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호남 구애’ 김종인 이후가 중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에 참배했다. 또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5·18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의 광주 방문을 놓고 오늘부터 시작되는 서울·부산 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른바 ‘서진(西進)’ 정책에 가속을 밟는 행보라는 의미다.

김 위원장의 광주방문은 취임하고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8월 19일 ‘호남과 동행하겠다’며 광주 5·18 묘역을 찾아와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이어 76일만인 지난해 11월 3일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 참석해선 만세삼창도 하고 ‘학생의 날’ 노래도 불렀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과, 새누리당, 한나라당 시절에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다. ‘호남 구애’라고 표현되는 김 위원장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그 배경이 무엇이든 좀체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지역을 지속적으로 찾아 소통하려는 모습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앞서 김 위원장은 호남동행국회의원단을 발족하고, 당 정강·정책에 ‘5·18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을 포함하도록 했다. 여야 합의로 5·18 단체의 공법단체 설립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물밑 역할도 했다. 차기 총선에서 당선 유력권인 비례대표 후보 20위 내에 5명(25%)을 호남 출신 인사로 우선 배정하기로 해 당내에서 “호남 사람만 사람이냐”는 비판까지 들었다.

문제는 김 위원장이 떠난 이후의 국민의힘이다. 김 위원장 바통을 이은 후임 대표 역시 광주, 호남과 계속해서 소통해야 한다는 말이다. 김 위원장이 다음달 재·보선 직후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한 터라 국민의힘은 곧장 새로운 대표 선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후임자가 어떤 행보를 하고, 그동안의 약속한 사안들을 실천하느냐에 따라 ‘무릎꿇기’에 대한 진정성이 판가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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