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리으리한’ 아기 호랑이가 나타났다
KIA 이의리, 데뷔 ‘첫 승’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신인왕 경쟁 한발 앞서가

KIA 타이거즈 이의리

말 그대로 으리으리하다. 마운드에 선 새내기 좌완 투수가 상대 타선에 주눅 들지 않고 배짱 있게 공을 던진다. 신들린 투수의 투구에 타자들은 헛스윙으로 연방 ‘선풍기’만 돌린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괴물 루키’ 이의리(19)의 얘기다.

KIA의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어갈 이의리가 올시즌 완벽투를 펼치며 프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이의리는 지난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탈삼진 10개를 솎아내며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4번째 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이의리는 앞선 3번의 등판에서도 모두 3실점 이하로 막았지만, 불펜과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이의리는 투구 수 85개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를 59개 꽂아 넣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를 찍었다.

빠른 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4개 구종으로 무장한 이의리는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한화 타선을 시종 삼진 처리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의리는 1회 2사 후 노시환부터 3회 2사 때 박정현까지 6타자 연속 삼진을 잡는 등 탈삼진을 10개나 뽑았다. 특히 하주석을 제외한 한화 선발 전원에게 삼진을 잡아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고졸 신인 역대 최초 선발타자 전원 탈삼진이라는 진기록을 세울 수도 있었다.

KIA 이의리가 프로데뷔 첫 승 공을 들어보이고 있다. /KIA 제공

이의리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첫 승을 거둔 게 아직 실감 나지 않고 얼떨떨하다”며 “그래도 잘 던졌을 때 첫 승을 거둬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의리는 신인왕 경쟁에서도 가장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이의리는 올해 신인 투수 중 가장 먼저 선발승을 거둔 것이다. 앞서 올해 데뷔한 10개 구단 신인 투수 중 KIA 이승재와 장민기가 구원승을 따낸 바 있다.

이의리와 함께 빅3로 꼽힌 김진욱(롯데 자이언츠)과 장재영(키움 히어로즈)은 아직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만약 이의리가 이들을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한다면 1985년 이순철 이후 36년 만이다.

이에 대해 이의리는 “계속 열심히 해서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며 “올림픽에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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