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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청년들, 혹 ‘집장’을 아시는가. 40~50대 ‘청춘’들은 금세 어머니가 생각나고 고향집 뒤안과 대청마루가 떠오른다. 청국장과 된장, 고추장과 인척 관계 정도로 알고 있으면 80점 정도. 전라도 토종 음식이다. 메주를 띄워 말린 뒤 곱게 빻아서 고춧가루와 함께 찰밥에 버무린다. 다음, 가지나 무, 풋고추 따위를 소금에 절여 넣는다. 맛은 글쎄 먹어봐야한다. 즙장이라고도 한다. 이렇듯 토종음식을 전통방식으로 내놓는 집이 있다. 광주시 화정동 추선회관 건너편 ‘조선한정식’(대표 김은숙). 한정식집이다. 갈치·병어조림과 구이, 삼합과 보쌈, 청국장정식, 조선비빔밥, 김치찌개 등 가족나들이에 제격인 메뉴도 준비돼 있다. 주문한 것은 갈치구이. 알맞게 구이를 하려면 대략 15분 남짓 기다려야 할 판이다. 이 15분간이 자연을 닮은‘조선한정식’의 진가를 확인할수 있는 시간이다. 밑반찬으로 보거나 먹기엔 여느 식당과 차이가 많다. #그림1중앙# 우선 ‘밀자반’. 우리 통밀과 팥, 콩을 삶아 내놨다. 젓가락보다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된다. 심심한 맛이다. 지지끈 지지끈 씹혔다. 단백질과 섬유질이 많이 들어있다. 여러차례 씹어도 팥의 껍질이 남았다. 어금니를 ‘왼짝 오른짝 왼짝 오른짝’좌우로 틀며 부지런히 놀릴수밖에. 물에 2~3시간 불린뒤 솥에서 삶았다. 약간 소금을 뿌려 심심함을 덜어냈다. 시나브로 저며오는 단내가 입안을 돌아다녔다. 다음은 청국장콩과 깨목장, 토하젓 세트. 함께 나온 밥에 청국장콩을 반숟가락 떠 비볐다. 자극적인 맛은 고추와 간장 탓. 콩을 씹었다. 깨목장은 조선장에 깻묵을 으깨고 풋마늘을 갈아만들었다. 간간한 맛이 스몄다. 땀이 났다. 청국장을 떠먹었다. 100% 국산콩으로 만든 청국장이다. 청국장의 육수는 파뿌리와 다시마, 디포리 따위로 만들었다. 여기에 버섯과 각종 야채를 썰어넣었다. 자칫 텁텁할수 있을텐데 왠걸 담백했다. 밥상이 약상이었다. ‘집장’이 눈에 띄었다. 반드시 매년 음력 7월에 띄운 메주가 재료다. 예로부터 온기와 습기가 적당한 때라 놓치면 안된다고 주인이 귀띔했다. 우리밀과 우리콩, 우리 찹쌀로 버무렸다. 집장을 반숟갈 떠 밥 한쪽에 살짝 비볐다. 청국장콩 비빔보다 삭은 맛이 더 했다. 청국장 국물을 다시 한 번 더 떴다. ‘반지’로 불리는 김치는 나주지방에서 양반네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다. 어린이들이 먹기좋게 매운 맛을 줄이고 새콤한 맛을 더 냈다. 김치는 실갈치와 멸치젓갈을 직접 담아 담갔고 마늘과 생강, 고추를 듬뿍 넣었다. 여기에다 홍갓은 사큼한 맛을, 물열무김치는 시원한 맛을 선사했다. 모두 천연양념으로만 조리했다. 이러는 사이 갈치구이가 나왔다. 갈치 특유의 고소한 내음이 코를 찔렀고 군데군데 탄 곳이 눈에 들어왔다. 칼집을 낸 두툼한 갈치 속살이 방심을 하고 있었다. 젓가락들이 가만 있을리 없다. 스억, 일합(一合). 베었다. 혓바닥에 닿은 왕소금에 놀랐다. 지난 삼복더위에 간수를 뺀 것이다. 불순물이 빠졌다. 덜어낸 살점을 밥위에 얹었다. 젓가락으로 살짝 들어 먹었다. 몇차례 먹어도 갈치구이 맛은 여전했다. 광주를 찾은 친구가 즐거워했다. ‘네가 기뻐하니 나도 행복하다’. ‘조선한정식’갈치병어조림과 구이는 1인분에 1만3천원, 삼합은 3만원, 보쌈은 2만5천원이다. 청국장정식은 7천원 조선비빔밥은 8천원이다. 이제껏 얘기한 반찬은 물론 함께 다 나온다. (문의, 365-6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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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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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전‘밀자반’허기 달래기에 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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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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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낙지구이 송학낙지회관의 낙지구이, 돼지갈비를 뜯듯 아래쪽을 잡고 뜯으면 된다. 산낙지를 구웠기 때문에 싱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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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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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다, 땅이 맞닿아 있는 곳, 항구. 목포에 이르렀다. 하당 신도심 목포시교육청을 정면에 두고 오른쪽 옆길을 돌았더니 식당이 여러곳이다. ‘송학낙지회관’(대표 정영초). 신도심이 조성되면서 주인 정영초씨가 차렸다. 서남권 먹거리중 두번째가라면 서러워할 낙지가 주재료다. 송학낙지회관은 반드시 살아있는 낙지로만 요리한다. 상에 오른 것은 낙지구이. 낙지를 살짝 데친다. 나무젓가락 한쌍을 충분히 활용한다. 먼저 나무젓가락을 대가리 틈으로 들이민다. 이어 남은 젓가락 하나로 대가리에 붙여 둘둘 만다. 이렇게 꺼끌꺼끌한 나무젓가락의 특성을 활용하면서 구이는 준비된다. 다음은 가정에서 계란프라이를 하듯 프란이팬에 간단히 기름을 두르고 구우면 된다. 회백색의 낙지가 먹음직스럽게 붉은 빛을 띠면 제대로 구운 것이다. 여기에 마늘과 고추, 야채 등을 적당히 넣고 양념을 치면 요리 끝이다. 이제는 뜯는 순서. 마치 돼지갈비를 뜯듯, 꼬리쪽 나무젓가락을 잡고 잘 익은 낙지대가리를 우두둑 뜯었다. 짭쪼름한 기운이 들어왔다. 익혔다지만 대가리와 몸통의 질긴 끈은 제대로 한번 더 물어서야 끊어졌다. 산낙지를 데치고 구웠기 때문에 대가리속이 그대로 들어있다. 조근조근 아래로 뜯고 씹었다. 간혹 듬뿍 집어넣은 마늘향이 전해왔다. ‘입맛이 만만치 않은 ’회사원들이나 공직자들이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구이 1마리당 5천원이지만 구미에 딱 맞다. 