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비웃는 신출귀몰 ‘방판업체’
<핫 이슈>
산발적모임·점조직 등 예측 불가
미등록 업체도 상당수…단속 어려워
“업체들 감염병예방법 준수 절실”

15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의 한 건물에 위치한 방문판매업체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감염 확산이 방문판매(방판) 업체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에 대한 집중점검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방판업체는 산발적 모임, 점조직 형태 등 활동을 예측하기 힘들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지역 내 방판업체 수는 동구 40여 개, 서구 68개, 남구 40여 개, 북구 5개, 광산구 84개로 총 230여 개로 집계됐다. 더욱이 원활한 영업을 위해 신고하지 않거나 가정 등에서 진행하는 업체도 존재해 실제 수는 500여 개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판업체는 제품 설명회 등 밀폐된 공간에서 모임이 잦으며, 판매를 위해 불특정 다수와 얼굴을 마주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취약한 특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114명의 관련 확진자가 발생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광주시는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다단계판매업체·후원방문판매업체·방문판매업체에 대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광주 5개 구청마다 담당부서를 마련해 지난 6월부터 상시 단속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 방판업체가 점조직 형태를 띠고 연락망을 통해 산발적으로 모였다가 흩어진다는 점이다. 또 영업장에 간판이나 표지판을 따로 두지 않는 경우도 다수 존재해 단속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10시께 찾은 북구 두암동의 한 방판업체는 시장일대에 위치해 있었다. 해당 건물은 1층부터 4층까지 학원과 식당 등이 입점, 방판업체는 지하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건물 안 지하로 향하자 입구는 쇠창살로 가로막혀 있었다. 입구에는 ‘방문판매업 등 집합금지명령’ 공문이 붙어 있었다. 이 방판업체는 타 업체와 달리 간판과 표지판을 따로 두고 있지 않았다. 다만 건물 안에 남아 있는 전단지로 용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해당 건물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최모(54)씨는 “처음엔 간판이 없어서 수십여 명이 들락날락 했어도 뭐하는 데인지 전혀 몰랐다”며 “광주시의 집합금지명령으로 지금은 문이 닫혀 있지만 나중에 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올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집합금지 공문은 업체 관계자들이 몰래 문을 열고 들어 가버리거나 무시하면 사실상 그냥 종이나 다름없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방판업체 지역을 점검하고 있지만 정말 중요한건 업체들의 방역준수 의식이다”고 밝혔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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