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남도 특산품’ 화려한 변신은 무죄
1차 농산물서 벗어나 2차 가공품으로 영역 확대
순천 고들빼기 화장품으로 재탄생 ‘인기’
곡성 토란은 빵·유자는 쿠키로 대변신
해외 수출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한 몫’
“끊임없는 기술개발 지원 필요” 지적도

전남농업기술원 소속 한 연구원이 지역 특산품을 이용한 가공제품 개발 연구에 나서고 있다. /전남농기원 제공

‘먹거리 1번지’ 전남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지역 특산품들이 화려한 변신을 꿈꾸고 있다. 김·쌀·배추·고구마 등 1차원적 생산품이란 단조로움을 탈피하고 화장품, 빵 등 새로운 2차 가공 제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지역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활성화 및 식품 R&D 분야 발전 등 신성장 동력으로 급부상 중이다. 미래 경제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란 전망이다.

◇변화 넘어 혁신

최근 순천 대표 특산품 중 하나인 고들빼기가 화장품(고들화장품)으로 개발돼 화제를 모았다. 순천시는 전국 고들빼기 생산량의 45%를 점유할 만큼 독보적인 생산지역이다.

순천시와 순천천영물의약소재개발연구센터가 2년간 공동으로 투자 연구해 만든 고들화장품은 고들빼기 추출물 속 유효성분을 그대로 함유, 피부재생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국 재배량의 70%를 차지하는 곡성 토란은 빵으로의 변신을 마쳤다. 토란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칼륨, 인 등 무기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나 변비에 좋다. 지난 2017년 출시된 곡성 토란빵은 머핀, 앙금빵, 쿠키 등 다양한 간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은 최근 지역 유자를 이용한 ‘수출용 샌드쿠키 개발’에 본격 나섰다. 쿠키 부분에는 유자 건조분말을 사용해 고유의 천연향이 잘 발현되도록 했고, 샌드크림 부분에는 유자 분말과 청을 혼합해 쿠키 굽는 과정에서 손실될 수 있는 비타민C가 유지되도록 배합비와 제조공정을 조절했다.

◇지역 소개 마케팅 활용

신안군은 최근 관광협의회, ㈜디저트픽코리아 카페보라와 보라색 디저트 유통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주요내용으로는 카페보라의 노하우로 만든 자색고구마 디저트를 보랏빛을 대표하는 신안 퍼플섬에 유통해 관광의 꽃 ‘음식산업’에서도 컬러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군은 지역 농산물 소비를 통한 주민소득향상과 상생발전을 위해 자색 비트 등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해남군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역 대표 특산물인 고구마 및 배추를 전략 상품으로 육성에 나섰다. 군은 고구마를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해남고구마산업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2025년까지 297억여원을 투입, 생산과 유통, 가공에 이르는 총 26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 설립될 해남고구마연구소는 외래종 고구마를 대체할 해남 특화의 우량품종을 개발하고, 기상재해와 병해충으로 인한 품질 저하에 대처하는 안정적인 생산기술 연구, 가공 상품의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 남대문마켓에 입점한 ‘쌀귀리 선식’ 진열 모습. /강진군 제공

◇수출로 경제 부흥

지역 특산품의 변신은 또다른 한류의 한 분야로 성장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작지만 꾸준한 해외수출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강진 남도농산에서 쌀귀리를 주원료로 제조한 가공식품(선식)이 미국 애틀란타 남대문 마켓에 입점뒤 16일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했다. 바쁜 일상에서 간편하게 영양을 보충할수 있는 쌀귀리 선식은 뛰어난 맛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예방, 치매 예방, 피부미용 등 건강에도 탁월하다고 알려지면서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내수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세계시장에 진출한 남도농산은 쌀귀리 선식 1천200박스를 미국에 수출했다. 현재 쌀귀리 선식은 1박스에 8.99달러(약 1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시장 반응에 따라 수출량을 늘려 미국 전역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전남 고흥군 대표 특산품인 유자청도 최근 체코의 글로벌 맥주회사 필스너의 신규제품인 유자맥주의 원료로 수출길에 올랐다. 유자차의 원료인 유자청 형태로 수출은 올해 처음으로 고흥유자 수출품목 다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흥유자 체코 수출은 2019년 8월 유럽 판촉행사와 함께 수출협약을 맺은 이후 가파르게 성장해 협약 이전인 2018년 7t에서 2020년 53t으로 약 8배 늘었다. 올해는 5월까지 106t을 수출해 연말까지 220t이 수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진 특산품 아스파라거스는 지난해부터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대비 2.7배 증가한 4t 물량을 수출하기로 계획하고 있다. 그만큼 해외에서도 강진 아스파라거스의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강진 아스파라거스는 10월 중순까지 수확하며, 4~5월 사이 수확량이 가장 많다. 올해 1월께 구례 매실은 최근 중국 시장에 첫 수출을 하며 명함을 내밀었고 강진 레드향도 말레이시아 수출길에 올랐다.

이처럼 최근 특산품을 활용한 가공시장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농촌 및 농업환경 변화에 맞서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전남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히 식량의 확보와 생산량 증대에만 힘을 쏟았다면 현재는 이를 가공해 새로운 형태의 산업으로 확장하는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기술개발을 위한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지원정책도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결과론적으로 이는 미래 농산업이 가야할 방향이기도 하다”고 조언했다.
중·서부취재본부/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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