송학낙지회관의 낙지는 모두 신안 압해도 성공리에서 직접 공급받는다. 낙지초무침이 된장국과 함께 상에 올랐다. 구이와 마찬가지다. 살짝 데친 낙지를 준비하고 관건인 초를 무친다. 사과식초와 일반식초를 절묘하게 배합, 맛을 냈다. 여기에 고추장과 설탕, 미나리, 오이, 양파, 당근 따위를 썰어넣었다. 대가리를 덥석 물었다. 작게 보이던 것이 막상 들어오면 크다. 입을 앙다물고 행동에 옮겼다. 몽글몽글한 대가리를 으득으득 씹었다. 짠 맛이 느껴지지만 힘있게 씹었다. 낙지는 그렇게 먹는게 원칙이다. 입이 좀 작아도 도전해야 옳다. 짠 맛이 부지런한 입놀림에 어느새 부드럽게 변했다. 몸통은 덜 짜다. 금방 부드러워졌다. 송학낙지회관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구이 뜯는 맛과 초무침을 잊지못해 찾는다고 주인 정씨가 말했다. 된장에 찍어 먹어도 괜찮다. 함께 상에 오른 갈치젓과 토하, 밴댕이, 깡달이젓갈 따위와 부추무침, 고사리무침, 녹두나물, 미역무침, 취나물, 묵은 지 등 10가지가 남은 반찬과 어울려 먹어도 더할나위 없다. 식사는 먹다남은 초무침의 각종 야채들과 양념국물을 대접에 옮긴 다음 참기름을 두어방울 떨어뜨린다. 젓가락으로 비비고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된다. 미나리가 ‘으석’하고 씹히고 우연히 함께 따라온 낙지 다리가 맛있다. 고추와 초 때문에 매운 맛이 두배다. 싱싱하고도 시원한 밑반찬들이 맛을 더했다. 연포탕은 멸치국물을 적당히 우려냈다. 너무 오랫동안 끓이면 쓴맛이 나기 때문에 시간조절이 필수다. 대추와 팽이버섯, 쪽파, 당근 따위를 넣고 끓였다. 한 끼 식사와 속풀이로 거뜬하다. 송학낙지회관은 1인분 기준 연포탕과 초무침, 볶음이 각각 1만2천원이다. 구이와 세발낙지, 산낙지다짐, 낙지데침은 그때그때 시세대로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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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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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8월말 볕이 좋았다. 중부전선.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지경리. 전방 철책사단 소속 모 대대 중화기중대원 7명이 수색조로 명을 받았다. 고향이 곡성인 지모 병장이 수색분대장이다. 장비를 점검했다. 척척 개인화기의 작동과 탁탁 타닥 분대화기인 M60 기관총, 칙 치이익 P77무전기로 대대 상황실 CP와 교신을 확인했다. 분대장이 점심을 대체할 전투식량을 체크했다. 동시에 천모 상병에게 특별히 ‘고추장’을 꼭 챙기라고 일렀다. 고추장은 방독면에 넣었다. 일렬로 000고지를 향했다. 산악 보급로를 따라 전진하다 분대장이 자신을 1조, 천상병을 2조 임시조장으로 정해, 2개팀으로 나눴다. 점심은 000고지 콘크리트 교통호 벙커에서 하기로 했다. 듬성듬성 소나무에 낮은 키의 떡갈나무가 지천. 신록은 더해갔다. 계곡을 따라 고지로 거슬러 오르자 그늘이 촘촘해졌다. 수색대원들은 눈과 귀를 집중했다. 분대장은 달랐다. 코를 내밀었다. 순간 “야 느그들 무슨 냄새 않나냐”, “글쎄 말입니다”, “아니 저 향긋한 냄새가 안난다고”. 분대장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20여m쯤 더 올랐을까. 탁 꺽은 소나무 가지로 조심스레 흙을 고르더니 도라지 비슷하게 생긴 뿌리를 흔들었다. 철철철. 소리가 났다. “봐라 요거이 더덕이다. 냄새가 안 진허냐”. 점심때 일병 밑으로는 냄새만 맡고, 지병장과 천상병은 고추장에 찍어먹었다. 더덕과의 첫 만남은 그렇게 다가왔다. 사삼, 백삼이라고도 불리는 더덕은 뿌리를 먹는다. 생약의 사삼은 뿌리를 말린 것이며 한방에서는 치열, 거담, 폐열 제거 등에 사용할 정도로 약재로서의 효능 또한 뛰어나다. 그래서 향이 진한가 싶다. 더덕요리 전문점이 광주 봉선동에 문을 열었다. ‘안채’(대표 전호현). ‘안채’는 청정지역인 전북 진안 해발 400m 마이산 자락에서 재배한 무농약 3년근 더덕만을 고집한다. 여기에 마이산 지하 740m 청정 암반수로 재래식으로 빚은 육수를 쓴다. 더덕물냉면과 비빔냉면, 더덕 칼국수와 손만두, 얇게 저민 더덕을 충분히 넣은 오리구이와 오리전골이 메뉴다. 먼저 오리구이. 밑반찬이 우선 빽빽히 들어찼다. 양파절임을 비롯해 파무침, 물김치, 통마늘 장아찌, 미나리무침, 야채부침개, 감자케이크 따위에 기름뺀 오리껍질볶음이 올랐다. 오리껍질볶음은 된장을 넣고 5분이상 포옥 끓여 기름을 뺀 뒤 다진 양념을 넣고 뽀작뽀작 볶았다. 오족오족 씹히는 맛이 색다르다. 토하젓과 황석어젓, 명란젓, 바지락젓, 집장젓갈 등도 자리를 꿰찼다. 밑반찬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다. 특히 양상치 드래싱은 시원한 맛을 뽐냈다. 마요네즈와 토마토케찹, 식초, 레몬, 피클 등을 갈아 넣은뒤 방울토마토, 양상치, 적채, 양파를 썰었다. 혀끝부터 깊숙한 곳까지 훤해졌다. 먹기좋게 잘게 썬 오리살점들이 익었다. 따뜻한 기운에 폭실한 맛이 났다. 썰어나온 더덕은 살짝만 익혀 씹었다. 섬유질이다. 으석으석 씹었다. 소금기름장에 묻혀 먹었다. 오리살점은 ‘안채’가 만든 더덕즙에 적셨다. 상쾌한 맛에 약간 차가운 온도가 입안을 깔끔하게 했다. 두어점을 즙에 적셔뒀다. 고기를 먹다보면 생각나는 된장찌개는 재첩국이 대신했다. 된장을 풀었다. 이어 청양고추를 간 뒤 채를 걸러 깨끗하게 구성했다. 여기에 맑은 육수에 쇠고기다시다, 쪽파를 썰어넣었다. 불조절과 각 양념간의 배합이 절대미각을 자극하도록 만들었다. 속이 확 풀렸다. 오리전골은 육수가 일품이다. 오리 20마리에다 황기 소주 반병분을 넣고 팍 끓인뒤 첫 물을 버린다. 이어 남은 뼈에 생강 등을 넣고 센불로 6시간동안 끓인뒤 3시간을 식혔다가 다시 6시간을 곤다. 이어 다시 6시간동안 얕은 불로 고면 6마리 분량의 육수가 나온다. 이런 육수에 고기는 따로 삶아 기름을 빼고 된장을 푼 육수에 넣는다. 들깻가루 두숟갈, 고추 양념장 두숟갈, 고추씨 볶아서 간 것 한 숟갈, 후추 약간, 콩가루 약간, 여기에 양념고추와 생강, 마늘을 넣는다. 야채는 콩나물과 미나리, 호박, 당근, 팽이버섯, 파, 양파가 동원되고 더덕이 등장한다. 이로써 전골요리는 완성된다. 끓일수록 국물은 졸아들지만 시원하고 영양 만점이다. 더덕을 먼저 건져먹고 미나리와 콩나물 순으로 맛을 보면 된다. 