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 >추락하는 인권 의식…의미 되새겨야

정유진 사회부 기자

과거에 비해 인권의식 수준이 향상됐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가 공개한 올해 광주인권사무소에 배당된 조사 사건은 총 721건(11월 26일 기준)으로 지난해 596건보다 125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가 공개한 진정사건 관련 사례들을 보면 요즘 세상에 아직도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에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지난 2017년 전남지역의 한 군수는 양성평등 교육현장에서 ‘시발껏’, ‘새끼들’ 등의 욕설을 내뱉었다. 군민과의 대화에서도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한다. 또 성폭력예방교육 강사에게는 ‘허리가 24, 매력포인트’라는 등 성적수치심을 느낄만한 말을 하기도 했다.

이런 사유로 진정을 당한 해당 군수는 “‘시발껏’이라는 말은 ‘초심(始, 처음 시)을 잃지 않고 발로 힘껏 뛰겠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성적인 발언에 대해선 “강사 소개를 통해서 긴장감을 풀어주고 청중들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하려고 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욕설에 좋은 의미를 붙인다고 해서 욕설이 아닌 것이 되겠는가. 꼭 여성 성을 농담 삼아 이야기해야만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일까. 과연 강사의 성별이 남자였다면 어떤 방식으로 분위기를 띄웠을까 의문이 든다.

현장 관계자는 심사를 위해 녹취록을 들으면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수차례의 욕설을 하는 의도가 과연 무엇인지, 심사를 위한 것이지만 계속 듣고 있기 힘들 정도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 공사에서 뇌종양으로 질병 휴가를 신청하기 위해 진단서를 들고 출근한 직원에게 다음 날 출근을 지시하고 “진짜 아픈 것 맞냐”며 추가 진단서를 요청하는 등 특별감사 조사를 받도록 강요하기도 하고, 교도소에 수감된 수용자를 감독하기 위해 CCTV를 설치했으나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까지 노출하는 사례도 발생됐다.

이처럼 사회적약자를 대상으로 한 인권침해와 차별행위가 우리 주위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다양한 인권향상 교육을 통해 개개인이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모두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는 사회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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