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자현장-방역 역행하는 순천시 다중 집합 행사
허광욱 (남도일보 동부취재본부 부장)

허광욱 남도일보 부장

지난해 11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 강화된 사회적 거리 2단계를 실시하고 있는 전남 순천시가 다중 집합 행사를 개최하고 있어 방역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다.

순천시는 최근 조례로 재구성된 주민 자치위원 616명에 대한 위촉식을 지난 8일부터 해룡면을 시작으로 오는 18일까지 남제동을 마지막으로 24개 읍·면·동을 순회하면서 갖기로 했다.

이를 일정별로 보면 지난 8일에 해룡면 30명, 왕조2동 25명, 왕조1동 30명, 서면 30명에 대한 위촉식을 개최했다.

이어 11일에는 삼산동 30명, 황전면 25명, 월등면 25명, 12일에는 저전동 22명, 주암면 30명, 승주읍 23명, 13일에는 조곡동 25명, 송광면 23명, 외서면 25명 등에 대한 위촉식도 가졌다.

앞으로도 순천시는 15일에 매곡동 25명, 별량면 30명, 도사동 30명, 중앙동 25명을 비롯해 18일에 향동 22명, 풍덕동 14명, 남제동 25명 등에 대한 위촉식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 계획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국적으로 2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순천시도 지난 4일부터 17일까지 식당은 오전 5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류 판매 금지(일명 ‘낮술금지’) 등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α(알파) 행정조치를 2주간 시행한다는 행정명령을 발령한 것과는 크게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순천시의 전국 최초의 ‘낮술금지’ 행정명령은 전국적인 큰 관심사가 된 가운데 시간이 갈수록 관내 5천여 곳의 요식업계로부터 불만과 비난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낮술 금지’ 시행 당시 순천시 관내에선 “영세 식당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제도다” “사태가 더 확산되기 전에 이러한 행정명령을 시행한 것이 잘한 것이다” 등의 찬반 여론도 팽배했다.

결국 순천시는 이러한 항의와 여론에 당초 정한 기간까지 버티지 못하고 정해진 기간보다 6일 앞당겨 지난 11일부터 ‘낮술금지’를 해제하는 조치를 내리고 말았다.

‘낮술금지’라는 초유의 행정명령이었기에 고사 위기에 처한 영세 식당들을 위해서라도 이 조치를 조기에 해제 한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새해 들어서도 순천시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20여 명이나 발생하는데다 현재도 추가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안심할 상황이 결코 아니다.

이런 가운데 20여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주민 자치위원 위촉식의 강행은 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인다.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시국 속에서 주민들에게만 행정명령 등으로 강제만 할 것이 아니라 순천시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진정한 자세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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