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획>풀뿌리공동체 마을미디어 (7) 광주 광산구 광산마을라디오
마을 현안부터 주민 생활 문제까지 소통해요
‘청취자가 곧 진행자’ 모토로 주민들 참여
마을 도서관서 시작 광주 전역으로 확산
지역출신 정치인 초청 공약·실천계획 점검
경력단절여성 교육 통해 재도약 길 안내

광산마을라디오는 2015년에 10명의 주부단으로 구성돼 문을 열어 지금까지 300여편의 라디오를 진행했다. /광산마을라디오 제공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학실입니다. 이번에 예비후보로 등록했습니다.”

지난 2018년 4월 8일. 광산마을라디오는 당시 후보자였던 김학실 광주광역의원을 초대했다. 진행자로 나선 양산민DJ는 김학실 의원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물으며 방송을 시작했다. 후보자가 방송에 출연한 만큼 다소 분위기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격식을 한꺼풀 벗어 놓고 가벼운 분위기로 방송이 진행됐다. 방송은 가벼운 농담부터 후보자의 정치적 견해까지 서슴없이 나눴다. 김의원은 공약으로 당시 현안이었던 스마트시티 만들기, 대중교통 문제, 광산교육지원청 신설 등을 말했다. 광산마을라디오는 이렇듯 마을과 밀접한 사항부터 주민들의 생활 문제까지 폭넓게 다룬다.

광산마을라디오 배철진 대표가 김삼호 광산구청장을 초청해 라디오 공개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광산마을라디오 제공
광산마을라디오 배철진 대표가 김삼호 광산구청장을 초청해 라디오 공개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광산마을라디오 제공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해

광산마을라디오는 2015년 부터 광주 광산구 첨단2동을 무대로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다. 당시 10명의 주부들이 모여 방송을 시작했던 것이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며 지금의 라디오로 성장했다. 특이점은 광주에서 최초로 시작된 마을 라디오 방송이라는 것. 당시 마땅히 참고할 수 있는 선례도 없었던 광주에서 고군분투하며 방송을 꾸려왔다.

광산마을라디오 배철진(55·여) 대표는“기존 마을에 있는 도서관에서 일을 했는데 주민들 중 주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출산과 동시에 사회와 단절되고, 다시 일어서기엔 정보가 많이 부족한 것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사회로 돌아가도 단순노동 등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니 마치 내 모습같아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배대표는 이때를 계기로 도서관에 공예나 뜨게질 등을 교육하는 강사를 초빙해 주부들을 대상으로 교육했다. 구청의 보조금 지원 사업을 신청해 다양한 분야의 자격증반도 열었다. 활동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라디오를 진행하며 알렸다. 결과로 다시 공부를 해 사회로 나가거나, 마을 활동가로 활동을 이어가는 주부들이 속속 나타났다.

이어 2015년 ‘광산구 마을 미디어 교육’을 통해 녹음, 편집 등 방송 전반에 대해 교육 받았다. 같은해에 ‘오순도순 광산형 아파트 공동체 만들기’사업을 통해 라디오 장비를 지원받았고, ‘작은 도서관’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광산마을라디오 구성원들이 콘텐츠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광산마을라디오 제공

◇청취자이자 진행자

광산마을라디오는 팟캐스트 사이트 ‘팟빵’에서 들을 수 있다.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동네주민인 공정여행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외국인 주민과 함께하는 3분 중국어 회화’,‘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 이야기’등이 있다. 팟빵을 통해 진행된 라디오만 309회에 달한다. 특히 최근 동네에 새로 생긴 병원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의료정보를 알리는 방송. 주민들이 잘 모르는 구청의 여러 부서를 소개하는 ‘50인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동네 세탁소 주인에게 듣는 세탁 노하우’, ‘집 구입 시 유의할 점’, ‘통장이 하는 일’등 일상 속 필요한 정보를 공유했다. 라디오는 기획을 통해 ‘며느리들이 말하는 명절 증후군’, ‘동네 주민 칭찬 릴레이’, ‘세월호 시민상주 인터뷰’ 등 이웃의 삶을 재조명해 공감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렇게 진행된 방송은 영상으로 남겨 광산마을라디오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라디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주민친화적 마을미디어를 이뤘다. 라디오를 청취하는 여러 주민들이 게스트로 초청돼 라디오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콘텐츠가 그렇게 만들어 졌다. 광산마을라디오는 주민이 청취자이자 진행자인 셈이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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