더덕 향은 그대로 쌉쓰름하다. 육수에 칼국수나 공기를 시켜 먹어도 괜찮다. 국물이 진해 몇번 떠먹다보면 저도 모르게 ‘꺼 어억’민망한 소리가 난다. 나쁜 ‘트림’이 아니다. ‘잘 먹었다’는 즉각 반응이다. 점차 바특해진 국물 아래로 야채육수와 오리육수가 완벽하게 스민 오리살점들이 남았다. 조절을 하고 먹을 걸 잠시 후회가 밀려들었다. ‘안채’은 더덕물냉면과 비빔냉면은 더덕을 갈아 버무린뒤 냉면을 만들었다. 향은 물냉면이 비빔냉면보다 강하다. 더덕칼국수는 디포리와 바지락 해물육수를 합해 내놓는다. 담백한 맛에 든든하다. 냉면은 5천원이고 칼국수와 손만두는 4천원이다. (문의 예약, 653-0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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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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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이 붉어 식욕을 돋운다. 사진엔 없지만 피조갯살과 함께 ‘국물’이 나온다. 건강에 이롭다니 마셔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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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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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가 부족하면 가볼 데가 있다. 두말할 것 없이 시장이다. 수산물시장이면 더욱 좋다. 펄떡펄떡 활어통을 박차고 나오려는 힘센 놈이 눈에 띈다. 은근 슬쩍 주인의 그물을 피하기도 한다. 빙그레 미소를 던졌다. 광주 남광주시장내 득량집과 청경수산 사잇길로 들어섰다. 선술집 새벽시장을 감아돌았더니 ‘영남집’(대표 박영남)이다. 탁자 서너개. 쌓아놓은 맥주와 소주상자, 여기에 막걸리상자까지. 방으로 들어갔다. ‘뽀시시한’피부를 자랑하는 주류업체 달력속 미인, 구식 텔레비전, 개어 놓은 이불, 두루마리 화장지 더미, 자질구레한 살림을 한꺼번에 정리해 버린 찬장. 시장통 식당의 진면목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테이블은 두개. ‘영남집’의 메뉴는 생선매운탕을 비롯해 생태탕, 전어와 병치 조림, ‘응가집’, 뼈없는 닭발, 메기구이, 낙지볶음, 각종 회무침 따위이다. 여기에다 팥죽과 수제비 등 손으로 할수 있는 모든 음식이 가능하다. #그림1중앙# “스테미나가 부족해 힘 좀 받으러 왔다”고 했더니 즉시 ‘피조개’를 권했다. 시켰다. 밑반찬으로 싱싱한 봄나물과 함께 꼬막무침과 브르커리, 파무침, 미나리, 게장 등이 먼저 나왔다. 모습을 드러낸‘피조개’. 조개껍데기에 한줌 가득 들었다. 흥건하진 않았지만 무릇 붉었다. 조갯살은 조개껍데기에 썰어서 양념없이 고스란히 얹었다. 참깨를 조금 뿌렸다. 그리고 ‘국물’. 납작한 접시에 담겼다. 선홍빛이다. 실은 핏물이다. 표현하기에 ‘좀 뭐하지만, 어쩌랴 핏물인 걸’. 조개생살을 집었다. 미끈거리는 점액질. 젓가락질이 수월치 않았다. 새끼손가락으로 약지를 받치고 검지와 중지 사이 젓가락에 힘을 줬다. 작지않은 크기의 한 점. 입안에 들어왔다. 와득와득. 전복을 씹을 때와 비슷한 느낌. 미끄러지듯 들어온 그것을 서너차례 씹었다. 이젠 스걱스걱. 짭쪼름한 맛보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살점을 씹고 있다는 기분이 먼저 들었다. 핏기가 군데군데 있는 것이 식욕을 돋웠다. ‘18세 이하 미성년’은 보거나 먹기에 만만치 않은 음식이 분명하다. 조심스레 다가갔던 젓가락이 여지없이 생살을 집었다. 10여차례 이상 씹어야 달콤한 맛을 볼수 있다. 생살만 집어먹다 생살과 내장이 붙어있는 것을 먹었다. 쓴 맛은 아니었다. 생살보다 더 오묘한 맛이다. 미나리 무침으로 입안을 한번 걸렀다. 혹 비위가 약한 이들은 이렇게 피조개를 섭렵(涉獵)하면 괜찮다. 진흙이 살짝 묻은 조갯살, 건강에 이롭다니 꺼림칙하게 여길 이유가 없다. 껍데기에 남은 것은 ‘국물’. 입술을 껍데기에 살짝 걸쳤다. 쪼옥. 조금 짜다. 미나리 무침에 한번 더 손이 갔다. 승부를 걸 차례. 접시에 담긴 ‘그것’을 손봐야했다. 어느새 선홍빛은 가라앉아 있었다. 상층부는 맑았다. 젓가락으로 휘이휘이 저었다. 소금을 약간 타야 부담이 덜 간다고 주인이 귀띔했다. ‘첫 경험’은 언제나 두렵다. 접시를 들었다.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앞서 먹었던 것처럼 입술을 접시 끝자락에 걸쳤다. 애써 무심한 체 했다. 갯벌 내음이 코 끝에 다가왔다. 의식이 저도 모르게 깨어났다. 무슨 소용일까마는 귀를 막았다. 보다못한 주인이 또 나섰다. ‘이만한 음식값에 이런 약은 없제, 먹어본 사람은 밤이 좋다허데’. 마셨다. 힘이 솟았다. ‘영남집’ 피조개는 1㎏에 1만5천원이다. 4명이 와서 1㎏을 시켜 식사전 이렇게 나눠 먹으면 충분하다. 서로간 정이 돋는다. 여기에다 호기롭게 ‘밤’을 맞이할수 있다는 자신감은 무시할수 없는 덤이다. 식사는 생태탕. 시장통인 덕에 싱싱한 생태가 지천이다. 냄비가 크다. 흰 속살을 내보인 생태가 먹음직스럽다. 미나리와 팽이버섯, 무, 바지락, 미더덕 따위가 많이 들어갔다. 2인분인데 서너명이 먹어도 충분한 양이다. 밥도 농협쌀로 지어 찰지고 맛있다. 밥 대신 손수제비를 시켜도 좋다. 수제비는 주인 박영남씨가 직접 손으로 뚝 뚝 떼어 만들었다. 육수는 바지락과 다시마를 함께 푹 끓여 만들었다. 여기에 감자와 바지락, 호박, 파 등을 숭숭 썰어 넣었다. 맛이야 ‘두말 하면 숨가쁘다’. 주인 박씨는 “그냥 맛있게, 최선을 다해 메뉴를 만들고 있다”면서 “혹 손님들이 원하는 메뉴가 있다면 즉시 재료를 구입해 내놓는다”고 영업방침을 말했다. 하여간 시장을 왔다가면 힘이 난다. (예약, 232-1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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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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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낙지비빔밥 낙지비빔밥. 