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광주시, AI 과장 홍보말고 사실대로 알려라

광주시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광주의 시간’을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추진중인 세계 10위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연산능력을 부풀려서 홍보해온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시는 ‘세계 10위권’ 규모에 집착하지만, 사업 계획 변경이나 적용 형태에 비춰 실상은 그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컴퓨터 구축 방식과 운영 주체를 지난해 9월 국가에서 민간 주도로 바꿔놓고도, 6개월 넘게 숨겨와 의혹을 사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월 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국가 인공지능 특화 데이터센터 착수식을 열고 “인공지능 광주시대의 서막을 열렸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컴퓨팅 연산능력 88.5PF(페타플롭스), 저장용량 107PB(페타바이트)를 구축, 세계 10위권 AI 센터로 발돋움하게 된다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당초 설계 과정에서 검토됐던, 그리고 착수식 당시 밝힌 것과 달리 고성능컴퓨팅방식(HPC)이 아닌 표준방식(GPU)으로 변경되면서 애초 설계된 88.5PF 가운데 20PF만을 HPC 전용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나머지 68.5PF는 GPU 방식을 적용한다. 연산능력만 놓고 보면 ‘세계 10위’ ‘국내 1위’가 아닌 ‘세계 23위’ ‘국내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광주시는 정부가 지난해 9월 28일 컴퓨터 구축과 운영방식을 바꾸면서 당초 기대했던 속도를 낼 수 없게 된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6개월 넘게 과장 홍보를 해온 것이다. 또 운영 주체와 컴퓨터 구축 방식을 바꾸는 쪽으로 국가정보화 계획이 변경되고 불과 두달여 뒤에 광주시는 민간기업 NHN과 데이터센터 운영협약을 체결했다. 국가 데이터센터가 아닌 민간 데이터센터로 전락한 것이다.

광주시는 ‘아무도 가보지 않는 길’이란 명분으로 밀실 행정을 펼쳐 행정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 거짓 정보를 제공하거나 과장된 내용으로 시민들을 현혹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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