왕따…소외된 사람 잘 못 봐”

배우연구소에 출연한 배두나는 “청주에서 서울 삼청동으로 이사해서 살았던 초등학교 4~6학년 때가 인생에서 정말 힘들었던 시절이다. 당시 친구들에게 1년 간 왕따를 당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배두나가 미니스커트만 입고 다녀서였다는 것. 배두나는 “엄마한테 바지를 사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주목받고 튀는 걸 별로 안 좋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배두나는 “한 명의 친구가 구원해줬다“고 했다. 배두나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생일 전날 갑자기 친구들이 말을 걸고 놀아주기 시작했다. 너무 기뻤던 배두나는 “아무도 안 올 것 같던 생일파티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재밌게 놀았다”고 했다. 그런데 파티가 끝나고 친구들이 돌아가고 난 뒤 한 친구가 울면서 다시 배두나에게 돌아왔다. 그 친구는 너무 미안하다며 내일부터 다시 친구들이 배두나와 얘기를 안 할 거라고 말했다. 친구들은 배두나의 생일파티에서 놀기 위해 잠깐 친한 척을 했던 것. 배두나는 “그 아이는 그때부터 내 옆에 있어 줬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풀리고 극복이 되더라”며 “한 명의 친구가 분위기를 바꿔줬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왕따를 당했던 경험 때문에)소외당하고 있는 사람을 잘 못본다”며 “심지어 영화 촬영장에서도 오늘 조명부 막내가 되게 우울해보이면 ‘쟤가 무슨 일 때문에 그러지’하며 되게 예민하다”고 말했다.

■핵심 테마는 ‘관계’...“영화 한 편 끝날 때마다 미칠 것 같아”

왓챠의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두나 팬들이 선호하는 영화 태그 1위는 ‘관계’였다. 배우 배두나 역시 배우로서의 커리어나 자신만의 계획보다는 같이 작업을 하면서 맺게 된 관계와 인연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고 했다.

배두나는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이제는 영화가 한 편 끝날 때마다 미칠 것 같다. ‘앞으로 10년 안에 또 같이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 같이 일했던 사람들과 헤어지는 게 되게 힘들어지더라”며 “그래서 ‘우리 술이라도 한 잔 해야 되는 거 아냐’ 이러면서 질척거린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영화 촬영이 끝났을 때 “버림 받는 느낌”이라고 했다. 배두나는 “촬영장에 있으면 영화를 어떻게든지 잘 만들려고 마음고생도 하고 몸 고생도 하면서 매일 몸도 마음도 다 퐁당 담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오지 말라고 한다. 그거 약간 버림 받는 느낌”이라며 “그래서 자꾸 우리 홍대에서 만날까, 이러면서 질척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심드렁한 표정에 봉준호 감독이 주연 발탁”

배두나에게 배우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 첫 작품이었던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 캐스팅 비화도 전했다. 배두나는 “솔직히 말하면 당시 배우로서의 꿈이 없었다. 오디션장에 가서도 내가 오디션장에 앉아있어야 하다니 하며 심드렁한 얼굴로 따분하게 앉아있었는데, 그거를 봉 감독님이 좋게 보시고 캐스팅을 했다”고 설명했다.

<플란다스의 개>는 봉준호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자, 배우 배두나의 첫 영화 주연작품이다. 배두나는 “배우로서 이 역할을 꼭 따내야겠다라는 욕심이 없어서 됐을 수 있다. 내가 예쁘게 보여야 된다, 연기를 잘해야 된다, 이런 욕심 자체가 없었다”고 했다. <플란다스의 개>에서 배두나가 첫 등장하는 장면인 지하철역의 심드렁한 표정의 박현남은 그렇게 탄생했다.

배두나는 “처음에는 배우로서의 꿈이 없었는데 <플란다스의 개>를 찍으면서 ‘아, 배우가 되고 싶다‘, ‘영화라는 게 엄청 멋있는 작업이구나’ 이런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촬영 마지막에는 ‘영화배우라고 불러주세요’ 막 이랬다”면서 배우로서의 자각과 꿈을 갖게 된 당시를 회상했다.

이외에도 박찬욱 감독(복수는 나의 것),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공기인형).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린다린다린다)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 작업한 뒷 이야기, 노출연기에 대한 배우로서의 소신, 어머니인 연극배우 김화영 씨에 대한 오해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배우연구소 배두나 편’은 왓챠플레이의 유튜브 공식채널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오승헌 기자 namdoilb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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