산낙지를 바로 데쳐 맛이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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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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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그런 쇠판으로 된 불판이 아니었다. 자연석이었다. 인체에 해로울 것이 없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 광주 상무지구 유촌초교 인근 음식타운에 있는 ‘유가촌 복돼지’(대표 유황수)의 첫번째 특징이다. 삼겹살과 오겹살이 주메뉴다. 불판이 기울었다. 약 7도정도. 기름이 잘빠지도록. 여느 삼겹살집은 보통 양파놓고 고기 굽다 마늘을 넣어 먹지만 ‘유가촌 복돼지’는 애초부터 세팅을 한다. 우선 위쪽에 새송이와 양파를 놓는다. 가운데는 두툼하고 큼지막하게 썬 오겹살이나 삼겹살. 그 사이에 마늘을 넣은 다음 아래로는 두부와 김치, 콩나물을 놓았다. 불판의 뜨거움 정도에 따라 절묘하게 배치했다. 왕소금을 삼겹살에 흩뿌렸다. 불판이 열을 받기 시작했다. 고기를 빨리 익힐 심산(心算)이다. 3분여가 지나면서 삼겹살이 반응을 보였다. 뽀작뽀작 뽀자작. 불판에 뿌려졌던 왕소금이 토도독 튀었다. 5분여는 그냥 두는게 낫다. 애면글면 애쓸 필요없다. 삼겹살의 기름이 슬며시 배어나오고 기름이 자르륵 흘러 내리도록 하면된다. 자연스레 두부와 김치, 콩나물에 기름이 스민다. 볶음김치와 볶음콩나물이 된다. 두부김치는 말할 것도 없다. 식사대용에 술안주까지 ‘일석이조’다. 이때쯤 뒤집으면 딱 맞춤이다. 한창 달궈진 불판에 생삼겹이 살을 댔다. 처음 구울때 은근했던 불판과 사뭇 대조적인 소리가 났다. 치지직 치지직. 연기가 피어올랐다. 노릇노릇 익었다. 종업원이 싹둑싹둑 가위질을 했다. 김치도 익었다. 콩나물도 마찬가지. 불을 달랬다. 온기를 품은 자연석 불판이 쇠판과 다른 점이다. 탈 것 같은 살점부터 집었다. 삼겹살은 뭐니뭐니해도 약간 타야 제맛인데. 초장을 친 파저리와 함께 먹었다. 두꺼운 삼겹살과 대파 향이 어울렸다. ‘마주앉은 그’가 콩나물과 김치를 이리저리 섞었다. 김치로 고기를 싸서 먹었다. 김치는 아삭, 고기는 지끈 십혔다. 김치는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까나리젓과 새우젓을 듬뿍 넣었다. 땅속에 한참을 묻어둔 까닭에 은근한 맛이 들었다. 이번엔 콩나물과 김치, 삼겹살을 함께 했다. 알맞게 익은 콩나물은 부드러웠다. 김치로 두부를 쌌다. 다름아닌 두부김치. 매콤해진 김치와 단백질 덩어리인 두부는 궁합이 맞다. 버릴 것이 없다. 여기에 살짝 익힌 마늘과 새송이를 얹으면 두말할 것도 없다. 김치와 콩나물이 떨어지면 더 달라고 하면 된다. 더 준다. 볶는 재미도 ‘솔찬하다’. 두부김치는 된장과 어울려 먹어도 색다른 맛이 난다. 다음은 쌈차례. 음식은 원래 차가운 것 부터 뜨거운 것, 심심한 것 부터 자극이 있는 것으로 먹어야 혀가 놀라지 않고 음미하지만 ‘유가촌 복돼지’는 워낙 삼겹살과 김치, 콩나물의 ‘조화’가 완벽해 먼저 맛을 볼수 밖에 없다. 쌈 야채는 상추와 깻잎, 다청채, 당귀, 쌈추, 케일, 고추, 적겨자 등이다. 두세개씩 받치고 고기를 양껏 올려 먹으면 된다. ‘유가촌 복돼지’쌈 야채중 단연 으뜸은 당귀잎이다. 집을 때 짐짓 향을 내뿜었다. 고기를 싸고 입으로 가져갔다. 강한 향이 코 안을 헤집었다. 약이려니 생각했다. 두어번 더 쌈을 하면 향에 매료된다. 쌈에는 된장뚝배기가 빠질수 없다. 된장뚝배기 육수는 다시마와 파, 대파, 디포리 등을 넣고 두시간정도 끓였다. 여기에 된장을 풀고 새송이, 바지락, 호박, 양파 등을 넣었다. 텁텁함 대신 개운한 맛이 입안에 몰려 들었다. 돌판비빔밥 순서. 무채와 김, 계란, 상추를 넣고 고추장으로 버무렸다. 불판에 자박자박 눌러 뎁혔다. 한번씩 떠 먹을때마다 불판에서 익힌 김치와 함께 했다. 누룽지를 시켜도 탁월한 선택이다. 누룽지는 안주인 박미아씨가 밥으로 직접 만든다. 뜨거운 누룽지를 후우 분 다음 먹고, 밑반찬으로 나온 깍두기를 베어 물었다. 깍두기가 찼다. 뜨거움과 차가움의 극한 대치가 혀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흥분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배가 불렀어도 다 먹었다. 깍두기를 또 시켰다. 후식은 커피. 큰 방이 있어 단체모임도 가능하다. ‘유가촌 복돼지’메뉴는 돌판생삼겹살과 생목살, 오겹살이 1인분에 각각 7천원이다. 돼지갈비와 오리로스 역시 7천원. 여기에 돌판산낙지, 낙지비빔밥, 쌈밥, 다슬기탕. 불고기뚝배기탕 등이 있다. (문의, 382-0900, 011-607-9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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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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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 참꼬막. 깠더니 윤기가 자륵 흐른다. 침이 넘어간다. 깨를 살짝 뿌려 맛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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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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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大洋)의 길목, 한반도 남해안. 굽이굽이 돌아 만(灣)을 만들었다. 보성만과 순천만이다. 갯바람이 너울대더니 이윽고 봄이 눈짓을 했다. 건강한 갯벌이 바람을 나무랐다. ‘얌전히 굴어라, 좀’ 산들바람을 따라 벌교읍에 다다랐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 분단의 비극이 낳은 현장으로 표현됐던 곳. 당시 배경중 하나인 남도여관과 벌교초등학교 등이 남아있다. 일제강점기 수많은 왜인들이 거주한 탓에 집이나 상가들이 상당수 그대로다. 좁다란 읍내거리 중간에 꼬막정식집 ‘제일회관’(대표 신영철 정금자)이 있다. 