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고-경자년, 안전의식 실천 한 해가 되길

양영규(광주 동부소방서장)
 

2020년 경자년 쥐띠 해가 밝았다. 쥐는 예로부터 풍요와 다산을 상징했으며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2020년 새해에는 쥐가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것처럼 화재 등 재난을 미연에 방지해 안전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우리 소방관서에서는 매년 각종 소방안전대책 추진을 통해 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화재 등 재난은 예고 없이 한순간에 다가와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그래서 재난을 막기 위한 예방 활동과 안전의식 실천은 매우 중요하다.

재난 예방을 위해서는 소방관서의 예방 활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중요하다. 재난은 평상시 안전의식을 바탕으로 주의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2019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화재는 평균 4만3천374건이다. 이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평균 2만1천155건으로 약 48%를 차지해 평소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의식과 안전수칙 실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더욱이 요즘은 추워진 겨울 날씨에 전기장판이나 히터 등 각종 난방용품 사용과 실내 활동 증가로 인해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져 걱정이 앞선다.

겨울철 화재 예방 안전수칙으로는 난방용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콘센트를 꼭 빼놓고 보관할 때는 전선이 꼬이지 않도록 접지 말고 말아서 보관한다. 전기매트가 노후됐거나 접어 두어서 전선이 끊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제품은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인증되지 않은 회사의 제품은 과열방지 센서 및 온도조절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니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다음은 도로 위 안전의식 실천인 소방차 길 터주기다. 화재가 발생되고 5분이라는 골든타임을 확보하지 못하면 초기 대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화재의 연소 확산속도 및 피해면적이 급격히 증가하고 인명구조를 위한 활동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라 인명과 재산피해가 커진다. 거기에 구급차의 현장 도착이 늦어질 경우 응급환자의 소생률은 급격히 낮아지며 환자의 예후도 좋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다.

화재 발생 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도로 위를 급하게 달리는 소방차나 구급차와 같은 긴급차량이 내 가족과 이웃에게 출동한다는 생각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에 동참한다면 화재피해 감소와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택용 기초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다. 화재 발생 시 효과적인 초기 대응과 신속한 인명 대피를 가능하게 해주는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모든 단독주택(아파트, 기숙사 제외)에 설치하도록 법제화됐다. 시민들 스스로 화재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해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화재 대응을 위한 작지만 확실한 실천이다.

주택용 기초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심야 취약시간에 발생하는 화재 시 효과적인 초기 대응과 신속한 대피를 가능하게 해주는 화재예방의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해준다. 특히 홀로 생활하시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화재발생을 쉽게 인지하고 신속하게 대피하기란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데 주택용 기초소방시설 설치는 이러한 어려움 해소에 도움이 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주변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의외로 재난의 원인이 될 부분들이 많다. 내 가족과 이웃을 위한 길이라 생각하고 안전의식 실천에 항상 관심과 주의를 기울인다면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위험요소들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새해에는 안전사고 없는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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