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대비하면 제대로 이룰 수 있다

김삼호 광산구청장

바이러스 하나가 세상에 미친 영향을 경험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이제까지와는 다른 생활양식으로 급격한 변화가 시작됐으며, 학자들은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비대면 접촉, 디지털 플랫폼 확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화된 사회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은 더욱 가속화되고, 안전과 경제위기가 가시화될수록 사회안전망과 의료시스템 강화, 최저임금과 교육기회 보장이 필요다고 지적했다.

비대면 문화가 사회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공공부문도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광산구는 드라이브스루 민원센터를 개소하고, 무관객 공연을 추진했다.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한 자영업자와 지역농민, 특수직 종사자, 문화예술인 등을 돕기 위해 민관산학 관계자 40여명이 참여하는 ‘광산경제백신회의’도 출범시켰다. 여기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펀딩, 1% 행복대출, 승차구매 로컬마켓, 온라인 판로지원, 시민수당 지급, 아트마켓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추진한 ‘안전광산’과 산단이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한 ‘경제 활성화’에 구정의 중점을 두고 민선7기를 시작한지 어느덧 2년이 흘렀다. 취임하자마자 추진했던 안전광산 프로젝트와 기업주치의센터 설립은 코로나 시국을 맞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금까지 구축해온 토대가 있었기에 위기상황에 발 빠르게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한다. 집단지성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것도 아니고, 언제든 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으므로,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과 안정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굳건한 경제적 토대는 중요하다. 변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만큼 행정에서도 안전과 경제를 지키기 위한 창의적 발상이 필요하다.

광산구는 코로나 이후를 대비한 테스크포스팀을 조직해 10대 중점과제를 선정했다. 자치단체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자치단체이기에 가능한 사안에 집중해 구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돌아가게 하려는 목적이다. 일부를 소개하자면, ‘창업부터 폐업까지 자영업 재구조화’, ‘새로운 영역의 공동체 일자리, 시민수당 확대’, ‘도농상생을 위한 농업활력 프로젝트’ 등이 준비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안전광산 시즌Ⅱ’를 추진한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지금까지 생활 속 안전사고와 자연재해 예방에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감염병 예방을 중요한 영역으로 보고 보건행정 기능을 재편하는 방안이다.

일상 속 생활방역 시스템을 구축하고 비상시 대응체계를 보완해, 일상에서 비상까지 구민 건강을 책임질 수 있도록 보건소 기능을 확대하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역학조사반을 신설하고 다중이용시설과 공중위생업소, 음식점 등에 대한 위생방역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 의료기관과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시민 면역력 증진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된다.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보건서비스 ‘모바일 헬스케어’를 확대해 맞춤형 건강관리 및 건강코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가면역 강화 캠페인과 예방접종 확대, 원격 의료지원 등을 통해 구민 건강을 챙길 예정이다.

생명의 안전을 보장받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에는 기초자치단체가 앞장서야 한다. 중용에 ‘사예즉립 불예즉폐(事豫則立 不豫則廢)’이라는 구절이 있다. “모든 일은 미리 대비하면 제대로 이룰 수 있지만, 대비하지 않으면 어그러진다”는 의미다. 각자의 자리에서 다가올 변화를 예측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