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염원 예술로 연대와 지지 나선다
광주정신 메이홀·전남대박물관
‘망고나무숲~’·‘위드 미얀마’
특별전 내달 7일까지 연이어 개최
미얀마 작가와 한국미술가 연대
국가폭력 상흔 다룬 회화 작품 선봬

미얀마 작가의 ‘절대 포기 하지마’

동남아시아 위치한 미얀마는 열대과일 ‘망고’ 주산지다. 미얀마의 망고나무 숲들이 바람에 일제히 흔들리고 있다. 아일랜드 자유와 독립을 이끌었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 있었다면 남쪽 나라 미얀마에는 군부에 저항하며 자유와 민주를 바라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민주화를 바라는 미얀마 국민들의 열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평화적으로 시작된 미얀마 민주화운동은 계속되는 폭력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기 시작하는 국면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700여명이 사망했고 3천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군부에 의해 구금돼 있다. 마치 1980년 5월 광주를 보는 듯 하다. 1980년 광주와 놀랍도록 닮아 있는 오늘날의 미얀마를, 광주가 결코 좌시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고, 미얀마 민주화에 대해 미술로 연대와 지지하는 전시가 잇따라 열려 관심을 모은다.

매년 5월 5·18을 기념하는 오월전을 열어온 시민자생문화공간 광주정신 메이홀(동구 문화전당로 23번길)이 올해는 특별한 오월전시를 기획했다. 군부에 저항하며 자유와 민주를 바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얀마를 기억하고 연대하는 전시다.

오는 7일까지 관람객들을 만나는 이번 전시는 ‘망고나무숲을 흔드는 불바람’ 타이틀로 미얀마 저항미술을 선보인다. 전시는 메이홀과 국제시각문화예술협회가 공동 주관하고 미얀마 광주연대 등 여러 단체가 함께 힘을 모았다.

미야만 작가의 ‘흘라잉타야에서의 피투성이의 날’

전시에는 미얀마작가들의 작품 30점과 6개국 예술가 7점이 전시된다. 미얀마의 칠순이 넘은 원로 작가에서부터 젊은 작가들까지 30여명이 참상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용기있게 붓을 들었다. 신분 노출의 위험 때문에 작가들의 이름을 밝히지 못한채 전시장에 걸릴 그림들은 그 사실만으로도 이 작품들에 담긴 의미가 얼마나 절박한 지 알 수 있다.

미얀마의 ‘리얼리즘 저항미술’을 한국에서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들은 생생한 투쟁의 현장을 화폭에 담고,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이들의 모습을 그려나갔다. 미래의 주인이 될 아이들의 환한 미소와 슬픈 얼굴은 관람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해준다.

이어 10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는 전남대학교 용봉관 2층 대학역사관에서 미얀마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민주화 지지 연대전시회 ‘위드 미얀마’(with myanmar)가 열린다. 전시는 한국작가들이 미얀마예술가들과 함께 연대해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5월 광주정신을 이어가는 특별전시로 진행된다.
 

‘우리의 영웅’ 작품.

전시에는 앞서 열리는 메이홀 전시 참여작가를 비롯 국내 작가 43명 등 총 100점의 작품이 내걸린다.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모두 평면 회화로, 대부분 국가폭력에 대한 상흔, 민주화와 평화에 대한 열망 등을 다룬 저항미술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핵심 거점이었던 전남대학교에서 열려 의미가 남다르다. 전남대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발발지로서 80년대 민주열사들의 기념비와 자료가 보관된 곳이다.

미얀마 작가 일동은 전시를 준비중인 전남대 측에 편지를 보내 “미얀마 국민과 예술인을 응원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우리는 최근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도록 가능한 노력을 다 하고 있다. 우리는 미얀마에 좋은 미래가 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정금희 전남대 박물관장은 “1980년 전남대에서 시작된 민주주의의 행렬이 머나먼 타국에서 희망의 메시지가 되어 회귀한다는 점은 참으로 상징적”이라며 “많은 분들께 이번 전시가 미얀마의 아픔과 상처에 공감하고 분노함과 동시에 응원하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미얀마에 평화와 민주주의가 찾아오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