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유색인 기업에 1억달러 펀드 출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연합뉴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유색인종이 창업했거나 경영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1억 달러(1천216억원) 규모의 펀드를 출범시킨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 1분기 막대한 적자로 알리바바 지분(약 14조원)까지 팔아야 했던 소프트뱅크가 미국 내 기회성장펀드를 출범시키며 ‘인종문제, 생명존중’ 이슈를 앞세워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이 펀드는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규탄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추진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소프트뱅크가 다양성 증진을 위해 조성한 이 펀드의 대표는 마르셀로 클라우레 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을 예정이다.

‘기회 성장 펀드’(Opportunity Growth Fund)란 이름 아래 미국 내 아프리카계와 라틴계 사람이 이끄는 기업에 초점을 맞출 이 펀드는 비슷한 유형의 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소프트뱅크 측은 설명했다.

클라우레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펀드는 기업을 설립하고 확장하는 데 있어 구조적 불리함에 직면한 계층 출신 기업가들에게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소프트뱅크가 사내 다양성과 포용성에 관한 전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도 트위터에 “인종 차별은 개탄할 일”이란 글을 올리고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LivesMatter)는 내용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한편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SBG 회장 겸 사장은 2000년 베이징(北京)의 한 호텔에서 마 전 회장을 처음 만나 즉석에서 알리바바 투자를 결정한 일화는 유명하다.

손 회장은 창업한 지 2년밖에 되지 않던 알리바바에 2천만 달러의 투자를 단행했고, 34.4%의 지분을 취득한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전략적인 동지로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인터넷 시대가 막 열리던 중국에 투자할 스타트업을 찾던 중 마 창업자가 돈만 추구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어 사업 계획도 제대로 듣지 않은 채 알리바바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손 회장은 당시 우리가 사는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를 집중적으로 얘기했다고 했다.

마 창업자도 “우리는 (처음 만났을 때) 돈만 얘기하지 않았다. 같은 비전과 철학을 공유했다”며 “그것이 친구 아닌가”라고 우정을 과시했다.‘

손 회장은 알리바바의 이사로, 마 전 회장은 SBG의 이사로 활약해 왔다. 마윈 회장은 오는 6월 25일 SBG의 주총이 열리면 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번 소프트뱅크의 기회성장펀드를 통해 제2의 알리바바가 탄생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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