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 영광군수의 남도일보 자치단체장 칼럼
영광군의 미래, 바다에서 답을 찾겠습니다
김준성(영광군수)

김준성 영광군수

바다는 보고(寶庫)다. 인류에게 너무도 다양한 것들을 제공해준다. 먹을 것과 볼거리는 물론 질병을 치유하고, 예방해주는 역할도 한다.

최근에는 해상풍력이 한국판 뉴딜 에너지 정책의 중심에 서 있다.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이야말로 향후 인류가 의지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소중한 가치일 것이다. 이러한 가치를 알고 있기에 전국 74개 연안 시·군이 해양수산 분야에 예산과 인력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영광 바다는 지금 ‘위기’를 겪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지만 바다를 둘러싼 각종 문제로 고심이 깊다.

영광 해역은 2천464㎢로 서울 여의도 면적 2.9㎢의 850배에 이른다. 최근 들어 영광 칠산 바다를 중심으로 7개가 넘는 민간사업자들이 대단위 해상풍력단지 조성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면서 조업 구역 축소와 바다 생태계 변화 등 지역 어민과 사업자 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17일 해상풍력 발전방안으로 통항 및 어업 활동 허용을 통해 조업 구역 축소 최소화, 지역 어업인 이익 공유 가이드라인 마련, 해상풍력 인근 지역 관광업, 수산가공업 활성화 등 풍력발전과 수산업의 공존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영광군에 현장에서 각각의 이해와 여건을 감안해 조율해야 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천년의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고, 영광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굴비산업은 원재료인 참조기 어획량 감소와 굴비 식품 다변화 부진으로 매출액은 매년 정체 상태를 보인다.

굴비의 원재료인 참조기는 섭씨 34도 고수온에 강하며 6개월 양성하면 출하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냉동저장이 가능해 수급 조절이 가능한 유일한 양식품종이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영광군에서는 해양수산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 공모 사업을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 머지않아 좋은 성과가 들려올 것으로 기대가 높다. 또한 영광군은 송이도, 낙월도 등 64개의 보석 같은 섬을 갖고 있으며, 이들 섬의 자연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전국 각지의 방문객들이 안전하게 가고, 오고, 먹고, 놀고, 쉬고, 걷고, 사고, 살고 싶은 섬으로 가꾸기 위해 올해부터 5년 동안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그동안 조명을 받지 못했던 서해바다 영광의 섬들이 하나하나 그 빛을 보게 될 것이다. 영광 바다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안고 있으며,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와 함께 상생하려는 노력, 그리고 지자체의 현명한 결단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영광군청 해양수산과 입구에는 “바다에서 답을 찾겠습니다. 문구가 있다. 영광군 미래를 바다의 경영에서 찾겠다는 의미가 담긴 표어다. 영광의 육지 면적은 475㎢에 불과하지만, 그 다섯 배가 넘는 2천464㎢의 해역을 가지고 있다.

이는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육지가 가진 잠재력의 다섯 배 이상을 가진 영광 바다에서 영광군의 미래를 디자인하고 그 해답을 찾겠다는 의미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것이라도 다듬어 쓸모 있게 만들어 놓아야 값어치가 있다. 영광군은 미래 바다 경영을 위해 ‘바다 드림팀’을 구성, 분과위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바다 드림팀’은 영광군의 해양수산행정의 미래 비전 제시 등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분과위를 구성, 각각의 연구 과제를 맡아 진행하게 된다. 이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첫 시도이다.

해양수산 관련 전직 관료, 학계·산업계 관계자, 국책연구소 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의 중량감 있는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정부 정책을 접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분과위는 자율적인 연구에 나서 자문위원과 전문가 위원 등이 참석한 전체회의에서 검증해 최종 선정된 연구과제는 중앙부처와 전남도에 건의해 관련 사업비를 마련하는 역할까지 하게 될 것이다.

이미 분과위에서 영광해상풍력 주민수용성 방안, 칠산바다 관광유람선, 불갑 천 어도(고기길) 설치, 관광형 등대 등 16개 연구 과제를 제안하고 추진 중이다. 당초 3월중에 발대식과 첫 회의를 가지려 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잠시 연기했다가 지난 7월 해상풍력 등 현안업무 전문가 분과위원장 첫 회의를 가졌다. 첫 회의에서 참석한 위원들의 다양하고 전문적인 식견을 듣고 영광 바다의 소중함을 한 번 더 실감했다. 또한 바다로 나가 영광의 미래를 바라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이들 전문가의 의견과 함께 어민, 현장과 소통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바다 행정’을 통해 바다 환경 변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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