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칼럼>산불의 위협

유근기(광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

올해 광주에서는 벚꽃이 3월 29일 만발하면서 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최근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하지만 높은 산의 공기가 더 맑을 수 있다는 심리적 요인과 꽃구경을 하고자 하는 의지 때문인지, 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봄철에 등산객들이 늘어나면 산불피해를 막기 위한 산불방지인력(감시원, 진화대원) 또한 증가한다. 특히 대형산불방지기간(3.15~4.15) 동안은 지방자치단체와 산불방지관련기관에서 총력대응을 한다.

산림청에서 발표한 2018년 산불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9~2018년) 봄철 산불발생 비율은 62%를 차지하며, 피해면적은 81%로 발생비율과 피해면적이 가장 높은 계절인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인 3월에서 5월 사이는 다른 계절에 비해 습도가 낮고 강한 바람도 자주 발생한다. 강한 바람은 불을 빠르게 번지게 하고 산소 공급원으로 작용하며, 낮은 습도는 착화하기 쉽게 하는 역할을 해 불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위험한 연소조건이 봄철에 형성된다. 특히 올해 3월은 이동성고기압과 기압골의 영향으로 따뜻한 남서~남동풍이 유입되면서 광주·전남 3월 평균기온이 8.3℃로 평년(7.0℃)보다 매우 높았으며, 광주·전남 강수량은 55.9㎜로 평년(65.0~80.5㎜)보다 적어 습도가 낮아 건조한 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대기가 건조한 경우 지역별로 건조특보를 발표한다. 실효습도가 35% 이하로 2일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건조주의보를, 실효습도가 25% 이하로 2일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는 건조경보를 발표한다. 실효습도는 목재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목재가 가지는 축축함과 건조함이 시간차를 두고 작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경과시간에 따른 가중치를 주어서 5일간의 일평균습도를 정수 백분율로 표현한 값이다. 일반적으로 실효습도가 40% 이하로 낮아지면 화재가 발생하기 쉽다. 올해 4월 초에는 광주, 광양, 순천 등 광주·전남 14개 시·군에 건조특보가 발효될 만큼 날씨가 매우 건조했다.

최근 3년 동안(2016~2018년) 4월 광주에서 발생한 화재는 242건이며, 그중 입산자 실화와 소각에 의해 발생한 화재가 59.1%를 차지했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은 불을 빠르게 확산시키지만, 불씨의 원인은 사람의 부주의에 의한 것임이 통계자료 결과이다. 결국은 사람이 산을 아끼고 예방하는 것이 산불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인 것이다. 우리에겐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또한 자연을 지킬 의무도 함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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