꼬막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태백산맥’이 생각나고 태백산맥 하면 벌교 참꼬막이 떠오르는 것 어쩌면 당연한 일. 소설속 상상을 뒤로하고 ‘꼬막정식’을 주문했다. 접시에 가득 담긴 참꼬막. 그냥 데쳤다. 아무것도 넣지않았다. 찾는 이들의 주문과 동시에 바로 데쳤다. 살짝 틈을 보인 참꼬막을 손으로 집어 양 엄지로 힘조절을 했다. 떨꺽. 심지가 있는 쪽으로 참꼬막의 살들이 밀리고 양쪽으로 꼬막의 진한 국물이 적당히 나눠졌다. 왼쪽손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꼬막을 들고 입으로 가져갔다. 단번에 오륵. 짭쪼름한 맛이 먼저 다가왔다. 다시 한번 똑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오륵. 고기살은 약간 노릇노릇하다. 단백질과 비타민, 필수아미노산이 균형있게 들어있다. 특히 철분과 각종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어른들에게는 조혈강장제가 되고 저혈압에도 좋아 자주 먹으면 혈색이 좋아지는 효과를 볼수 있다. 물론 어린이들의 성장발육에도 좋을 수 밖에 없다. 살들이 크고 꽉 찼다. 열댓번을 씹어야 참꼬막의 참 맛을 느낄수 있다. 짭쪼름한 맛을 지나면 담백하면서도 약간 단 맛을 즐길수 있다. 수십개를 먹어도 소금기는 없다. 그래서 예로부터 관혼상제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꼬막이다. 약방의 감초처럼. 꼬막이 상에 오르지 않으면 선조들도 ‘너무 한 것 아니냐’며 후세를 힐난했다. 벌교 참꼬막은 코처럼 보이는 밑동에서부터 3분의 1 가량이 희고 나머지는 회색빛이다. 외국산은 오히려 흰 빛이 많다. 두서없이 까먹는 모습에 주인 신영철씨가 쇠젓가락을 이용한 ‘손쉬운 꼬막 까먹기’요령을 설명했다. 꼬막의 코 사이로 젓가락을 쑤욱 들이밀면서 탁 걸렸을때 좌우로 젓가락을 움직이면 꼬막은 어김없이 떨꺽, 하고 문을 연다는 것이다. 과연, 그랬다. 재미가 붙었다. 그러는 사이 꼬막부침개가 나왔다. 부침개는 참꼬막이 아닌 새꼬막으로 부쳤다. 살 크기는 참꼬막보다 적었다. 부침의 부드러움과 담백한 꼬막이 조화를 이뤘다. 새꼬막이 이류고 참꼬막을 일류라고 보면 된다. 새꼬막은 젯상에 오르지 못한다. 자격미달인 까닭이다. 맛으로는 괜찮다. 이어 밑반찬과 함께 꼬막회무침이 선을 보였다. 미나리가 눈에 띄고 시원한 초산맛이 코를 간지럽혔다. 초장과 고추장, 물엿 등에다 배를 갈아넣었다. 특히 손수 담근 고추장은 밀고추장이다. 밀을 쪄서 말린뒤 고추장으로 만들었다. 찰지다. 밑반찬은 새송이무침과 양념된 꼬막무침, 석화젓, 밴댕이젓, 게장, 우엉, 문저리젓 등이다. 여기에 꽃게장국이 함께 올랐다. 거품이 많이 이는 것은 꽃게의 키토산 성분때문이다. 막 떠먹으도 이롭다. 국물은 꽃게특유의 냄새를 뿌렸다. 밥은 간척지쌀로 지었다. 이렇게 푸짐한 덕분에 꼬막정식 3인분을 시키면 다섯명의 한끼는 거뜬하다. 특히 대접에 김가루를 뿌린후 밥과 회무침을 비벼 먹을땐 도무지 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다. 국물을 떠서 속을 다시 차린후 남김없이 비빔밥을 뚝딱 해치우면 된다. 이런 꼬막도 제철음식이어서 아쉽다. 추석 무렵부터 초봄때까지 음식이다. 5∼6월이 되면 산란을 위해 ‘살을 내리기’시작해 맛이 조금 떨어진다. 맛은 진달래와 벚꽃이 필 때부터 질 때까지가 가장 맛있다는 게 정설이다. 안주인 정금자씨는 “손님이 몰려 들어 예약은 받지 못하고 있지만 일단 찾아주시기만 하면 최선을 다해 모시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회관’은 고추장과 김치, 게장을 주문판매하고 있으며 여름철엔 짱뚱어탕과 장어탕, 서대회 등을 내놓는다. (문의, 061-857-1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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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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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애국. 애와 생보 릿잎이 어울렸다. 재래 된장을 많이 풀어 속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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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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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유난히 동장군 기세가 사납다. 끝을 보이다가도 다시 찬바람이 쌩쌩 분다. 다가오는 봄을 단단히 시샘하는 모양이다. 설핏 방심한 탓일까. 잠복 근무하던 고뿔이 독감에 이르렀다. ‘길어도 일주일 짧아도 일주일’이라 했다. 이럴때일수록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 광주 천변에 다양한 메뉴로 ‘제일 맛있게’ 음식을 내놓는 식당이 있다. ‘제일맛집’(대표 정여옥).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을 위해 점심시간에는 백반과 청국장, 생태탕 등을 3천500원만 받는다. 주메뉴는 홍어삼합과 찜, 한우곱창모듬구이, 생삼겹살 등이다. 식탁에 오른 것은 홍어삼합. 어느덧 대중화에 성공한 홍어삼합. ‘제일맛집’홍어는 남광주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가 삭혀놓은 홍어전문집에서 떼어온다. 보편적인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사큼한 맛이 적당히 들었다. 큼지막하게 썰었다. 초장에 살짝 찍었다. 코를 약간 싸하게 했다. 사름한 맛이 혀 양끝까지 번졌다. 김치는 영광서 직접 사온 새우젓으로 담갔다. 담백한 맛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 맞춤식 김치를 담근 것이다. 배추는 장성 본가에서 직접 재배했다. 지난 12월에 담갔다. 이제야 제 맛을 찾아가고 있다고 주인은 귀띔했다. 굵게 썰린 돼지고기, 생삼겹살이다. 각화동으로 납품하는 삼호축산에서 공급하는 것이다. 얼리지 않았다. 돼지고기는 삶는 과정이 제대로 돼야 부드럽다. 먼저 된장을 풀고 생강, 대파, 파, 청양고추, 양파, 마늘 등을 넣고 40여분간 푹 삶는다. 