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새 등 통해 반어적으로 드러난 사회적 혼란
꼭 봐야할 GB 예술감독 추천 작품 17
▶아르피타 싱 作 ‘아마도 나의 어머니’

아르피타 싱 作 ‘아마도 나의 어머니’

인도의 삽화 전통을 압시하는 아르피타 싱의 ‘아마도 나의 어머니’는 전설 속에서 환기되는 사건의 순환과 대중적이고 신성한 운문의 반복되는 후렴구를 창의적인 에너지로 중계한다.

그의 작품들은 소우주를 관통하는 통로를 만들어내며, 전복적 어조의 제의 구조, 집단적 현실을 목격하는 양태로서의 신화학, 정치적 잔혹성의 반어적 해석, 주관적인 진실을 전달한다. 작가의 무수한 우화들은 심리 상태에 기반을 두며 약함과 강함, 절망을 감각하는 신체적 증언의 직접성에서 나오는 서사를 만들어 낸다.

특히 영어와 데바나가리로 쓰인 시간·숫자·글자 배열은 그의 회화 배경으로 자주 흘러들어와 예술가의 도구 모음에 통합된 문학 자료로서 시각적인 스토리텔링, 민속, 뉴스, 헤드라인을 엮는 방법을 보여준다.

그의 남편 역시 예술가인데 1984년 인도 델리에서 일어난 시크 학살과 인디라 간디 정권이 선포한 국가 비상사태(1975~1977)기간 동안의 사회적 혼란과 검열을 경험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에서 나온 연대기들은 작가의 작품을 통해 들쭉날쭉하고 위협적인 분위기의 초현실주의적 형상들로 등장한다.

작품 ‘아마도 나의 어머니’ 속에 등장하는 제복을 입고 무기를 찬 남성들을 비롯해 꽃 모티브, 새 캐릭터의 권력 다툼은 이러한 악몽의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