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과 증상 비슷해 방치하기 쉬운 ‘황반변성’
시력 90% 담당하는 황반 부위 변성, 70·80대 주로 발생, 흡연자는 2배
초기 별다른 증상 없어 ‘노안’ 착각 ‘암슬러격자’로 집에서 간단 진단도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안구 황반 부위에 변성이 오는 질환인 ‘황반변성’은 질환 초기 별다른 증상이 없어 노안과 착각하기 쉽다. 사진은 밝은안과21병원 김덕배 원장이 황반변성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모습. /밝은안과21병원 제공

◇늘어나는 황반변성 환자

망막은 눈의 안쪽에 있는 얇은 신경막으로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한다. 이 망막의 한 가운데를 황반이라고 하는데 황반에 시세포의 대부분이 모여 있어 사물의 중심을 볼 수 있게 하고 사물을 인식해 색을 구별하는 등 시력의 90%를 담당한다. 이 황반 부위에 변성이 오는 질환을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황반변성이 발병하면 시력에 장애가 생겨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황반변성 환자는 현재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원평가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7년~2019년 3년 사이 황반변성 환자가 16만4천818명에서 20만471명으로 약 20% 증가했다. 특히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 중의 하나로 질환이 급격하게 진행되면 치료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화가 주요 원인

황반변성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 대부분 환자들은 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앓고 있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황반변성으로 보통 50대 후반에 시작해서 70~80대가 되면 발병률이 증가한다. 가족력, 흡연, 비만, 콜레스테롤, 자외선 등은 황반변성의 위험인자로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흡연은 황반변성의 발생 확률을 2배 이상 증가시키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유전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스타가르트병, 근시 때문에 생기는 근시성 황반변성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 황반변성과 습성 황반변성으로 나뉠 수 있다. 황반변성은 환자의 90%가 건성 황반변성이다. 노폐물들이 황반부에 쌓이는 상태로 시력 저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습성 황반변성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반면에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 아래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자라난다. 신생혈관에서 출혈, 삼출물 등이 일어나 시세포를 손상시켜 심각한 시력저하를 일으키고 실명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이 질환은 진행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조기 치료와 발견이 중요하다.

◇초기 증상 없어 노안으로 착각

황반부에 변성이 생기면 중심시력이 저하되고 눈앞에 검은 점이 나타나 시야를 방해하는 중심암점이 나타난다. 또한 책을 읽을 때 글자의 공백이 생기거나 일부가 지워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 증상을 경험하고 직선이 구불구불거리며 휘어져 보이거나 끊어져 보이는 변시증이 발생한다. 사물의 형태는 물론 색 및 명암을 구별하는 능력도 떨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아진다.

특히 황반변성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노안으로 착각하기가 쉽다. 때문에 단순히 노안으로 여기고 초기에 안과병원을 방문하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노안은 먼 곳은 잘 보이지만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증상으로 돋보기안경을 착용하면 교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 저하는 먼 곳, 가까운 곳에서 모두 변시증, 중심암점 등의 시력 장애가 나타난다.

◇약물·주사 등으로 치료

건성 황반변성은 신생혈관이 발생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대개 루테인과 같은 항산화제를 복용해 진행을 억제하도록 예방 치료를 한다. 하지만 습성 황반변성은 신생혈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주사치료는 신생혈관을 제거하고 생성을 억제하는 주된 치료방법이다. 경우에 따라 광역학치료, 국소레이저 광응고술을 병행할 수 있다. 주사치료는 항체주사를 눈에 직접 주사해 망막시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고 신생혈관만을 퇴행시켜 시력 저하를 최소화한다. 다른 치료법에 비해 효과가 탁월하며 시력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일부에서는 시력 회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암슬러 격자.

◇간단한 자가 진단

집에서 간단하게 황반변성의 증상을 자가 진단할 수 있다. 밝은 곳에서 암슬러 격자와 30㎝의 거리를 두고 한쪽 눈을 가린다. 가리지 않은 눈으로 암슬러 격자의 중심점을 봤을 때 중심점이 흐릿하게 보이거나 주변 선들이 끊어지고 휘어 보이는지 확인해본다. 중심점이나 선들이 조금이라도 이상하게 보인다면 반드시 안과병원을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40대 이상이라면 매년 정기검진을 통해 질환의 발병 유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내 눈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글/김덕배 밝은안과21병원 원장·정리/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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