이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생삼겹이 익으면서 동시에 야채에 들어있던 다양한 성분이 생삼겹에 스며든다. 특히 재래된장은 ‘제일맛집’의 돼지고기 맛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이제 홍어, 묵은 지, 돼지살코기를 함께한 ‘삼합’을 한꺼번에 맛볼 차례. 홍어를 깔고 묵은 지와 돼지살코기를 올렸다. 큼지막했다. 한입으로 먹기엔 컸다. 그래도 시도. 우겨넣었다. 남보기에 어쩔까 싶었다. 주인이 그럴줄 알았다며 웃었다. “왜 그렇게 크게 썬줄 아십니까. 저희 집만 그런게 아니고요, 옛 어른들 특히 남자들이 홍어는 물론 돼지고기가 워낙 귀해 여성들은 못먹게 할려고 그렇게 했답니다. 여성들이 입을 크게 벌리면 흉이 되는 시대였으니까요.” 그가 이었다. “하지만 소화와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 때문인지 요즘은 여성들이 더 즐겨찾는 음식중 하나”라고 말했다. 홍어삼합은 동동주가 동반자다. 시큰한 동동주 한 잔을 들이키면 된다. 세월이 멈췄다. 두어점 더 먹었더니 이마에 송글, 방울이 맺혔다. 양만큼 배도 불렀다. 다음은 홍어애국. 싸한 냄새부터 풍겼다. 아무리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 몇 안되는 음식이다. 육수는 된장을 풀고 여기에 썬 묵은김치, 무, 양파, 대파, 청양고추 등을 넣고 끓였다. 많이 들어있는 홍어 애와 생보릿잎이 파트너십을 이뤘다. 홍어애는 싸득싸득 씹히고 보릿잎은 찌엄찌엄 씹혔다. 입안은 어느새 홍어애국 특유의 사큼한 맛으로 가득찼다. 곡성농협 황토쌀로 지은 밥을 애국에 한번 적셨다 떠 먹었다. 볼 안쪽에서 지끈거렸다. 밥알이 들어오자 반가움을 숨길수 없었다. 애와 보릿잎을 숟가락으로 계속 떠먹었다. 서너번에 한번꼴로 밥을 먹었다. 눈두덩이 이제서야 매웠다. 밑반찬은 파래무침과 멸치고추볶음 등이다. 주인 정씨가 직접 무치고 데쳤다. 좋은 재료와 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저희 가족들이 먹는 밥상을 차린다 생각하고 음식을 내놓는다”고 강조했다. ‘제일맛집’은 겨울 제철 음식으로 손꼽히는 매생이국도 팔고 있다. 6천원. ‘제일맛집’홍어삼합은 크고 작은 것이 각각 4만원, 3만원이다. 홍어회나 찜은 크고 작은 것이 각각 3만원과 2만원이다. 탕은 큰 것이 2만5천원, 작은 것이 2만원이다. 또 1인당 한우곱창모듬구이는 1만원, 한우곱창전골은 8천원. 생삼겹살은 6천원이다. 이밖에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청국장은 각각 5천원이다. (문의, 652-4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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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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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과 고추장 등을 풀어 색깔이 붉다. ‘만세’의 살점들이 보인다. 그대로 집어 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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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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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강산은 곱지않은 시선을 보낸다. 품 속에 안은 토종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꽤나 좋아한다. 식용으로 그만이기 때문이다. 황소개구리 얘기다. 산하에서 점점 보기가 어려운 토종개구리보다 최소 두배 이상의 크기와 몸무게를 내세운다. 어떤 놈은 5m가 넘는 뜀뛰기를 자랑한다. 사시사철 왕성한 식욕으로 토종 개구리나 치어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그러나,‘뛰는 뭐 위에 나는 뭐 있다’. 만고의 진리. 인간들이다. 거들먹거리던 ‘황소’들을 식탁위로 올리는 순발력과 명민함으로 무장했다.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원죄’때문에 포획은 불법이 아니다. 좋은 예가 광주 북구 은병원 뒤 ‘덕성식당’(대표 심한식). 황소개구리도리탕이다. 일명‘만세탕’. 도마위에 대(大)자로 누운 모습이 마치 만세를 부르고 있는 것과 비슷해 만세탕이다. 민물고기인지라 육수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생수를 끓이면서 ‘만세’를 넣는다. 생강과 마늘, 무, 파, 양파, 미나리 등을 넣는다. 여기에 고추장과 된장, 간장, 다진 양념장을 넣고 팔팔 끓인다. 자박자박 소리가 날때까지 끓여야 한다. 큰 냄비에 이날따라 살점들이 옹글옹글 보일 정도로 ‘만세’양도 많다. 뼈 마디마디에 힘있게 달라붙어 있는 것 같아 젓가락으로 집은 뒤 강하게 물었더니 왠걸, 그냥 부드럽게 살점을 ‘나 몰라라’했다. 지끈지끈 살점을 무는 소리에 기분이 경쾌해졌다. 살점 크기는 작았지만 덩어리째 씹히는 것이 입맛을 돌게 했다. 뼈 끝은 손가락으로 집어 어금니 사이에 넣고 오록 훑었다. 혀가 나섰다. 뼈와 뼈사이의 도가니 살점들을 제대로 짚었다. 살점들이 냄비 안에 알알이 흩어져 있다. 얼른 젓가락으로 집었다. 젓가락질의 횟수가 많아질수록 밥 뚜껑에 쌓이는 ‘만세’의 뼈들도 쌓여갔다. 연약한 입술이 매운 맛으로 물들었는지 얼얼했다. 물론 맵지않게 요리해달라고 하면 주문대로 내온다. 국물을 국자로 떴다. 매운 것을 실컷 즐겼다. 밥을 한 번 떠 흥분을 가라앉힌뒤 ‘만세’를 다시 찾았다. 탕이지만 찌개에 다름아니기 때문에 밥을 조금 넣어 비벼먹어도 괜찮다. 다음은 ‘만세튀김’. 밀가루와 다시마 국물, 계란 등을 넣고 버무렸다. 민물고기맛을 그대로 내기위해 간을 많이 하거나 양념을 복잡하게 하지 않았다. ‘만세’가 갖고 있는 독특한 맛의 느낌을 온전히 전달하기위해서다. 꽉 물었더니 실팍한 살점이 입안에 들어왔다. ‘쫀쫀한’맛이다. 담백하다. 뼈 끝을 잡고 훑었다. 몰려들어왔다. 아무래도 그놈의 허벅지살이 분명했다. 제법 큰놈이었다. 토종의 그것과는 달랐다. 보기에도 튼실한 살점이 먹음직스러워 순식간에 몇개를 해치웠다. 근육을 키운 놈들이 어느새 건강식으로 다가온 것이다. ‘덕성식당’의 최고 인기메뉴는 ‘어탕’이다. 