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북구 매곡동 정동진 해물탕
당일 아침 현지직송…산낙지는 덤
참기름 착치고 비빈 볶음



내륙 깊숙한 곳에 ‘바다’가 떴다.
광주시 북구 매곡동 전남도 공무원연수원 인근 ‘정동진해물탕’(대표 안재은).
살아있는 해물만으로 요리한다.
해물 대부분은 당일 오전 현지에서 직송되며 야채 또한 하루 이틀새 구입한 싱싱한 것들이다.
해물탕부터 보자.
그릇이 크고 재료도 엄청나다. 소(小)짜리를 시켜도 4인 가족이 거뜬하다.
재료는 콩나물과 오징어, 대구알인 곤이, 동죽, 바지락, 황게, 꽃게, 미더덕, 쏙새우, 가리비, 소라 등이다 여기에 고춧가루와 다시다, 마늘, 해물양념다진 것을 넣어 맛을 낸다. 이어 모시조개와 돌조개, 참조개, 키조개, 새우 따위를 넣는다.
특히 덤으로 산낙지를 올려 ‘정동진 해물탕’의 주메뉴를 선보인다. 고흥과 무안 등에서 직송되는 낙지가 꽤 크다. 산지에서 1마리당 5천원을 호가하지만 손님들의 기호를 감안, 절대 빼놓지 않는다.
바글바글 끓는 해물탕 위로 낙지를 올려 놓으면 몸서리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종업원의 날렵한 손놀림에 낙지는 먹기좋게 익어간다. 길면 3분여. 토막진 낙지를 우선 건져 먹는 객들의 솜씨도 종업원의 그것에 못지않다.
하얗게 단면을 드러낸 낙지를 집어 씹으면 물컹하면서도 쫀쫀한 느낌이 전해온다.
낙지대가리는 그대로 익혀뒀다 따로 건져내 식혀야 한다.
낙지 다음 순서는 콩나물과 미나리, 오징어. 숨이 죽은 콩나물과 미나리에 초장을 조금씩 찍어가면서 먹으면 신선함과 동시에 매콤한 맛을 즐길수 있다.
많이 익히면 오징어 고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꽉찬 맛이 사라지므로 살짝 데쳐졌을 때 바로 먹어야 제맛을 볼수 있다.
이어 소라와 익은 새우들을 맛보면 좋다. 소라는 질긴듯 하면서 금세 씹힌다. 익은 새우는 아이들이 더없이 좋아하는 종류. 껍질을 잘 까서 먹이고 한 개 정도는 함께 간 부모의 몫. 그냥 통째로 씹어먹어도 괜찮다.
오징어나 새우 등을 먹다보면 조금 입안이 먹먹해질수 있다. 이때가 국물을 떠먹어야할 시기다.
육수는 다시마와 꽃게, 새우 등을 갈아서 끓인 다음 국물로 썼다. 최대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내기위해, 해물과 야채에서 나오는 싱싱한 기운이 국물맛을 좌우하도록 요리법을 개발했다.
여느 집처럼 다진 양념으로 범벅이 되지 않고 투명한 색감을 유지했다.
개운한 첫 맛. 점점 바다내음이 입안에 번졌다. 차디찬 겨울 바다가 오히려 반가웠다. 바다가 그리워졌다. 한번 더 떠먹었다. 바다가 들어왔다. 그리움이 들어왔다. 덜어먹는 다른 그릇에 충분히 떠서 먹었다.
이어 동죽과 바지락, 참조개, 돌조개, 키조개 등의 알맹이를 찾아다니며 공략했다.
잠시 식혀뒀던 낙지대가리. 한 개 밖에 없으므로 자칫 다툼이 일수 있다. 그러나 먼저 집은 이가 임자. 안면몰수. 문제는 한 입에 삼키기에 꽤 크다는 것. 모른척 하고 인심 썼다. 반으로 스억 잘라 옆자리에 권했다.
부지런히 입을 놀렸다. 낙지는 대가리 맛이 분명했다.
다시 국물 한 번 떠먹고.
해물탕을 먹은 뒤에는 미나리와 양파, 당근, 오징어, 묵은 김치를 숭숭 썰어 볶은 뒤 다진양념을 넣고 비빈 해물볶음밥이 기다리고 있다. 참기름을 촤악 뿌려가면서 볶는 것을 보면 입맛이 절로 산다.
자작자작 눌어가는 볶음밥에 다시 김가루를 뿌려 볶는다. 고소한 맛이 더 났다.
과립형 당근과 오징어가 씹히고 묵은 김치는 매콤한 맛으로 균형을 맞췄다.
압력밥솥으로 지은 밥맛도 좋다.
다음, ‘정동진해물탕’의 아구찜.
맵지않은게 가장 큰 특징. 해물탕과 마찬가지로 큼지막한 낙지가 함께 올라온다.
가위로 슴벅 자르면 하얀 속살을 드러낸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이어 콩나물과 대파, 미나리 등 싱싱한 야채를 우선 아삭아삭 씹는다. 맵지않다.
아이들이 먹기에도 부담이 가지 않는다. 아구는 뼛사이에도 살점이 많다.
아구찜을 먹고 난 뒤 남은 양념을 볶음밥으로 해 먹어도 별미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정동진해물탕’주차장을 빙 둘러싸고 있는 매화나무에서 수확한 매실차가 나온다. 진하다. 인스턴트로 만든 게 아니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정동진해물탕’의 해물탕은 바닷가재를 포함한 특대와 대, 소가 있으며 꽃게탕, 알탕, 낙지전골, 꽃게찜, 왕새우찜, 굴찜, 낙지찜 등이 준비된다. 또 식사류로는 낙지비빔밥, 안주로는 낙지볶음, 왕새우소금구이, 산낙지, 마른 연포, 세발낙지가 있다.
한꺼번에 400명이 식사를 할수 있다.
한편 같은 건물에 함께 딸린 ‘달구지와 만석군’에서는 한우와 오리, 돼지고기 요리가 나온다. 실내가 아늑하고 널찍해 보는 이로 하여금 넉넉함을 느끼게 하고 방별로 나주니 화순이니, 곡성이니 하는 전남지역 일선 시·군의 이름이 있어 해당지역 출신들의 모임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가맹점 및 예약 문의, 573-3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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