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소띠해 밝았다…근면과 풍요의 상징 ‘소’
‘흰 소띠 해’ 상서로운 일 많아, 과거 농경사회 소는 집안 밑천
역사 속 신축년은 시련과 격동 “뚝심으로 코로나 헤쳐나가길”

2021년 흰 소띠 해 신축년이 밝았다. 예로부터 희생과 헌신, 풍요의 상징인 소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중에 하나인 만큼 많은 이야기거리를 갖고 있다.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신음받았던 2020년이 가고 ‘신축년’ 2021년이 밝았다. 신축년은 육십간지 중 38번째로 백색에 해당하는 천간의 ‘신’과 소에 해당하는 지지인 ‘축’이 만나 하얀 소띠의 해를 의미한다. 하얀 소는 예로부터 신성한 기운을 가졌다고 전해져 흰 소띠 해는 상서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해로 여겨지곤 한다. 흰 소띠의 해를 맞아 우리 국민들에게 소가 갖는 의미와 소띠 해 특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살림 밑천 ‘소’

과거 농경시대 농사에 꼭 필요한 소는 가족과 같은 대접을 받았다. 조상들은 소를 식구처럼럼 아끼고 보살피며 일생을 소와 함께했다. 특히 소는 우직하고 성실한 면모 때문에 희생과 헌신,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소를 중시 여겼던 사람들은 정월 첫 번째 축일을 소날이라 부르며 이날이 되면 소에게 일을 시키지 않고, 소를 잘 먹이기도 했다. 또 사람이 아기를 낳을 때 삼신할머니가 있다고 여기듯, 소가 새끼를 낳을 때에도 삼신이 있다고 여겨 소 삼신에게 정월대보름이나 가을 고사 때 떡이나 밥을 올리는 풍속이 있기도 했다. 특히 소가 새끼를 낳을 때 난산의 기미가 보일 때는 외양간 앞에서 소 삼신에게 빌기도 하고 송아지를 낳으면 금줄에 솔방울을 꽂아 외양간에 걸어놓는 등 조상들의 ‘소 사랑’은 각별했다. 농가의 중요한 밑천이었던 소는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려는 부모들의 손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소 팔아 대학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는 농가의 가장 중요한 살림 밑천이었다. 실제로 1970, 1980년대 한우 1마리를 팔면 국립대학교 4년간 대학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한다.

◇되는 집은 소를 낳아도 큰 소만 낳는다

사람과 가까운 소는 다양한 속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되는 집은 소를 낳아도 큰 소만 낳는다’는 속담은 신조어 ‘될놈될(될 사람은 된다)’의 조상격이다. ‘운이 따르는 사람은 무슨 일을 해도 잘된다’와 같은 의미인 이 속담은 소가 농가 재산의 척도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 ’이라는 속담은 황소 걸음이 보기엔 느리지만 꾸준한 모습이 믿음직스럽다는 뜻이 담겨있다. 천천히 나아가는 황소걸음처럼 일이 더딜지라도 인내하며 노력하다 보면 성공에 이르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소가 말이 없어도 열두 가지 덕이 있다’는 속담의 덕은 우직한 모습을 타고난 소의 품성을 일컫는다. 소를 인용해 표현한 것처럼 말이나 겉으로 행동은 크게 없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행하는 사람에게 덕이 따를 것이라는 뜻이다.

◇역사 속 신축년

소띠 해는 상서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해로 여겨지지만 우리 역사 속 신축년은 다사다난했다. 신축년인 1961년 5·16군사쿠데타다가 일어나 박정희 정권의 장기집권이 시작됐고, 당시 소련에서는 유리 가가린이 세계 최초로 우주 비행을 한 사람이 되기도 했다. 1973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이 일어났으며, 석유파동이 불거지기도 했다. 1985년에는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서울과 평양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으며,1997년에는 IMF 외환위기가 터져 온 국민이 시름에 잠기기도 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