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용 목사의 남도일보 월요아침-용서하면 행복해진다

문민용(전 광주제일교회 목사)
러시아에 성실한 농부 ‘이반과 가브리로’가 있었다. 두 가정은 가족들끼리도 좋아하는 다정한 관계였다. 그런데 뜻하지 않는 일로 다투게 되었다. 어느 날 이반의 암 닭 한 마리가 가브리로네 뜰로 날아 들어갔다. 잠시 후에 암탉은 꼬꼬댁 소리를 지르며 바깥으로 뛰쳐나왔다. 알을 낳았다고 생각한 이반네 가족은 알을 찾으러 가브리로네 집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알은 없었다.

이반은 가브리로에게 알을 내놓으라고 했다. 가브리로는 알을 훔치지 않았다고 했으나 믿지 않았다. 그 일로 두 가정은 서로 치고받고 옷을 찢으며 싸우게 되었고 서로 고소하는 바람에 법정에까지 서게 되었다. 그런데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라는 말이 있듯이 두 사람이 싸우는 동안 가브리로의 마차에서 문짝 하나가 어디론지 사라지고 말았다.

가브리로는 확인도 안 하고 이반의 아들놈 짓이라 단정하고 이반을 또 고소했다. ‘자기네 달걀 하나를 훔쳐 갔다’라고 고소하고, ‘자기네 마차 문짝을 떼갔다’라고 고소한 것이다. 가장 가깝게 지내던 이반과 가브리로는 하루아침에 적으로 변하고 말았다.

어느 날 동네에 결혼식이 있어서 두 가족 모두 참석했다. 이반의 부인은 가브리로를 보자 “우리의 달걀을 훔쳐 간 사람”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가브리로는 화가 나서 이반의 부인을 때려 상처를 입혔다. 그러자 이반이 가브리로의 폭력 행위를 걸어 법정에 또 고소했다.

벌금을 물고 나오던 날 밤 가브리로는 분을 참을 수 없어서 이반의 집에 불을 질렀다. 이반은 자기 집에 불을 놓고 달아나는 가브리로를 결사적으로 쫓아가서 뒤통수를 쳐서 실신케 했다. 그리고 “네 놈이 저지른 죄를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라고 큰소리쳤다.

그런데 가브리로를 쫓아가는 동안 이반의 집이 불에 타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불똥 하나가 옮겨붙어 가브리로의 집마저 태워 버렸다. 그래도 불길은 잡히지 않은 채 마을 전체를 홀랑 태워 삽시간에 온 마을은 잿더미가 되었고 둘은 넋을 잃었다. 이때 이반의 늙은 아버님이 말씀하셨다.

“이반, 너는 불부터 껐어야 했어. 그런데 너는 가브리로만 뒤쫓느라 정신없었던 거야” 미움과 복수만을 만족시키려고 서로 뛰며 치고받는 동안 온 동네가 불에 타버리고 만 것이다. 이반은 상황을 깨닫고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용서를 비는 아들에게 “가브리로까지 용서할 수 있어야 해!”라고 이반의 아버지는 말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들은 이반은 가브리로도 무조건 용서하기로 했다. 그래서 두 가정은 비로소 친구가 되고, 다시 새집을 지어 행복하게 살아갔다.

우리는 부모, 친구, 애인, 선생님, 권위 있는 사람들로부터 마음에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고 상처를 주었다. 상처를 오래 두면 그것들이 자라서 마음의 뿌리가 상하여 피해의식을 키우고 감정과 대인관계의 영역에서 부정적인 사고가 만들어져서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용서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분노하면서 정당성을 느끼기도 하고, 분노가 우리를 보호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원망하는 마음을 가질 때는 나중에 큰 대가를 치르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어 치료와 용서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상처 때문에 마음을 닫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고맙다, 잘했어, 미안해 같은 표현으로 보듬어 주면 어떨까? 진심 어린 정성을 담은 선물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열고 함께 식사하고 산책하고 영화를 보며 대화의 장을 열어보면 용서를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으리라.

용서하는 순간부터 주위의 사람들에게 더 좋은 친구가 되어 많은 부분에 수월해질 수도 있고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되어 성공의 문을 열게 될 수도 있다. 용서는 불안한 생각으로부터 여러분을 지켜줄 것이며 우리를 옭아매었던 많은 것들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고 보는 세계가 넓고 깊어지는 능력 또한 갖게 해줄 것이다.

코로나부터 용서해보자. 코로나가 우리에게 어려움만 준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는 좋은 것을 준 것도 있다는 것을 찾아보고 기억하면 충분히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감사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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