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한류 붐’ 내시경 척추 수술
<주창일 조선대병원 척추센터 최소침습척추클리닉실장>
고령인구 증가로 퇴행성 척추 질환 급증, 허리디스크,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 필요
내시경 척추수술, 국소 마취로 수술 가능, 회복기간 매우 짧아 일상생활 빨리 복귀

전신 마취 없이 국소 마취 만으로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후에도 척추의 정상적인 구조물들이 거의 그대로 보존되는 ‘내시경 척추 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은 허리디스크 환자를 진료중인 조선대병원 척추센터 최소침습척추클리닉실장 주창일 신경외과 교수. /조선대학교병원 제공

최근 한국 사회는 세계에서도 가장 빠르게 급격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통계 자료에 의하면 현재 국내 전체 인구중 15.7%를 차지하고 있는 노인 인구는 27년 후에는 37.4%로 급증하면서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1위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퇴행성 척추 질환도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척추의 퇴행성 질환은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 탈출,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발생부위는 주로 목과 허리에서 발생해 많은 환자들에게 고통을 주고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허리디스크는 대표적인 척추의 퇴행성 질환으로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척추 구조물인 추간판 내 수핵이 퇴행성 변화로 탄력성이 감소하게 되고, 수핵을 싸고 있는 섬유륜이 찢어지면서, 수핵 일부가 밖으로 빠져나와 뒤쪽의 하지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면서 하지 방사통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신경학적 증상은 허리의 통증, 엉덩이와 골반의 통증, 다리까지 내려가는 방사통 등 다양하게 나타나며, 감각 저하, 저림감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며, 심할 경우 하지 위약감과 마비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일부 환자에게서는 수술 치료가 불가피하다. 장기적 약물이나 물리 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하지의 근력 저하, 감각의 변화, 대·소변 장애와 같은 신경 손상 징후가 보이는 경우 등에서는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허리 디스크 수술은 전신마취하에 미세 현미경을 이용하거나 직접 보면서 피부를 절개한 후 척추 뼈의 일부를 제거하고 신경을 젖히고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물론 가장 오랫동안 검증된 방법으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으나, 수술 후 절개 부위가 커서 신경주위 흉터조직에 의한 유착이 발생해 수술부위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염증이나 출혈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또 전신 마취를 해야 하므로, 전신마취의 위험성이 있는 심장, 폐, 콩팥, 간 질환 등 중증 질환이 있으면 위험성이 높아지며,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등의 단점이 있다.

이같은 기존의 추간판 제거술에 비해 ‘내시경 척추 수술’의 가장 뛰어난 점은 전신마취 없이 국소 마취만으로 수술이 가능하고, 척추의 정상적인 구조물들은 거의 그대로 보존하므로 최대한 기존 구조물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다른 부위 손상은 없이 탈출된 추간판만을 제거하기 때문에 회복기간이 매우 짧고,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하기 쉽다.
 

절개 부위가 1㎝ 미만으로 흉터가 거의 남지않는 다는 점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장점이다. 이러한 장점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허리 디스크를 포함한 다양한 척추질환 환자에게 내시경 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내시경 디스크 수술은 수술시야가 좁고, 신경 및 디스크와 관련된 다른 구조물들을 넓은 수술 시야를 확보하면서 하는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전통적인 수술에 비해 기술적 어려움이 훨씬 많으며, 파열된 디스크 주변으로 수술에 방해되는 해부학적 구조물들이 많이 있어 추간판의 탈출 부위와 탈출된 양, 방향에 따라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내시경 척추 수술은 수술집도의의 많은 경험이 필요하며, 경험이 많은 의사와 초보 의사간의 수술 결과가 크게 차이 날 수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 기구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요추 뿐만 아니라 경추 추간판 탈출도 내시경 수술이 가능하고 척추관 협착증과 신경공 협착증까지도 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많은 환자분들이 수술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척추 내시경 수술이 발달하면서 상대적으로 금속 나사못 고정술이 필요했던, 최외측 추간판 탈출 (far lateral disc herniation)이나 신경공 협착증 환자들도 간단한 내시경 수술로 신경 감압이 가능해졌다.

향후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많은 노인 척추 질환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고령의 환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가장 적고, 효과적인 수술적인 방법으로는 내시경 척추 수술이 더욱 많이 선호될 전망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내시경 척추 수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으며, 세계에서 많은 척추 의사들이 한국에서 수술법을 배워 고국에서 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들이 또한 세계 척추 수술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은 세계 의료계에서도 또 하나의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다.
정리/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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