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팅 통한‘비전2023’…최고 농협으로”

<남도일보가 만난사람> 박미화 고흥군 풍양농협 조합장
“경영컨설팅 통한‘비전2023’…최고 농협으로”
직선제 31년만에 광주·전남 최초 여성조합장 당선
예수금 1천억, 대출금 700억, 경제 매출액 300억 목표
‘상호금융대상’평가에서 지난해 장려상에 선정되기도
5억 3천500만 손익 달성…2억 7천800만 원 배당 실시

전남의 첫 여성 조합장으로서 어깨는 무겁지만 위축되지 않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소신있게 풍양농협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겠다는 박미화 조합장.동부취재본부/기경범 기자 kgb@namdonews.com

전국의 지역농협 조합장은 1천118명, 이중 단 8명만 여성조합장이다. 그 중 한사람이 박미화 고흥 풍양농협조합장이다.

박미화 조합장은 지난해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직선제 선거제도 31년만에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최초로 금녀(禁女)의 벽을 깨고 첫 여성조합장에 당선됐다.

고흥군 풍양면 출신인 박 조합장은 풍양중학교와 고흥여상, 순천제일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농협에 들어와 31년간 일하며 풍향농협 팀장과 풍양농협 남부지점장 등을 역임했다.

박 조합장은 “전남의 첫 여성 조합장으로서 어깨는 무겁지만 위축되지 않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소신있게 풍양농협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겠다” 며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활로를 열어가는데 있어 농협의 역할이 중요하기에 농민조합원 등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당선포부를 밝힌바 있다.

박 조합장이 몸 담고 있는 풍양농협은 지난해 전국 1천118개 농·축협을 대상으로 재무상태와 수익개선도, 고객서비스 보험, 카드, 영업능력향상, 핵심인재 육성 등 32개 항목의 신용사업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상호금융대상’평가에서 장려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녀는 조합장에 당선된 후 농민에 더 다가가는 농협을 만들겠다며 농·축협 초선조합장들이 참여한 ‘농촌체험현장’도 마다하지 않고 참여하며 구슬땀을 흘렸고 영농철에는 ‘영농자재 종합서비스 발대식’도 개최하며 부족한 인력지원과 농기계 순회수리 등 영농지원활동도 전개했다.

그녀를 만나 여성조합장만의 차별화된 사업과 여성농업인의 지위향상과 역량강화를 위한 대안을 물어봤다.

경영 컨설팅을 통한 ‘비젼 2023’선포식.

-풍양농협을 소개한다면?

▶풍양농협 조합원은 1천480명이다. 그중 여성조합원은 42%를 차지하고 있다. 주작목은 유자와 마늘이다. 유자생산량은 대한민국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줄기가 달린 주대마늘도 유명하다. 마늘, 유자, 벼 등 농산물을 전량 수매해 농산물 가격지지 및 유자가공 절임을 통해 매출액 및 수익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또한 2016년 전국 제1호로 탄생한 인력중계센터도 운영 중이다. 농번기에 일손이 부족한 조합원이 중계센터에 의뢰하면 인력을 농가에 배분한다. 신용사업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5억3천500만 원의 손익을 달성해 출자배당(3.5%) 1억2천100만 원과 이용고배당 1억5천700만원을 포함해 2억7천800만 원의 배당도 실시했다.

특히 조합원들을 힘들게 했던 각종 소송건도 모두 마무리 돼 선진 복지농협을 향한 감사기능 및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소득 향상 및 고령농업인들의 생활안정에도 도모하고 있다.

대한민국 70% 생산량을 자랑하는 풍양 유자.

-여성조합장으로 당선됐다. 당선된 이유 원동력이라면?

▶여성으로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출마하다 보니 조합원들 시선이 “저 어린 여성에게 풍양농협을 맡길 수 있을 것 인가”하는 의심의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풍양면에는 군의원, 면장, 우체국장, 교장 등의 여성 기관장이 각자의 역할을 잘하며 신뢰를 쌓아 나또한 잘 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0여 년간 풍양농협에 근무하며 조합원들의 세심한 부분까지 보듬지 못한점과 잘못된 부분은 개혁하고 싶었다. 이러한 신념이 여성이라는 점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직접 마을을 찾아 마늘을 수매하고 있는 농협직원들.

-풍양농협발전을 위한 역점사업과 앞으로의 계획은?

▶풍양농협은 그동안 부실한 운영으로 위기를 겪어왔다. 취임 후 제일먼저 임직원들과 피나는 노력으로 조합의 체질개선과 화합을 이끌어 냈다. 3년간 동결됐던 직원들의 임금을 먼저 올려 주며 부실조합이란 오명을 벗기 위한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조합의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경제사업 활성화간담회.

조합장으로 취임해 중점 추진한 사업이 ‘신용사업’ 활성화이다. 특히 대출금신장을 위해 대출전담팀을 구성, 237억 원이던 대출금도 346억 원으로 109억 원 증가했다. 696억원이던 예수금도 746억원으로 50억원 증가해 예대비율 46.3%를 달성했다. 이에 경영 컨설팅을 통한 ‘비젼 2023’선포식을 갖고 2023년까지 예수금 1천억 원, 대출금 700억 원, 경제사업 매출액 300억 원을 달성해 최고의 농협으로 우뚝 설 예정이다.

수리센터가 없는 도서지역을 찾아 실시하고 있는 농기계순회 수리서비스.

-지역조합원들을 위한 사업이 있다면?

▶가장 중요하고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사업은 교육지원사업(지도사업)이다. 농기계 순회수리를 통해 농가에게 3천만 원의 수혜이익을 드렸으며 영농자재 교환권 4천300만 원을 지원했다. 또한 벼재해보험과 농업인안전보험에 1천600만 원, 농촌인력중계사업으로 711농가 지원, 농민신문 구독을 위해 267명에 1천6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2억9천800만 원을 농민 조합원에게 지원했다.

고향생각 주부모임 회원들의 농촌일손돕기 활동.

-전국여성농협조합장협의회도 참여하고 있다. 무슨일을 하는지?

▶전국지역 농축협 여성조합장은 8명이다. 전체 조합장의 1%도 안되는 수치라 당연히 필요성을 느끼고 연대를 하고 있다. 그 영향력이 크지는 않겠지만 여성조합장으로서 어려운 점과 요구사항 등을 논의하고 중앙회에 전달하고 있다. 먼저 여성농업인 지위향상과 역량강화 등 여성농업인 편이장비 지원과 농기계 임대사업소 농작업 대행을 포함한 여성농업인 단체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마늘 밑거름인 칼슘유황비료를 살포해주고 있는 모습.

-마지막으로 지역 농촌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성농업인들의 조합원 가입에 장벽이 있다. 정부에 조합원 자격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여성농민 특화 정책사업을 추진해 여성농민의 권익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농협 이사회에 여성이 한 명 뿐이다. 자기 목소리를 내는 농촌여성들이 많아져 조직에서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등 위축되지 않고 여성조직을 강화해야 된다고 본다. 조직사회에서 큰 꿈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이 많아 졌으면 한다.

-박미화(52) 풍양농협조합장 걸어온길
▲고흥군 풍양면 출신
▲풍양중학교, 고흥여상 졸업 ▲순천제일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1987년 풍양 농협 입사 풍향농협 팀장·남부지점장 역임
▲2019년 3월 풍양농협 조합장 당선
동부취재본부/기경범 기자 kgb@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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