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획>풀뿌리공동체 마을미디어
(2) 광주 월곡동 달아실 라디오
소소한 행복이야기로 활력을 불어넣어요
광주시민방송 통해 매주 수요일 2시간 정규 방송
월곡동 야호센터에 광산구 지원받아 장비마련 ‘개국’
마을 청소년들 직접 방송하며 또래들 고민 나누기도
입주자 대표회의 등 마을 관계자 함께 특별방송 진행

달아실라디오는 2017년 개국해 광주 광산구 월곡동에 위치한 야호센터에 자리잡았다. /달아실라디오 제공

◇주민들 소통 창구

수요일. 일주일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일 ‘할’ 날과 일 ‘한’ 날 중간의 부등호(>, <)방향이 바뀌며 이틀만 버티면 쉴 수 있다는 생각에 몰려오는 피로감을 뒤로한 채 업무에 집중한다. 하지만 도무지 가시지 않는 졸림에 라디로를 틀어 밀려오는 잠을 떨쳐본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최경화입니다. 매주 수요일 11시 음악창고뮤즐 시작하겠습니다.” 상쾌한 DJ의 목소리와 함께 음악이 시작된다. 이어 광산구 월곡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일상이 담긴 사연들이 소개됐다.

동네를 소재로 주변의 익숙한 소식들을 듣다보면 어느새 잠은 달아나고 라디오 속 DJ 목소리에 집중하고 있다.

광산구 월곡동 야호센터에 위치한 달아실 라디오는 주민들의 일상적인 소식들을 모아 소개한다.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광주시민방송 88.9MHZ를 통해 생방송을 진행한다.

생방송은 오전11시부터 12시의 음악창고뮤즐과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되는 행복쉼표로 나뉜다. 최경화DJ가 진행하는 음악창고뮤즐은 음악과 함께 동네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소개한다. 돌을 맞아 진행한 돌잡이 행사에 아이가 실을 잡아 건강하게 오래살 것이라는 신혼부부, 거주하는 아파트에 구급차가 출동해 한바탕 난리가 났다는 사연 등 주민들의 일상이 가득하다. 청취자 층이 마을 주민이다 보니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만큼 음악의 스펙트럼 또한 최신 아이돌 노래, 7080음악 등으로 넓다.

최DJ의 진행이 끝나면 이광자, 윤유자 DJ로 바톤이 이어진다. 두명의 DJ가 이끌어가는 프로그램은 ‘행복쉼표’. 주 타깃은 주부다. 가정과 일상에서 느끼는 주부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라디오는 프로그램 이름 처럼 잠시 쉬어가는 쉼표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주부들의 사연을 담았다.
 

3주년을 맞아 야호센터 1층 홀에서 진행한 특별 생방송. /달아실라디오 제공

◇생활정보 알리미

달아실라디오는 2017년 광산구에서 진행하는 ‘오순도순 마을 공모사업’을 통해 장비와 스튜디오 등을 지원아 월곡동 야호센터에 개설됐다. 야호센터는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 향유 공간으로 놀이문화 교육 등을 전파하는 청소년쉼터다. 여기에 달아실라디오가 들어오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사랑방으로 거듭났다.

작년에 진행한 ‘아파트 공동체를 이야기하다’프로그램은 마을에서 활동하는 사업가, 봉사활동자들을 모아 이야기를 나눴다. 프로그램에서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를 진행해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아파트 단지 내의 개선사항과 문제점 등을 꼽아 냈다.

이어 아파트 단지내에 꽃과 나무를 심어온 활동가들을 초빙해 마을 정비 사업의 폭을 넓히기도 했다. 사회복지창작소 ‘터’와 함께 진행한 라디오는 주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터’는 청소년 활동가들이 주를 이루는 단체로 스마트폰으로 놀이를 이어온 유소년들에게 놀이터의 즐거움, 또래와 함께 어울리는 문화 등을 전파하고 교육했다. 라디오는 이 단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더 많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놀이 문화를 소개했다.

또한 월곡 2동 동장,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는 관계자들 등을 초대하며 주민들 생활에 필요한 정보들을 전달하기도 했다.

◇청소년과 함께 하는 라디오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달아실라디오는 청소년활동가를 포함해 약 15명이 활동한다. 청소년들은 월 2회씩 1시간분량의 방송을 녹음한다. 주제는 학생들이 직접 정한다. 보통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지만 최근 시사를 접한 청소년들의 반응, 정치적 견해 등을 논하기도 한다. 작년 12월은 학생들이 직접 야호센터에 생방송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녹음된 방송들은 팟빵의 달아실라디오 채널을 통해 전파된다.

달아실라디오는 주민이 참여하고 만드는 라디오를 목표로 한다. 보통의 마을미디어는 청소년들의 참여를 이끌기 힘들지만 입주한 센터의 장점을 살리며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한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경험했던 청소년들은 달아실라디오를 꾸준히 방문하고, 재미에 빠져들어 지속적으로 방송에 참여한다.

작년 진행됐던 생방송을 이끈 김세은(20·여)씨는“작년 고3시절 수능을 마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려 방송에 참여했다”라며 “수능을 끝으로 그간의 학창시절의 추억을 공유하기도 새로운 길에 나선 예비 대학생들의 싱숭생숭한 심정을 전달하기도 하며 좋은 추억을 쌓았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시청자미디어센터가 주관한 마을미디어 공모사업에서 생방송을 진행한 달아실라디오 /달아실라디오 제공
달아실 라디오 최경화(49·여)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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