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 치명적 피해 전망

트럼프 , 1·2차 세계대전 피해에 비유
코로나19 환자 ‘치명적 시기’전망
외신 “미국 정부 결정적 2달 허비…오락가락 대응 혼란 뒷북 행정, 위기 무방비 불렀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양상이 심각해 짐에 따라 트럼프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 대응 실패를 2001년 9·11테러 당시에 비유하면서 지난 1월 미 정보기관이 중국발 코로나19발병 소식과 그 심각성에 신호를 울렸지만 그 치명적 힘을 인정하기까지 70일이 걸려 결정적 시간 2달을 허비한 점이 지적되고 있다.

초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라며 공중보건전문가와 상충되는 메시지만 발신했었다.

발병 초기 감염자 추적·격리에 필요한 진단장비 개발 실패가 뼈아픈 패착이라고 지적한다.

이미 오염된 지역을 뒤늦게 봉쇄하는 뒷북 행정, 자금조달을 두고 백악관과 보건당국이 논쟁하고, 대유행이 되도록 보호장구조차 조달하지 못하는 의료체제의 허실을 드러냈다고 외신들은 지적한다.

대통령의 오락가락 메시지가 코로나 대응에서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이다.
 

냉동트럭으로 이송되는 뉴욕 코로나19 사망자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을 임시 영안실로 사용되고 있는 병원 밖 냉동트럭으로 옮기고 있다./연합뉴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사망자 수를 1차 2차 세계대전에 비유하면서 참혹한 피해를 예고하기에 이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미국이 ‘치명적(deadly) 시기’, ‘참혹한(horrendous)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시 대통령’을 자임해온 그는 현 상황을 ‘전쟁’에 거듭 비유, 사망자 발생 전망과 관련해 1∼2차 세계대전 사망자 수에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시점에서는 크고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경제활동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다. 이는 아마도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며 “불행히도 많은(a lot of)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처를 하지 않은 것보다는 사망자 발생 규모가 훨씬 작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불행하게도 매우 매우 치명적인 시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매우 참혹한 시기에 다가가고 있다”며 “나는 우리가 이러한 종류와 같은 (사망자) 숫자를 일찍이 보지 못했다고 진짜 믿는다. 아마도 세계대전, 1차 세계대전 또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매우 나쁜 숫자”에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시에나 볼 수 있을 법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결국은 미국의 침몰(go down)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추정치 제시 없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과거 세계대전 사망자 수와 대등할 수 있다고 비교했다고 보도했다.

특유의 화법 스타일을 볼 때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날로 30만명을 넘어서는 등 급증세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심각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해 암울한 그림을 그렸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이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브리핑에서 “미국 국민에게 힘겨운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연장하면서도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매우 힘든 2주를 앞두고 있다.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행돼도 10만명에서 2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브리핑에서 “다시 말하건대 우리는 우리나라를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원상회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는 폐쇄되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에 대한) 연장 기간을 가졌지만, 치유법이 문제 자체보다 더 나빠지도록 할 수 없다”고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희망을 거듭 피력했다.

이어 “이 나라를 다시 열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몇 달이고 계속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어느 시점엔가는 큰 결정,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 우리는 일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주(州)가 실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의료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며 “부족 사태에 대한 두려움이 요구를 부풀리게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말라리아 약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능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자신은 진단받지 않았지만, 이 약의 복용을 고려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워싱턴DC 내 음식점 앞에서 테이크 아웃을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6피트(182.88㎝)의 물리적 거리를 지키며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을 봤다면서 “힘들고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일이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국민이 가이드라인을 계속 지키면 감염 곡선이 호전되기 시작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4월 4일 토요일 워싱턴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TF) 브리핑 도중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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