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과잉 시대…비만 쉽게 노출

‘살과의 전쟁’ 당신은 비만입니까?
칼로리 과잉 시대…비만 쉽게 노출, 몸무게 많이 안 나가는 마른 비만도
최근 저탄고지 식사 비만의 한 원인, 식사 조절·운동 병행 가장 효과적

고칼로리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살과의 전쟁을 벌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칼로리 과잉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그만큼 비만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 지방간 각종 성인병의 주된 원인으로 비만을 예방해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비만 예방이 강조되고 있는 현실이다. 비교적 몸무게가 덜 나가는 ‘마른 비만’부터 비만의 원인과 예방법 등 비만에 대해 알아봤다.

◇‘마른 비만’ 가늠하는 허리둘레

비만이라고 하면 보통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정확히는 지방이 정상보다 더 많이 축적된 상태다. 따라서 몸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더라도 비만일 수 있다. 비만은 지방이 정상보다 많이 축적된 상태이므로 체내 지방량을 측정하는 것이 비만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그러나 실제 지방량을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 측정을 통해서 진단하게 된다. 체질량지수는 자신의 몸무게(kg)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25kg/㎡ 이상인 경우에 비만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체질량지수는 운동선수 등 근육량이 많은 경우 체지방이 많지 않아도 비만으로 진단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체질량지수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허리둘레 측정이다. 우리 몸에 축적된 지방에는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있다.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비만 관련 질병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흔히 ‘마른 비만’이라고 얘기하는 ‘말라도 배만 볼록 나온 사람’은 내장지방이 많은 상태일 수 있다.

◇‘저탄고지 식단’이 비만 유발?

비만은 일차성 비만과 이차성 비만으로 나눈다. 일차성 비만은 에너지 섭취량이 에너지 소모량보다 많은 상태에서 체지방이 증가하여 발생하며, 이차성 비만은 유전, 내분비질환, 약제 등에 의해서 발생한다. 비만의 90% 이상은 칼로리 과잉과 연관된 일차성 비만이다. 일차성 비만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상호작용하여 발생한다. 부모 모두가 비만할 경우 80%, 부모 한 명이 비만할 경우는 40%, 부모 모두가 비만하지 않을 경우는 7%에서 자녀가 비만할 수 있다. 그러나 비만 환자의 2/3는 어렸을 때는 비만하지 않았는데 성인이 되어서 비만해진 것으로 알려져 환경적 요인이 많이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환경적 요인 중 첫 번째 원인은 과식을 포함한 잘못된 식사종류와 습관이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탄고지 식사’ 등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탄고지 식사의 경우 초기에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서 체중감소 효과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지방 함유량이 많은 음식의 잦은 섭취는 비만의 원인이 된다. 최근에 ‘흑당’ 열풍이 불었는데, 흑당 역시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설탕과 같은 단순당으로, 과도한 섭취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망 위험’ 높이는 비만

비만은 비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지방간, 담낭질환,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수면무호흡증, 통풍, 골관절염, 월경이상, 대장암, 유방암 등이 대표적인 비만과 관련된 질병들이다. 또한 비만은 사망의 위험을 20%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체질량지수 및 허리둘레가 증가할수록 사망률의 위험이 높아진다. 식사조절, 운동 및 행동조절의 병합은 비만의 치료 및 예방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약물치료나 수술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생활습관의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식사치료 시에는 에너지 섭취량을 줄이면서 필수 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하며, 목표 체중으로의 감량을 목표로 한다. 운동의 체중감량 효과는 다른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비만 관련 질환의 유병률을 줄이고 건강과 관련된 많은 추가적인 이익을 제공한다. 운동은 주 3회 고강도 운동을 주당 200분 이상, 또는 2,500kcal 이상을 소비하는 유산소와 저항운동을 실시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비만의 식사치료나 운동 등의 비약물치료를 대신할 수 없으며, 생활습관 교정을 시행하면서 보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정리/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박정환 한양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