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에도 유흥가는 문전성시?
<고위험 다중이용시설 가보니>
주말 지역 유흥가 수백명 몰려-상당수 시민들 마스크 미착용
일부 업소 발열체크 안하기도-유흥시설, 집단감염 취약 우려

광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토요일인 지난 4일 저녁 광주 상무지구의 한 유흥주점에 시민들이 몰려 있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5일 오전 1시께 광주 동구 유흥시설이 몰려 있는 충장로 일대는 뜨거운 주말을 즐기기 위한 청춘 남녀 수백명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부분은 마스크를 벗은 상태에서 일행들과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눴고, 그나마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도 턱에 걸쳐 쓰는 등 개인위생 수칙이 준수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일부 유흥주점 관계자는 일대를 오가는 청춘들에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알코올(술)로 소독해버리세요”라며 호객 행위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같은날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 일대 유흥시설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 감성주점 입구에서는 종업원이 발열 체크를 하는 동시에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며, QR코드로 출입 명단을 관리하고 있었지만 내부 실상은 딴판이었다.

마스크를 쓴 채 입장했던 이용객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테이블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사용했던 잔을 돌려가며 술을 마시는가 하면 비좁은 공간에서 부둥켜 안고 춤을 췄다. 일부 이용객들은 마스크를 턱밑까지 내려 쓴 채 한 데 모여 흡연을 하며 바닥에 침을 뱉기도 했다. 지난주부터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00여명 넘게 발생하면서 광주시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는 등 개인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지만 이들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인 것처럼 보였다.

감성주점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23·여)씨는 “대학교 종강을 기념할 겸 친구들과 함께 방문했다”면서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화장이 번지는데다 춤추며 놀다 보면 숨쉬기도 불편해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벗게 된다”고 말했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한 바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했다. 백여명의 인파가 몰렸지만 별도의 발열체크를 하지 않았고, QR코드를 찍지 않아도 입장이 가능했다. 대다수 바의 경우 고위험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되지 않아 지자체의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도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에도 불구하고, 20~30대 젊은이들이 유흥시설 등지를 방문하면서 클럽이 또다른 코로나19 집단 감염 근원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방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지역사회 재확산 방지를 위해 젊은이들이 유흥시설에 대한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구보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완전히 억제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면서 “감염증을 치료할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만큼 시민 개개인이 외출을 자제하고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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