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고-산업현장 사망사고 발생, 이제는 ‘멈춤’이 필요한 때
안병준(안전보건공단 광주광역본부장)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단어 ‘코로나19’. 이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생활의 일부는 멈춤 상태가 된 듯하다. 가족, 친구들과의 즐거운 만남, 여행은 물론 한창 기승을 부릴 때에는 우리 아이들의 등교까지도 일부 멈춰있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 멈추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이다.

2020년 산업재해통계에 따르면 전국 산업현장에서 업무상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가 무려 88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매일 2.4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년대비 27명, 약 3% 증가한 수치로 비교기준이 되는 2019년도의 사고 사망자 감소 성과에 비해 아쉬운 결과이다. 2019년도는 산업재해통계 작성 이래 최초로 사고 사망자가 116명 감소해 800명대에 접어든 해로 산재 사고 사망자 수 감축을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값진 결실로 나타난 해이다. 이 결실이 단순한 우연이나 반짝 성과가 아닌 지속적인 사고 사망 감소를 가능하게 하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단과 고용노동부는 건설업과 제조업을 대상으로 ‘패트롤 현장점검’을 통해 산업현장의 안전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패트롤 점검반이 중·소규모 건설현장 및 제조업 사업장을 불시에 방문 점검해 위험요인을 개선토록 하고, 안전조치가 미흡한 사업장은 고용노동부 감독 등 행정조치를 연계한다. 기존의 사업방식이 사업장과 일정을 조율하고 방문하는데 비해 패트롤 현장점검은 불시에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산업현장의 관심을 높이고, 산업재해예방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서 누군가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왜 패트롤 현장점검은 건설업과 제조업에 집중하는가? 그에 대한 답은 사고 사망자 발생현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한 해 평균 사고 사망자의 50% 이상이 건설업에서, 25% 정도가 제조업에서 발생한다. 합하면 무려 전체 산업현장 사망재해의 75%가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 두 업종의 사고 사망 감소 없이는 산업현장의 사고사망자 감소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건설업은 추락사고, 제조업은 끼임사고가 다발하고 있어 우선적으로 이 사고예방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자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업주와 노동자 스스로가 안전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 바로 기본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이다. 건설업을 살펴보면, 건설현장은 높고 위험한 곳에서의 작업이 많아 추락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사업주는 추락위험이 있는 곳에 반드시 안전난간, 추락방지망 설치 등 방호조치를 실시하고, 노동자는 작업 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대, 떨어질 때 날아오는 물체로부터 머리 보호를 위한 안전모 등 개인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제조업 끼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계·기구의 방호장치를 반드시 설치한 후 작업해야 한다.

또한 기계·기구 정비·보수작업 시, 기계가 가동 중에는 사고발생 위험성이 상존하므로 반드시 전원을 차단하고 기계 설비를 정지한 후에 작업하고, 작업 중 다른 노동자가 정비·보수작업 중임을 모르고 전원을 켜지 못하도록 전원스위치에 잠금장치나 표지판을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본적인 안전수칙의 준수가 산업현장에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산업재해가 우리의 행복한 일상을 멈추지 못하도록, 사고사망을 포함한 모든 산업재해를 ‘멈춤’ 상태로 만들 때까지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실천과 노력이 필요하다. 누구나 안전하게 일하고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들이 계속되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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