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독자마당-당신의 차에 필요한 마지막 한가지

박상근(여수소방서 화학119구조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자동차 등록 수는 2천402만대이다.(2륜차 제외) 이는 인구 2.16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하고 있는 꼴로 전년 대비 1.5%가 늘었다. 바야흐로 자동차가 넘쳐나는 자동차 풍요의 시대에 사람들은 전과 달리 자동차에 돈을 쓰는 걸 아끼지 않는다. 고급 틴팅(썬팅)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차 가격에 맞먹는 고급 튜닝을 하는 등 자신의 차에 돈을 투자하는 것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여기서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궁금증이 하나 있다. 우리는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위해 얼마만큼의 돈을 지불하고 있는가? 하는 궁금증 말이다.

가령 당신이 당신의 사랑하는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귀가 중에 당신의 차가 브레이크 과열이나 혹은 다른 차량과의 사고로 인해 불이 났을 때 당신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저 불에 타고 있는 차량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굴리고 있을 것인가? 위험에 처한 가족들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가? 당신의 안타까움의 크기가 아무리 크다 한들 불을 끄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럴 것이다. 그런 일은 만에 하나에 해당하고 나에게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정말 그럴까? 자동차는 LPG, 휘발유, 경유 등 가연성 높은 연료를 사용하는 데다 전기배선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화재가 발생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차량 화재는 2만4천788건으로 151명이 숨지고 647명이 다쳤다. 이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러한 실정으로 7인승 이상 차량에 설치하게 돼 있는 소화기를 모든 차량에 의무로 설치하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이 있었으나 관련 법 개정안은 4년 가까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차량용 소화기는 대형마트나 인터넷에서 손쉽게 구입이 가능하다. 차량 소유자는 내용물이 새거나 용기 파손ㆍ변형이 없고 ‘자동차겸용’ 표시가 있는 소화기를 설치하면 된다. 초기 화재진압에 있어 소화기는 소방차 한 대와 맞먹는 위력을 가진다.

소방대원이 출동해서 화재를 진압하기까지는 아무리 빠르다 한들 5분 이상이 소요되기 마련인데 그사이 나와 내 가족이 화재로부터 안전하리라는 것은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나의 안전에 대한 의식이 나와 내 가족을 혹시 모를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차량용 소화기는 더 이상 추천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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