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성적학대 등에 대한 은유적 투쟁
꼭 봐야할 GB 예술감독 추천 작품 ⑩
▶소니아 고메즈 作 ‘무제 (꼬기 시리즈)’

소니아 고메즈作 ‘무제(뿌리 시리즈)’

광주비엔날레 본전시관 2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소니아 고메즈 작가의 ‘무제(꼬기 시리즈)’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한다.

소니아 고메즈의 작업은 아프리카 민속 전통, 초현실주의 양식, 브라질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꼬기 시리즈는 직물, 그물, 밧줄을 엮어 한 생명을 잉태하는 자궁의 모습을 풍경으로 만들거나 목재를 몸통에 묶어 수축하는 근육을 표현하고 있다.

전시 작품 중 가장 비유적인 ‘깃든(2019)’은 자신을 가두고 있는 (요람, 둥지, 우리도 될 수 있는)케이스에 저항하며, 그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기 직전의 고통받는 여성의 신체를 나타낸다. 이는 인종차별, 가부장적 지배, 성적 학대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쟁을 은유적으로 암시한다.

고메즈는 재료를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직관적 작업을 일찍부터 시작했다. 브라질 직물 산업의 발상지인 카에타누폴리스에서 자란 그는 흑인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백인 아버지로부터 기독교 방식의 양육을 받았다고 한다. 도피·기념·자기 치유를 위해 공예를 찾은 작가는 외할머니로부터 물러받은 아프리카계 브라질 정신을 기린다.

엄격하게 디테일을 신경쓰는 고메즈는 자신의 기억과 꿈을 요소요소에 통합해 한편으로는 보호받는 살 곳을,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존재 방식을 위한 빈틈을 지닌 매혹적인 탄력성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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