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뇨’ 한번이라도 겪었다면 방광암 의심해봐야
<정승일 화순전남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60·70대 주로 발생, 남자가 발병률 더높아
화학약품·염료 다루는 직업군도 발생 위험
혈뇨와 통증 無 증상, 방광암환자 85% 겪어
재발 확률 높은 암 중 하나, 정기 검사 필요

‘혈뇨 증상을 한 번이라도 겪었고 40세 이상이라면 방광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사진은 방광암 환자를 진료중인 정승일 화순전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제공

최근 국가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방광암의 발생빈도는 전체 암 중 10위를 차지하며, 발생빈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방광암의 대부분은 요로상피암으로서 전체 방광암의 90%를 차지하며 그 외에도 편평상피암, 선암 및 육종 등이 있다. 60~70대에 주로 많이 발생하고, 여자보다 남자의 발병률이 3~4배 높다.

방광암은 흔히 상피내암, 방광 점막이나 점막 하층에만 국한되어 있는 표재성 방광암, 근육층까지 침범한 침윤성 방광암, 그리고 림프절이나 타장기로 암세포가 퍼진 전이성 방광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방광암의 정확한 원인과 방광암이 발생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많은 연구를 통해 방광암을 유발할 수 있는 몇몇 위험인자들은 밝혀져 있다.

흡연은 방광암의 가장 주요한 단일 위험인자로서 발생 위험성이 2~10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화학약품·염료·고무·직물공장 등에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경우, 방광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아 방광암 발생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광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이며,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증상은 방광암 환자의 약 85%에서 나타난다. 육안으로 볼 때 혈뇨가 한 번이라도 있었고, 40세 이상이라면 방광암을 의심하고 혈뇨의 원인에 대한 검사를 받아 보야야 한다.

빈뇨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 배뇨통증, 급박뇨 (소변이 마려울 때 참기 어려운 증상) 등의 방광 자극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들은 방광염을 포함한 요로감염에서도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감별이 필요하다. 진행된 병기에서는 체중감소, 뼈의 통증, 수신증에 의한 옆구리 통증 등 전이 부위에 따라 특이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방광암의 진단은 먼저 일반 소변검사를 통해 적혈구와 염증 세포가 보이는지 검사한다. 소변에서 암세포가 떨어져 나와있는지 알아보는 요세포 검사가 있고, 그 외에 소변을 이용한 검사로 방광암 항원을 측정하는 검사 등이 있다.
 

정승일 화순전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방광 내시경검사는 방광암의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다. 혈뇨가 보이거나 다른 검사 결과 방광암이 의심될 경우, 방광 내시경검사를 통해 방광암의 유무와 모양·크기·위치·다발성 여부 등을 확인한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방광에 삽입하여 방광 내부를 직접 관찰하며, 이때 의심되는 조직이 보이면 조직검사를 하기도 한다.

방광암 절제술 수술을 받은 후 재발 유무를 확인할 때도 꼭 필요한 검사다. 혈뇨 환자의 비뇨의학 검사에서 방광 내시경은 35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반드시 시행돼야 하며, 35세 미만의 경우에는 임상의사의 판단에 따라 시행이 권장된다.

한편 방광 자극증상·흡연력·화학물질 노출 등 요로계 종양에 대한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방광내시경이 시행돼야 한다. 초기 혈뇨검사에서 영상의학검사는 필수적이다. 과거에는 배설성 요로조영술이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CT 요로조영술이 가장 추천되는 검사법이다.

방광암의 치료방법 결정에는 암의 진행정도인 병기가 가장 중요하며, 암세포의 분화도, 환자의 전신상태 등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

경요도 방광암 절제술은 방광암으로 진단되면 일차적으로 시행되는 치료다. 척추마취 또는 전신마취한 후에 요도로 절제 내시경을 삽입해 방광 내부의 암을 제거한다. 방광내의 암을 제거하고 조직검사를 실시해 암의 악성도와 암세포가 점막부분에만 국한되어 있는지 혹은 근육층까지 침투했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근치적인 방광적출술이나, 방광내 약물주입법, 항암화학치료 등의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방광암은 재발 확률이 높은 암 중의 하나로, 퇴원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정리/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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