우선 메기와 빠가사리, 붕어, 가물치, 미꾸라지, 잉어 등의 뼈는 발라내고 살만 20여분 센불에 삶는다. 이어 채에 받쳐 다시 1시간여 삶는다. 여기에 생강과 마늘, 된장, 우거지, 들깨, 파, 다진 양념 등을 넣고 다시 1시간동안 푹 끓인다. 안주인 오미자씨는 이를 ‘고를 내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손님들의 입맛에 맞는 어탕은 최소 3시간 정도는 고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값도 4천원으로 싸다. 식당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단골들. 속풀이에 더할나위없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오씨는 “‘만세’는 남편이 남원 대강면에서 직접 잡아 공급하고 있다”면서 “한꺼번에 잡아오면 급속냉동시켰다가 그때그때 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 음식도 맛있고 손님들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웃는 낯으로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덕성식당’은 쏘가리와 메기탕, 빠가사리탕, 자연산붕어찜, 가물치회, 수육, 민물어탕, 추어탕 등이 더 있다. (예약 문의, 261-8225 011-647-2917)
맛집 멋집
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
2005.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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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장어의 크기와 두툼함을 알수 있는 통장어탕. 장어로 믿기지않을 만큼 크다. 국자에 하나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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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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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실 두둥실. 잔물결이 일렁인대로 몸을 맡긴 갈매기. 갯내음이 제 냄새인양 그냥 그대로 흥을 타고 있다. 두어마리는 끼룩끼룩. 혹 떨어진 생선이 없나 쉴새없이 날갯짓을 한다. 여수 국동 어항단지. 잠수기수협 옆에 있는 ‘자매식당’(대표 신의재)을 찾았다. 갯가사람이 아니면 자주 접하지 못하는 먹장어 전문요리점이다. 흔히 아나고라 불리는 것이 붕장어이고 하모는 참장어를 일컫는다. 붕장어는 대개 6∼7년산이다. 이같은 붕장어가 10년 안팎이 되면서 먹장어가 된다. 대개는 1∼2㎏이지만 먹장어 큰 놈은 3㎏에 이른다. 생김새는 굵고 험상궂다. 색깔은 붉은빛과 함께 거무튀튀하다. ‘먹장어’란 이름한번 제대로 지었다. 서식지는 외딴 섬 깊은 바닷속 바위틈이다. 둔한 듯한 모습은 바위를 닮았다. 그러나 민첩하다. 그물로는 잡기 어렵다. 일일이 낚시를 드리워 낚는다. 활어통에 들어있는 먹장어들의 주둥이가 이를 증명한다. 거문도 인근에서 잡혔다. 먹장어가 보양식으로 요릿집 식탁에 오른건 최근 2∼3년새. 사람들이 즐겨 찾지 않아 일부 ‘전문가’들의 입에만 올랐다. 그러다 ‘자매식당’이 본격적으로 탕과 구이를 만들면서 선을 보였다. 주인의 손에 들린 먹장어의 반항은 만만치 않다. 꼬리를 한번 쳤다. 주인이 손을 더 꽉 쥐었다. 서둘러 도마위로 가져갔다. 일합(一合). 이어 바쁜 손놀림. 스윽 스으윽. 스윽 스으윽. 어느새 요릿감으로 분골쇄신. 그사이 밑반찬이 상을 차지했다. 파래국과 파래무침, 톳무침, 미역무침, 멍게, 홍합국. 여수(麗水)답다. 파래국은 흔한 음식이 아니다. 간기보다 달착지근하면서 담백한 맛이 풍부하다. 젓가락으로 주섬주섬 먹다 아예 후루룩 마셨더니 입맛이 더 돈다. 나중에 한 그릇 더 시켜먹을만큼 주인장의 솜씨가 빼어났다. 톳과 미역무침은 싱싱했다. 홍합은 손으로 집어 양쪽으로 벌린뒤 입으로 가져갔다. 홍조를 띈 알맹이가 컸다. 이번엔 그릇째 들고 국물을 마셨다. 파르스름한 국물이 속을 챙겼다. 언제 마셔도 든든한게 홍합국물이다. 먼저 나온 것은 산장어구이. 장어와 양념이 어울려 미리부터 향긋한 기운이 코를 찔렀다. 큰 접시위에 담긴 구이는 한덩치 했다. 통통한 수준을 넘어서 ‘톰부다’는 어른들의 표현이 그럴싸했다. 바닥에 깔린 마늘도 큼지막하다. 종업원이 두툼한 살과 뼈를 제대로 분배했다. 싹뚝싹뚝 잘랐다. 자칫 입맛이 곤두박질 치고 영양이 부족할 수 있는 봄 들머리. 더할나위없는 선택. 기운센 천하장사가 따로 있겠는가. ‘산장어구이’한 그릇이면 충분하다는 결론. 속살까지 스민 양념, 많이 씹히는 실뼈. 그러나 중량감으로 다가온 살덩이. 혀가 알아서 찾아갔다. 실뼈는 슥슥 씹을만 했다. 어느새 혓바닥에 매콤한 맛이 들었다. 밥위에 올려 발라먹었던지라 양념이 묻었다. 숟가락으로 두어번 떴다. 파래국물로 속을 다시한번 다스렸다. 다음은 통장어탕. 먹장어뼈로 육수를 냈다. 3시간 가량 끓였다. 여기에 된장을 풀고 시래기와 생강, 마늘, 양파 등을 넣었다. 특히 마늘은 듬뿍 넣어 시원한 맛을 강조했다. 마늘은 ‘자매식당’주인 신의재씨의 고향인 돌산 우두리 백초 강남금에서 재배한 국산이다. 탕은 구이와 달리 먹장어의 크기를 제대로 알수 있다. 통뼈와 통살이 그대로 드러났다. 동동동 뜬 기름에 송송 썬 풋고추를 뿌렸다. 여분의 그릇에 큰 살덩이를 덜었다. 젓가락으로 발라먹기에 커서 숟가락을 썼다. 고깃덩어리를 연상케하기에 충분했다. 몇차례 숟가락이 왔다갔다 했다. 폭실한 살맛이 오롯이 전해왔다. 혓바닥과 이 사이에서 들리는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귀밑을 울렸다. 국물 역시 영양 보충에서 빠질수 없다. 시래기와 함께 떠서 먹고 밥에 말아먹었다. 지난 삼동에 허약해진 심신을 달래기엔 안성맞춤인 음식이다. ‘자매식당’신 대표는 “건강보양식이 따로 있나요. 먹장어가 제일이요”라고 자랑했다. ‘자매식당’의 통장어탕은 1만원, 우거지탕은 7천원이다. 산장어구이와 산장어탕은 각각 1만원이며 조개탕은 5천원이다. 계절음식으로 하모사시미와 하모유비끼 등이 있다.(예약, 061-641-3992, 011-605-1053)
맛집 멋집
