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 광주 북구청장의 남도일보 자지단체장 칼럼-노인이 행복한 광주 북구

문인(광주 북구청장)

모든 사람은 세월이 가면 늙는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를 망각하고 나이 드는 것을 남의 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어떻게 하면 풍요로운 노년의 삶을 살아갈까? 하는 생각도 자주한다.

국제연합(UN)은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일 경우 ‘고령 사회’, 20% 이상을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11월 기준으로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섰으며, 오는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데 17년이 걸렸다. 고령인구가 많다는 일본의 경우 24년이 걸렸다. 우리나라가 무려 7년이나 빨리 ‘고령 사회’로 접어들 만큼 초고속이다.

기대 수명 역시 1970년 62.3세에서 2018년 82.7세(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약 50년 만에 20년 늘어났다. OECD 국가 중 일본, 스위스에 이어 5번째로 기대수명이 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80세를 훌쩍 넘게 살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고령사회에서 어떤 사람은 여유롭게 나이 듦을 즐기고 어떤 사람은 삶을 근근이 이어간다. 부분 빈부격차 때문이다. 빈부격차는 노인 삶의 질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돈이 없어 마땅히 즐겨야할 노년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다.

통계도 이를 말해준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45% 수준으로 1위다. 은퇴연령은 남성 72.0세, 여성 72.2세로 OECD 평균(남성 65.1세·여성 63.6세)보다 훨씬 높다. 열심히 오래 일했는데도 가난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노인 빈곤율을 낮추기 위해 기초연금 등 다양한 복지정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가난한 노인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의 노인에게 월 25만원을 주고, 그 중 하위 40%는 30만원까지 주고 있다. 저소득층 노인의 경우 기초연금 최대 30만원으로 한 달을 견뎌야 한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다 해도 활동비 27만원을 받아 월 소득이 57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혼자 사는 노인세대의 월평균 소비 지출액은 83만원이다. 월 57만원으로는 제철 과일 한번 마음 편히 사먹을 수 없는 것이다.

노인빈곤은 올해부터 고령인구에 편입되는 베이비부머세대(1955~1963년생) 730만명까지 고려하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다.

우리 북구는 지난해에만 기초연금에 구비 138억원을 투입했다. 이처럼 매년 늘어나는 사회복지비 지출로 가용재원이 부족하다. 급기야 2018년 8월에는 국무총리에게 편지를 보냈으며 국회의원,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을 방문하여 ‘기초연금 국비 부담 확대’를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

1년 반 넘게 노력한 결과, 사회복지비 지출이 많고 재정자주도가 최하위그룹인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난 2월 25일 기초연금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국비 26억원을 추가로 지원 받았다. 아직도 아쉬움이 많지만 정부가 자치구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지방재정분권을 확대할 움직임이 있어 다행이다.

노인들의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고들 한다. 이에 북구는 행복한 노후를 위해 노인 일자리사업을 매년 확충하고 있다. 올해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145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대비 1천29명이 늘어난 6천56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일자리를 구정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행정력을 집중한 결과 지난해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평가대회’에서 광주에서는 유일하게 북구노인종합복지관이 ‘대상’을, 북구시니어클럽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북구는 앞으로도 노인의 빈곤과 정신건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변화하는 사회흐름에 맞춰 노인 일자리와 노인돌봄서비스 등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노인이 행복한 북구’가 완성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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