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활동 무역회사 사장 신소재 LED 개발에 푹빠져 “파는 건 다 똑같아”자신
“나는 장사꾼입니다.”
차세대 발광소자 물질인 ZnO(산화아연)계 LED를 개발한 업체의 대표이사가 불쑥 내던진 말이다.
이공계가 아닌 경영학을 전공하고, 현재도 무역회사를 운영 중인 ㈜리첼의 김병천 대표이사.
첨단산업체를 이끌고 있는 그가 돈키호테 같은 말을 뱉어낸 것은 그의 이력이 말해주 듯 투자한 만큼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 국내 굴지의 무역회사에서 4년간 일해 온 김 사장은 직장을 뛰쳐나와 중소 무역회사를 세웠다.
㈜나우런. 동남아시아를 무대로 콜라와 생리대에서부터 석재와 철강에 이르기까지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팔았다.
어느 정도 기반을 잡았다고 생각하던 지난 2000년 3월 미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차세대 LED 개발에 가능성이 보이니 투자하라는 것이었다. 1년안에 개발할 수 있다는 말에 5억원을 송금했다. 1년이 지났다. 결과가 없었다. 접을까 생각도 했지만 장사꾼으로서의 기질이 발동했다. 또 돈 냄새도 났다. 성공만 한다면 대박이 터질 것 같다는 예감.
주변에 조언을 구했다. “연구시설로는 결과를 얻기 힘들다. 양산장비로 개발을 시도해야 한다”. 이런 저런 조언을 구하던 중 광주시가 광(光)산업을 육성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광주시를 찾아 육성의지를 확인하고 첨단단지에 공장을 세웠다. 4년전 일이다. 이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 우선 전문 기술자를 찾기 힘들었다. ‘삼고초려’ 끝에 최고기술책임자인 이해권 박사를 대전에서 영입해왔다. 수없는 실패와 도전 끝에 결국 빛을 보게 됐다. 김 사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차세대 조명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갈길이 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은 있다. 세계 유수 기업보다 먼저 지속적인 발광이 가능한 ZnO(산화아연)계 소자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는 김 사장은 “공산품이나 반도체나 파는 것은 같다”면서 “팔기위해서는 탄탄한 (원천)기술력이 확보돼야 하며, 남보다 먼저 세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가가 관심을 갖고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문 기자 moon@
webmaste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