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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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생태탕’의 생태탕은 매운편은 아니지만 먹는 순간 뜨거움과 매콤함이 넘쳐난다.생태 한마리를 온전히 넣어 맛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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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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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한파로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한창 꽃필 나이에 세상과 이별을 고한 어느 여배우 사연에 이르면 예사 추위가 아님을 느낀다. 광주 첨단에 단 한그릇으로 동장군을 물리칠 만한 생태탕집이 있다. 숭덕고 건너편 먹자골목에 있는 생태탕 전문점‘본가생태탕’(대표 김재월·문정옥). 지금은 ‘생태한마리’란 상호를 쓰고 있다. 앞으로 체인점을 늘려 ‘본가생태탕’이란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뒀다. 아무리 점심때라지만 손님들의 들고남이 예사롭지 않다. 인근에 관공서나 사무실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아예 문을 열면서부터 ‘아줌마, 자리있어요’하고 묻는다. 이렇게 묻는 이 옆으로 금세 한 그릇씩 뚝딱 해치운 이들이 계산대로 향한다. 방 두곳과 홀 테이블에 손님들이 꽉꽉 들어찼다. 생태탕이 나왔다. ‘한마리’가 온전히 좌악 둘러있다. 뚝배기는 아직 설설 끓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 가장 놀란다는 뚝배기다. 뚝배기 아래에 어떠한 가열기구가 없음에도 한참이나 뽀글뽀글 끓고 있는 것을 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끓는 만큼 연기가 펄펄 난다. 후욱후욱 불고 숟가락으로 살살 저었다. 우선 국물을 조금 떠 이(齒)끝으로 물다시피 맛을 봤다. 뜨거움이 앞섰다. 이어 매콤함. 한번 더 뜨려 고개를 숙였다. 뜨거운 김이 이마에 닿았다. 국물을 떴다. 더 뜨거운 국물이 목젖을 적셨다. 땀이 송글 맺혔다. 서너차례 더 국물을 떴다. ‘어이 진짜 시원하네’. 첨단에 공사가 있을때마다 ‘본가생태탕’을 찾는다는 김모씨(48)의 칭찬이다. 밥을 한술 떴다. 좋은 쌀로 지었다. 밥을 한 번 떠 그대로 국물에 담갔다. 맛이 더 별났다. 이번엔 통마늘과 함께 담근 젓갈을 맛봤다. ‘짜지 않다’. 짜지않고 젓갈맛을 내기란 손쉽지 않을텐데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다시 국물을 떴다. 허어 허어 하는 소리가 절로 난다. 깍두기를 스억 베어먹고 국물을 떴다. 이젠 머리에도 땀이 솟았다. 널따랗게 썰린 두부를 숟가락으로 조금 떼어 먹었다. 찬으로 나온 미역무침은 사극사극 씹혔다. 약간의 식초맛에다 초장에 무친듯한 달착지근한 맛이다. 각종 영양소를 함유한 대표적 해조류다. 두어번 더 젓가락이 갔다. 연신 국물을 떴다. 점차 수위가 낮아졌다. 대가리와 등허리만 내보였던 생태가 허리춤을 완전히 드러냈다. 제대로 칼집을 넣은듯 알맞은 간격으로 속살이 열을 지었다. 눈과 입을 동시에 현혹했다. 무심코 젓가락으로 집었다. 재차 집었다. 담백했다. 국물을 떴다. 숭숭 썰린 대파와 함께 떠먹었다. 이젠 꼬리쪽으로 젓가락이 방향을 잡았다. 두께는 얇아졌지만 맛을 그대로다. 급선회. 생태 대가리쪽으로 숟가락이 향했다. 아가미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자연스럽게 살점 한숟갈을 떴다. ‘한 마리’를 뒤집었다. 서양에서 생선을 뒤집어 먹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했으나 우리는 식성대로 먹어왔다. ‘대수랴’. 뒤집으면서 허리를 죄자 살들이 후두둑 떨어졌다. 놓칠세라 국물과 함께 가볍게 액션. 그래도 살점들은 뚝배기 가장자리에 남았다. 훑었다. 국물이 바닥을 보였다. 뚝배기 한쪽을 받침대에 턱 올렸다. 국물을 여유있게 떴다. 남김없이 떴다. 속이 풀렸다. 딱히 맵다고 할수 없지만 절묘하게 속을 다스렸다. 이 틈에도 손님들이 무수히 오갔다. ‘잘 먹고 갑니다’부터 ‘아따 잘 묵었소’ 등 반응도 가지가지. 그럼 안주인 문정옥씨는 바쁜 와중에도‘감사합니다’라고 꼭 답례한다. 사람이 끓는 또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후식은 요구르트나 커피다. ‘본가 생태탕’김재월 대표는 “국내 원양어업선사가 잡는 생태만을 쓴다”면서 “매일 130마리 안팎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가장 신경쓰는 것은 역시 생태의 선도(鮮度)유지”라면서 “비싸더라도 국내선사의 생태를 고집하고 위생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가생태탕’의 생태탕은 5천원이며 저녁술자리 안줏감으로 적당한 생태찜과 생태전골은 각각 2만원이다. ‘본가생태탕’은 본점(971-7253)과 동구 법원점(232-5061), 상무점(373-9293)이 있다.
맛집 멋집
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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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한우전문 ‘비원가든’ 20년간 한우만을 전문으로 한 식육식당 ‘비원’이 남구청 인근에서 행암동 광주대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 간판은 ‘비원가든’(대표 박육현). 고기 빛깔이나 반찬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그 명성 그대로다. ‘비원가든’이 내놓은 생고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자신감이다. 붉음이 넘쳐 아예 진붉다. 생고기는 진득하고 든든한 맛이다. 여기에 싱싱함을 더했다. 당일 새벽에 고기를 뜬다. 한번에 두어점씩 맛을 봐야 입안이 풍부해진다. 쫄깃하고 담백하다
맛집 멋집
남도일보
2005.02.1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