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브랜드] ㈜리첼
산화아연계 이용‘UV LED 발광소자’개발 성공
시장 석권 일본 질화갈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소량의 빛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 막 자궁에 착상된 수정난을 정상적인 아기로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산모처럼….
태아가 40주의 과정을 거쳐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과 같이 0.1㎜의 원형구조에 불과한 한 점의 빛이 계속 발광하도록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는 사람들.
이들에 의해 이 빛이 정상적인 크기(0.3mmx0.3mm)로 만들어져 상용화 된다면 대한민국은 세계가 놀라는 또 하나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차세대 조명시장을 선점사기 위해 광(光)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나라마다 새로운 소재를 활용, 값이 싸면서도 고휘도(高輝度)의 LED(발광다이오드)를 양산하기 위한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상용화된 LED는 신호등이나 간판 등에 사용할 수 있지만 휘도가 약해 조명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표이사와 연구원 3명 등 7명이 전부인 광주의 한 작은 회사가 신 물질을 이용해 조명용 LED를 양산할 수 있는 소자발광에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광주시 북구 월출동 첨단단지에 위치한 ‘㈜리첼(대표이사 김병천)’은 최근 국내 최로로 차세대 발광소자 물질인 산화아연(ZnO)계를 이용해 UV LED(자외선 발광다이오드) 칩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ZnO계 발광소자는 차세대 발광소자로 주목돼 세계적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리첼이 개발한 발광소자처럼 연속적 발광을 보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리첼이 개발한 ZnO계 발광소자는 지난 3월 8일 빛을 발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리첼의 ZnO계를 이용한 발광소자 개발은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공동개발에 참여했던 한국광기술원 한명수 박사는 “ZnO계 발광이 두세 건 보고된 적은 있지만 지속적인 발광은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ZnO계 LED는 직경 100 마이크론(0.1㎜)의 원형구조로 정상적인 크기(0.3× 0.3㎜)에서는 거의 12배의 방사선속이 예상돼 발광 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의 질화갈륨(GaN) 계열 LED보다 저렴하게 고품위 LED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 지금까지 ZnO이 LED소재로 이용되지 못한 것은 발광을 하기위해 반드시 필요한 P형의 ZnO 박막형성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리첼은 비소(As)라는 물질을 이용, P형을 제작해 발광에 성공했다. 박막기계(MBE)를 2년 동안 무려 600여회를 가동해 얻어낸 성과다.
고생 끝에 안겨질 미래는 장밋빛이다. ㈜리첼은 ZnO계 LED가 상용화되면 국내 산업에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UV LED는 단기적으로 살균기, 공기 및 수질 정화기, DNA 검출기 등 의료·환경·바이오산업에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명용 백색 LED 제작을 위한 광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미래 유망 제품이다.
특히 ZnO계 UV LED 개발 성공은 향후 일본, 미국 등의 선두업체들과 대등하게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여건을 확보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LED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일본 닛치아 등 외국 업체에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고도 차세대 조명이나 디스플레이 분야의 발광 다이오드 기술을 국내 독자적으로 개발·사업화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국내업체가 로열티를 받는 시대가 금명간 온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리첼은 오는 2010년께 일반조명시장 진출을 목표로 내년까지 시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리첼 최고기술책임자(CTO) 이해권 박사는 “현재 질화갈륨계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국내 LED 업계에서는 일본 닛치아 등 해외 선진업체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번에 개발된 LED는 세계적으로 드물게 산화아연계 기술을 채택, 국내 기술로도 독자적으로 차세대 조명용 LED 개발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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