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가장 흔하게 봤던 대표적인 애벌레
사람들 기억 속 애벌레는 못생기고 징그러운 존재
무더위 기승 7~ 8월께 쉽게 볼 수 있는 녀석
돌기 많고 등에는 아령 모양 밤색 무늬 선명

남도일보 특별기획 = 이정학의 ‘신비한 자연속으로’ <27> 노랑쐐기나방

 

사진-1 노랑쐐기나방애벌레 (2019년 9월 4일, 광주천)
사진-2 노랑쐐기나방애벌레 (2019년 9월 4일, 광주천)
사진-3 노랑쐐기나방고치 (2020년 3월 20일, 광주천)
사진-4 노랑쐐기나방고치(2019년 9월 6일, 동천동)
사진-5 노랑쐐기나방 (2014년 7월 24일, 안동 호반자연휴양림)
사진-6 우화 뒤 노랑쐐기나방 고치 (2021년 3월 19일, 유덕동)

“어릴적 쐐기에 쏘인적이 있었지…”

요즘 어린아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어릴적 쐐기에 쏘여 혼이 난 적이 있을 것이다. 벚나무, 앵두나무, 감나무, 버드나무 등 여러 나무 밑에서 놀다가 무언가에 쏘여 엄청 울었던 기억 말이다. 할머니나 어머니께서 호~하면서 된장을 발라 주었던 일이 자주 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의 뇌리에 쐐기는 무섭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쐐기나방을 만나볼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랑쐐기나방을 비롯해 23종이 알려져 있으며 어른벌레는 등불에 자주 날아온다. 어릴적 아픈 기억 때문에 거의 외면하고 살았던 애벌레.

중학교때까지 시골에서 살았던 필자의 기억속의 애벌레는 탱자나무에서 자주 보았던 호랑나비애벌레뿐이다. 손으로 만져보면 부드럽고 색깔도 예뻐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녀석이 번데기가 되었다가 호랑나비로 우화하는 것은 까맣게 모르고 말이다. 생물시간에 배웠겠으나 관심이라곤 손톱만큼도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방의 애벌레는 못생기고 징그럽고 무서운 존재였다. 지금은 나비보다는 나방을 더 좋아하는 자신을 돌아보며 슬며시 웃어본다.

어릴적 흔하게 보이던 노랑쐐기나방애벌레. 요즘 들어선 쉽게 보이질 않는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이면 녀석들을 만날 수 있는데, 2019년 9월4일 광주천에서 녀석을 만났다. 거의 모든 쐐기나방애벌레들이 그렇듯 돌기가 많고 찔리면 많이 아프다. 주 먹이식물인 버드나무에서다.

녹색바탕에 보기만해도 무서운 돌기가 많고 등에는 아령 모양의 밤색 무늬가 선명하다. 돌기에 찔리면 많이 아프니 주의가 필요하다.

녀석의 생태를 더 관찰하기위해 샬레에 담아 집으로 데려와 사육을 시작했는데 이틀만에 새알 모양의 고치가 되어 버렸다. 다 자라면 나뭇가지가 갈라진 곳에 고치를 만든다. 그러나 평평한 나무껍질에 여러마리가 한꺼번에 고치를 만들어 놓은 것이 관찰되기도 한다.

지난 3월 19일 유덕동 광주천변의 중국단풍나무에 다섯 개의 고치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을 봤다. 주위의 다른 중국단풍나무에서도 많이 관찰되어 집단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입에서 토한 액체는 굳어지면 흰 줄무늬가 있는 작은 새알 모양이된다. 애벌레는 고치속에서 전용(번데기 되기 전의 유충)으로 겨울을 나고 봄에 번데기가 되었다가 우화한다. 대부분 이듬해 우화하지만 2년만에 우화하는 경우도 있다.

어른벌레의 앞날개는 누런바탕이며 외횡선 뒤쪽은 붉은 빛이 도는 황갈색을 띠고 횡선은 적갈색을 띈다. 2014년 7월 24일 경북 안동호반자연휴양림에서 어른벌레를 만났다. 경북숲해설가 경진대회가 이틀간 열렸는데 심사위원으로 참석했었다. 그곳에 사는 나방들이 궁금하여 밤잠을 설치며 이곳 저곳을 다니다 많은 녀석들과 눈맞춤 할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나방들을 두루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얼마나 만날 수 있을런지.

앙상한 가지에 새순이 돋고 꽃이 피는 봄이다. 이제 서서히 애벌레들이 나올 것이다. 어떤 녀석들을 만나게 될지 마음이 설랜다. 새로운 종을 만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글·사진/이정학 숲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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