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대나무 폭설피해로 탈색·고사 댓잎 노랗게 변하고 휘어지고 부러지기 일수

담양의 상징인 대나무가 최근 폭설로 인해 잎이 노랗게 탈색되거나 부러져 고사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지역의 경우 댓잎이 부서질 정도로 바삭바삭한데다 잎을 만지면 우수수 떨어지기까지 한다.
심지어 휘어지거나 부러진 대나무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댓잎이 탈색하거나 대나무가 부러지고 말라죽은 것은 온난대성 식물인 대나무가 지난 겨울, 예년에 없는 혹한과 폭설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민들이 느끼는 피해면적은 전체 면적(1천802㏊)의 80~90% 가량에 달한다.
담양군이 파악한 고사 피해면적은 30% 가량인 500여ha.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진 대나무 면적도 60ha에 이르고 있다.
최근 주변 습지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된 대전면 태목리 군락지 대나무도 노랗게 변하긴 마찬가지다.
또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휘어지거나 부러진 대나무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담양군이 군 이미지 제고를 위해 광주 시계(市界)를 연결하는 담양읍~보촌간 8km 남짓 도로변 군데군데에 심은 대나무도 예외없이 누렇게 변했다.
담양의 새로운 명물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5만여평의 대숲 죽녹원(竹綠園)도 푸르름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동안 일부 지역에서 군데군데 댓잎 고사현장이 있기는 했지만 이처럼 전체가 온통 피해를 본 경우는 드문 일이다.
종일 따뜻한 햇볕을 쬘 수 있는 양지 바른 야산에 심어져 있는 일부 대나무 만이 겨우 푸르름을 간직할 정도다.
대나무의 한계 생장온도는 보통 영하 10℃.
이 온도가 하루 이상 지속될 경우 피해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혹한과 폭설이 주 원인이다.
특히 겨울에도 광합성 작용을 하는 댓잎에 수북이 쌓인 눈이 녹는 과정에서 영하의 맹추위가 닥치면서 잎이 얼고 고사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12월부터 1월까지 담양지역에 내린 눈의 누계량은 무려 125cm에 영하 10℃를 밑도는 날도 5일 이상이나 됐다.
담양군 관계자들은 이번 댓잎과 대나무 고사로 오는 4월말부터 열리는 대나무 축제에서 푸르름이 없는 축제가 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다.
대나무가 겨울내 시달린 만큼 새로운 죽순 생산도 크게 줄어드는 등 농가소득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군은 또 폭설로 넘어져 베어내야 하는 대나무도 적지 않지만 정작 정부의 피해 대상에는 포함이 되지 않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전남도 산림환경연구소 오찬진 박사(생산소득팀장)는 “잎이 추위에 동해(冬害)를 입은 것”이라며 “새 잎이 나고 푸른 숲을 회복하는데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담양군 조광윤 녹지담당은 “다른 지자체의 실태를 살펴본 결과 진주와 거제 등 일부 남해안 지역을 제외하곤 전국적으로 고사 피해가 발생했으나 줄기와 뿌리는 확인 결과 크게 피해를 입지 않았다”며 “비료와 퇴비살포 등 농가들이 각별히 신경을 써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담양지역은 580여 농가에서 전국 대나무 재배면적의 24%를 재배하는 등 전국 제1의 주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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