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광 록 사회부 기자


전남도 해외시찰에 이웃돕기 성금이 사용되고, 공무원의 병원비마저 성금에서 지출된 사건과 관련, 전남도의 ‘진실 은폐’는 가히 예술적이다.
도는 이웃돕기 성금으로 공무원의 병원비를 낸 사건이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9일 “이같은 사실이 보도될 경우 A직원을 해임하겠다”며 강경론을 폈다.
또 보도가 나간 10일에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받은 사람이 있다면, 또한 이웃돕기 성금인줄 모르고 받았다고 하니깐 돌려주면 된다”며 안팎의 파문을 잠재웠다.
만약 전남도가 이웃돕기 성금으로 공무원의 병원비를 지출한데 대해 문제를 삼는다면 스스로의 도덕성에 칼을 대는 꼴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해외 시찰의 경우에도 도는 즉각적인 기자회견을 자처,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속칭 ‘물타기 작업’에 나섰다.
기자회견에서 도는 “공무원의 경비는 도 예산에서 지출됐으며, 오히려 일부 민간인의 경비까지 부담했다”고 생색을 냈다.
도의 입장은 ‘나는 망만 봤다’는 식이다. 돈에 이름이라도 써놓고 전체 경비 중 자신들의 이름이 써진 돈만 사용하고 이웃돕기 성금은 모두 민간인들만 사용했단 말인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공동모금회의 내부 반발이 많았던 시찰을 계획한 것도 도이며, 이웃돕기 성금을 요구한 것도 도다.
또한 이웃돕기 성금이 포함된 전체 해외 시찰 경비를 가지고 제돈 쓰듯 비버리힐즈와 대영박물관을 다녀온 것도 도다.
천만번을 되물어도 답이 뻔한 질문일테지만 ‘불우한 이웃을 돕겠다’며 과자값을 아껴 돈을 모았던 아이들의 입을 빌려서 다시 묻고 싶다.
“과연 그 돈이 어떤 돈인가요?”
kro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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