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철저 준수땐 산·공원도 멋진 헬스장
‘산스장’‘공스장’찾는 사람들
<산+헬스장><공원+헬스장>
코로나도 막을 수 없는 ‘근손실’
운동 매니아들 산스장 문화 선도
철봉·평행봉 등 맨몸운동 가능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는 필수

2주간 굳게 닫혔던 헬스장 문이 다시 활짝 열렸다. 코로나 19 재확산에 따른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지난 14일부터 해제 되면서 헬스장도 다시 회원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반면 아직 문을 열지 않은 헬스장도 있다. 헬스장 출입 인원을 10명으로 제한을 둔 탓에 불편사항들이 많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이 이렇자 ‘산스장’‘공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이 이어지고 있다. 근육이 빠지는 ‘근손실’이 두려운 헬스인 들은 헬스장 대안으로 일명 ‘산스장’을 찾았다. 산스장은 산과 헬스장이 합쳐진 신조어로, 산 중턱에 설치된 체육 시설을 뜻한다. 공스장은 산스장과 비슷한 맥락으로 공원에 위치한 운동 시설을 가리킨다.

‘산스장’은 야외에 있어 사람 간 간격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어 코로나 위험이 덜 한데다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 야외에서도 비말등을 통해 감염될 위험이 있어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은 필수다.

헬스장 대신 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헬스장과 실내체육시설 이용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시민들이 산과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은 국립공원 무등산을 찾은 시민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코로나가 바꾼 운동 풍경

15일 오후 8시 광주 서구 운천저수지. 몸에 딱 달라붙는 레깅스에 양말을 무릎 바로 아래까지 길게 올려 신고, 헐렁한 티 한장을 걸친 여성2~3명이 무리를 지어 운천저수지 산책로를 따라 러닝을 즐기고 있다. 곧바로 뒤를 따라 20대로 보이는 남성이 스포츠 브랜드의 운동복을 입고 뜀걸음을 하고 있다.

평소 같으면 가족단위나 50~60대 노년층이 주를 이어 산책 할 시간이지만 요즘 공원가에는 운동복을 차려입은 20~30대 젊은 층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봉에서 풀업(웨이트 트레이닝에서 등 근육을 발달시키는 동작, 일명 턱걸이)을 하고, 평행봉에서 딥스(평행봉 등의 기구 위에서 팔을 굽혔다 폈다 하는 동작)를 한다.

코로나 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헬스장에 갈 수 없게 되자 평소 운동을 즐겨하던 헬스인들이 산과 공원을 향했다. 퇴근 후 저녁 시간을 활용해 너도나도 공스장에 모여들어 운동을 한다. 코로나 19가 바꿔놓은 또 하나의 풍경이다.

김철민(28)씨는 “헬스장이 문을 닫아서 약 3주간 운동을 하지 못했다. 운동 못하니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었다”라며 “다행히 집근처 공원에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최대한 사람이 없는 시간대를 골랐다. 야외는 마스크를 잘 차고 운동 하면 괜찮을 것 같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일용(55)씨는 “저녁에 운동삼아 동네 호수공원을 가는데 요즘 확실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라며 “철봉 뿐만 아니라 다른 운동기구에 두세명씩 줄서서 기다리며 운동을 한다.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최근 산스장(산에 있는 헬스장)이나 공스장(공원에 있는 헬스장)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시민들이 산동교 친수공원 체육시설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최근 산스장(산에 있는 헬스장)이나 공스장(공원에 있는 헬스장)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시민들이 광주천 체육시설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산스장은 ‘헬창’으로 부터

산스장, 공스장 문화를 선도한 무리는 다름 아닌 ‘헬창’들이다. 헬창이란 헬스 트레이닝을 좋아해 중독에 가까이 빠져든 사람들을 말한다. 한때는 일부 매니아층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하지만 몸을 가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운동이 하나의 취미생활로 자리 잡는 등 헬스 문화가 대중화되고 있는 요즘, 헬창은 하나의 운동 트렌드로 떠올랐다.

운동을 통해 몸을 가꾸는 사람들을 일컫기도, 순수하게 운동을 즐기며 운동하고 난 후의 성취감, 근육통 등을 즐기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바뀌었다.

이 헬창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실내체육시설이 폐쇄되면서 전국의 모든 헬스장이 문을 닫자 운동을 하지 못해 고통을 호소 했다. 헬스장이 다시 문을 열때까지 버틸 수 없던 헬창들은 어느정도 시설이 갖춰진 공원과 산으로 시선을 돌렸다.

인근 공원에는 철봉이 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운동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비가 갖춰져있다. 이가 없다면 잇몸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헬창’이다. 중량물이 없어 웨이트 트레이닝은 힘들지만 맨몸 운동은 공원에서도 가능하다.

이에따라 산스장과 공스장이 운동을 좋아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졌다. 유튜브에서는 산스장 관련 동영상이 수백여개가 검색된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산스장, 공스장 관련 게시물이 수천여개가 넘게 있다.

광주에서는 운천저수지, 풍암 호수공원, 광산구 말미산, 광주천, 산동교 친수공원 등이 대표적이다.

산스장, 공스장의 장점은 단연 코로나 19 감염에 덜 위험하다는 점이다. 좁은 공간에 여러사람이 밀집한 헬스장과 다르게 공스장은 장소가 야외인 점 때문에 감염의 위험이 그나마 적다. 또한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운동 할 수 있어 많이 이들이 찾고 있다.

문제는 실내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다면 얼마든지 코로나 19 위험에 노출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야외에서도 코로나 19에 감염된 사례가 있는 만큼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 한 바 있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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