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부활한 ‘사파리 아일랜드’…전남 관광 부흥 이끌까
신안군 부지매각 요청…도의회 최종 통과
대표적 관광 애물단지서 대규모 개발 초읽기
천사대교 개통 효과 기대…민간투자는 관건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달 제 347회 임시회에 상정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대한 현지 점검을 위해 신안 도초면 사파리 아일랜드 매각 부지를 방문했다. 도의회에서는 최근 ‘2021년도 제 5차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승인됐다. /전남도의회 제공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달 제347회 임시회에 상정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대한 현지 점검을 위해 신안 도초면 사파리 아일랜드 매각 부지를 방문했다. 이번 임시회에는 총 5건의 2021년도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상정됐다.

신안과 해남 2건을 비롯해 해양수산과학원 동부지부 장흥지원 청사 건립과 영광 홍농 119안전센터 건립 및 나주 종자관리소 행정재산(토지) 교환 등이다.

기획행정위원회는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중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2건에 대해 현지 방문을 통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신안 도초도 방문 시 기획행정위원들은 신안군으로 부터 사파리 아일랜드 매입 사유와 향후 개발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의 답변의 시간을 가졌다. 도의원들이 직접 현장까지 방문한 이유는 전남도가 추진하다가 포기한 ‘사파리 아일랜드’ 조성사업을 신안군이 재추진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인 전남도가 야심차게 추진했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민자유치에 실패하면서 접은 사업을, 기초자치단체인 신안군이 다시 추켜들며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태다.
 

신안군이 전남도로 부터 매입한 사파리 아일랜드 부지 항공사진. /신안군 제공

◇그동안의 과정

사파리 아일랜드는 박준영 전남지사 재임 당시인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총 사업비 1천 324억원(국비 213억·도비 297억원·민자 814억원)을 들여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 일대에 야생동물을 길러 관광객을 유치하는 사파리아일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코끼리·사자·호랑이·원숭이 등 초식·육식동물을 섬에 들여와 사파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기존 동물원 개념을 벗어나 자연환경 속에서 먹이사슬이 공존하는 국내 최초의 야생동물원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74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 예정 부지 104만 7천㎡ 가운데 76%인 80만 1천㎡를 매입하고 타당성 용역도 추진했다. 하지만 전남도의 기대와 달리 해당 사업부지는 접근성이 떨어진데다 민간투자자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아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2013년에는 사파리 아일랜드의 경제성 분석에서 비용 편익비율을 높이는 등 사업성을 인위적으로 높인 사실을 감사원이 지적하며 전면적인 사업 재검토를 요구했다. 전남도는 결국 2014년 9월 사파리 아일랜드 조성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 등 영상콘텐츠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한동안은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일부 부지(논·밭 47만1천㎡)는 농민들에게 경작하도록 해 1년에 2천100여만원의 임대료를 받았다.
 

사파리 아일랜드 조감도. /신안군 제공

◇전남도 ‘앓던 이 빠졌다’

전남도 내부에서도 애초 관광단지 조성 목적으로 개발을 검토해왔다가 중단된 점 등을 들어 신안군이 자체 사업으로 추진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달 22일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제347회 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2021년도 제5차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승인됐다.

계획안에는 전남도가 사파리 아일랜드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매입했던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 일원 254필지 80만 1천 656㎡에 대한 매각이 포함돼 있다.

전남도 입장에서는 혈세 낭비 지적 등 애물단지로 남아있던 민선 4기의 흔적까지 지운 효과(?)를 거뒀다.

신안군은 그동안 전남도에 신안 도초도 사파리 아일랜드 부지를 군에 매각하는 방안을 강구해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전남도가 사업을 접은 지 7년만에, 신안군이 전남도로부터 매입한 부지를 포함해 도초면 발매리 118만 7천㎡ 부지에 ‘아일랜드 주토피아’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우려와 희망 ‘공존’

신안군의 의지는 확고하다. 국비와 지방비 435억원과 민자유치 815억원을 합쳐 모두 1천 2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초식동물 사파리와 펫공원, 동물테마파크, 전통문화지구, 숙박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안군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전남도에서 추진하다 좌초된 거대한 사업을 성공할지 의구심을 제시하고 있다.

연륙교 건설이 이뤄지지 않으면 접근성이 불편하고, 수도권에서 운영되고 있는 사파리와 비교해도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민자유치는 더욱 힘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신안군은 현재 사정은 많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그 중심에는 ‘천사대교’를 꼽았다. 지난 2019년 4월 천사대교 개통으로 이동시간이 단축돼 기존 목포 북항에서 사업부지인 도초까지 배로 2시간이 소요됐으나 이제는 암태도 남강항에서 30분만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신안 암태도의 부속섬인 추포도와 비금간 연도교 사업이 일괄예타지구로 선정돼 연도교 건설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작용했다.

신안군은 현재 기본계획 용역을 마친 상태로 내년부터 4년 분할상환으로 땅 매입이 완료되는 오는 2024년부터 본격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전남도 한 관계자는 “사파라 아일랜드 성공 여부는 무엇보다 민자유치”라며 “신안군의 예상대로 사업이 착착 진행된다면, 전남 관광 활성화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서부취재본부/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