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 LTE-A' 기획 담장자들에게 듣는 개발 뒷얘기…

팬택의 '베가 LTE-A(롱텀에볼루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 19일 SKT를 통해 판매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삼성의 '갤럭시 S4 LTE-A', LG의 'G2'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1년의 개발기간, 3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된 베가 LTE-A는 그야말로 팬택의 역량을 총결집한 결정체다. LTE-A 스마트폰 중 최대 화면인 5.6인치에, 지문인식과 후면터치기능을 동시에 지원하는 '시크릿 키' 등 업그레이드된 스펙으로 무장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LTE-A폰에 지문인식 기능을 적용해 기술력에서도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팬택 내부에서도 지문인식 기능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고 한다.

김영걸 국내상품기획팀 팀장(46)은 지난 23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실무 선에서는 한때 지문인식기능을 포기하자는 얘기까지 나왔다"면서 "당시 문지욱 부사장(최고운영책임자)이 주말, 휴일 가리지 않고 개발자들을 모아놓고 '(지문인식이) 왜 안 되는지'를 꼼꼼히 따졌다. 결국 기술상 어려움을 해결했고 완성도 높은 스마트폰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문인식 기능은 지난 2011년 모토로라가 '아트릭스'를 출시하면서 최초 적용했지만, 인식률 등의 한계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최근 애플이 '아이폰5S'에 지문인식 기능을 추가한다는 보도가 전해지는 등 지문인식이 확대되는 추세다.

문상원 국내상품기획팀 차장(42)은 "스마트폰의 보안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휴대용 결제수단으로서 지문인식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애플이나 삼성 등 타사도 향후 지문인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김 팀장과 문 차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베가 LTE-A 출시 이후 반응이 어떤가?

"(김)지문인식 기능으로 극대화된 보안성, 국내 LTE-A폰 중 가장 큰 화면 등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한 반응이 좋다"

-개발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문)베가 LTE-A의 가장 큰 특징은 지문인식기능과 후면터치기능을 동시에 지원하는 '시크릿 키'이다. '시크릿 키'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번 변경 과정이 있었다. 지문인식기능도 인식률 문제를 보완하는데 마지막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김)문지욱 부사장이 베가 LTE-A 개발에 마지막까지 공을 많이 들였다. 그립감이나 디자인 부분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스마트 플립(폰 케이스)'이란 이름도 문 부사장이 지은 것이다. 실무 선에서는 한때 지문인식기능을 포기하자는 얘기까지 나왔었다. 이때 문 부사장이 주말, 휴일 가리지 않고 개발자들을 모아 '(지문인식이) 왜 안 되는지'를 꼼꼼히 따졌다. 결국 기술상 어려움을 해결했고 완성도 높은 스마트폰이 나올 수 있었다."

-지문인식기능을 왜 포기하려고 한 건가?

"(김)지난 2011년 모토로라가 선보였던 '아트릭스'가 지문인식 기능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지만, 당시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식률이 좋지 않다는 불만이 많이 제기됐다. 그만큼 인식률 문제는 넘기 어려운 산이었다. 베가 LTE-A는 이러한 부분을 훌륭히 극복했다."

-조만간 나오게 될 애플의 '아이폰5S'에도 지문인식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지문인식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으로 보나?

"(문)앞으로는 보안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휴대용 결제수단으로서의 필요성도 높아질 것이다. 특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경우 '오픈 플랫폼'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숨길 수 없다. 보완성의 측면에서 지문인식에 대한 수요는 상당할 것이다. 홍체인식이나 얼굴인식 방식도 있지만 오작동 문제가 있다. 지문인식은 오작동할 확률이 만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애플이나 삼성 등 타사도 앞으로 지문인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팬택은 이번에 지문인식을 선점했으니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향후 팬택이 출시하는 스마트폰은 계속 지문인식 기능이 들어간다고 보면 되나?

"(문)특별히 디자인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로 가져갈 것 같다."

-전작인 베가 아이언은 당시 출시된 타사 모델에 비해 화면이 작았다. 이번에는 거꾸로 화면이 가장 크다.

"(문)LTE-A가 상용화되고 속도가 빨라지면 사용자들이 빨라진 속도로 무엇을 할까 생각했다. 영화나 DMB 등 멀티미디어 활용을 편안하게 즐기려면 일단 화면이 커야 한다. 그래서 애초 기획단계에서부터 대화면을 염두에 두고 기획했다."

-베가 아이언은 '메탈 프레임'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앞으로 메탈 디자인은 볼 수 없게 되는 건가?

"(김)메탈은 절대 버리지 않을 것이다. 팬택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메탈' '시큐리티(혹은 프라이버시)' 이 두 가지였으면 좋겠다. 이번에 베가 LTE-A를 기획하면서 메탈 프레임을 다시 적용할까도 생각했지만 지문인식 기술과 메탈의 궁합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여전히 이 두 가지를 함께 가져가는 안에 대해 검토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LG의 'G2'와 종종 비교된다. 두 모델이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LTE-A와 G2 모두 후면버튼을 채택했다. 다만 G2의 후면버튼은 측면버튼을 없애 매끈한 모양을 구현하려는 디자인 측면이 강하다면, 베가 LTE-A는 지문기능과 후면터치 기능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기능적인 측면이 강하다. 국내 휴대폰 시장은 최근 여러 규제로 인해 침체된 측면이 있다. 좋은 폰을 만들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얘기다.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둘 다 잘 돼야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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