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0주년을 맞는 단상
광주광역시 서대석 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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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민주화운동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쳐 저항한 아프고 쓰린 우리의 현대사다. 비상계엄 전국 확대에 반대하고 민주화를 요구한 시위가 신군부의 총검에 무참하게 짓밟혔던 광주민주화운동.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외치던 그 날의 함성들은 신군부에 의해 불순분자의 무장폭동으로 왜곡되어 왔다.

아무리 정의를 가로막으려 해도 진실의 힘을 이길 수는 없는 법. 5·18은 승리의 역사로 다시 부활했다. 국민들은 87년 6월 항쟁을 통해 군부독재를 몰아내고 민주정부를 수립하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80년 5월 광주 시민들은 목숨이 위태로운 극한 상황 속에서도 분노와 두려움을 승화시켜 시민공동체의 모범을 보여 주었다.

계엄군이 물러난 5월 21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동안 시민들은 수습대책위를 중심으로 자치활동을 펼쳐 나갔다. 시민들 스스로 거리를 청소했고, 상점은 다시 문을 열었다. 담배는 한 보루, 라면은 한 박스 제한은 자율적으로 지켜졌고, 사재기도 없었다. 시장 상인들은 길가에 솥을 내다 걸고 밥을 지어 시민군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부상자를 돕기 위한 헌혈의 줄도 끊이지 않았다. 시민군은‘기동순찰대’를 조직하여 무기 회수와 치안활동 등을 담당했다. 외부와 철저히 고립된 죽음의 상황에서도 광주 시민들은 오히려 서로 먹을 것을 나누고, 피를 나누며 생명공동체의 대동세상을 이루어냈다.

80년 5월의 연대와 나눔의 대동정신은 우리들 가슴에 남아 위기 때마다 저력으로 나타났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우리 국민은 자발적 금모으기로 IMF 구제금융을 벗어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작금의 코로나19의 혼란 역시 시민들의 성숙된 의식과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열정으로 극복되어 가고 있다.

5·18 진실규명은 미완의 상태다. 집단발포 명령자나 경위 등 핵심적인 진실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아직도 5·18이냐며 법적으로 명예가 회복되었으니 아픈 과거는 이제 그만 들추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진실을 밝히는 것은 아픈 상처를 도려내는 치유의 과정이며, 역사를 바로 쓰는 기본이다. 진실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며 화합과 화해의 국민통합으로 가는 징검다리인 것이다.

2018년 제정된 5·18진상규명법에 따라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진상규명 활동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5월의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5·18 40주년을 맞아 우리 서구는 5·18 사적지 순례 서구민 합주회를 준비했다. 화합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합주회는 소금, 소고, 통기타 등의 악기와 주민, 국악단, 여성합창단 등 30여 명이 참여하게 된다. 구청 광장을 시작으로 5·18 사적지인 농성광장, 양동시장, 광천동 성당 등 네 곳에서 차례로 열리게 된다. 5월의 정신과 공동체를 상징하는 주먹밥 나눔 행사도 준비되어 있으며, 구청 로비에서는 오월의 정신을 기리는 5·18 홍보관도 마련했다. 5월의 광주정신은 바로 민선7기‘시민과 함께 사람중심 서구’구현의 기본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여 진정한 자치·복지공동체를 이루어내고, 나아가 건강과 생명공동체의 밑바탕이 바로 5.18의 정신이요, 사람중심 서구인 것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이제는 진실이 밝혀지고 용서와 화해의 국민대통합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5월 그 날의 대동세상을 꽃피우는 것이야 말로, 진정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소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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