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청, 여수묘도 의료폐기물 시설 ‘적합’…주민 집단반발 예고

주민들 “적극적 대응 안한 여수시에 서운해”

사업 추진되면 항의집회 등 강력 대응 방침

(주)길조선환경이 의료폐기물 소각 시설을 설치할 여수시 묘도동 예정 부지.동부취재본부/장봉현기자 coolman@namdonews.com
한 민간업체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수 묘도에 추진하는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사업계획에 대해 영산강유역경청이 ‘적합’ 하다는 결정을 내려 집단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10일 여수시에 따르면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 2월 ㈜길조선환경이 묘도동에 소각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낸 사업계획에 대해 지난달 29일 적합하다는 통보서를 여수시에 보내왔다.

이 업체는 “1만1천802㎡부지에 1일 38t 규모의 의료폐기물 소각로 1기와 지정폐기물 소각로 1기 등 모두 2기의 소각시설을 짓겠다”며 영산강청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인·허가권자는 영산강유역환경청이지만 여수시는 업체가 소각시설을 짓기 위해 신청하는 도시계획시설 결정과 건축 인허가 등의 행정절차를 맡게 된다.

앞서 시는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배출조작과 악취관리지역 고시가 되는 등 주민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설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영산강청에 통보했다.

그러나 영산강청은 지난달 중순 여수시에 전국적으로 의료 폐기물처리시설이 포화 상태인 만큼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조속히 인허가를 해달라는 공문을 보낸데 이어 최근 적합 통보를 내렸다.

주민들은 소각시설 설치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이 소각시설이 하루 38t의 의료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인데다 묘도마을이 중화학산단 중심에서 수십년간 공해피해에 시달려 온 만큼 또 다른 혐오시설 건립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이 소각시설의 처리 용량은 여수·순천·광양 3개시에서 일일 발생하는 7t의 5배 넘는 규모다. 사실상 외지에서 의료폐기물을 대거 유입해 처리한다는 의미다.

특히 순천의 경우 3달 전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설치와 관련해 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부적합 판정이 내려진 바 있어 주민들의 반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장유익 묘도지역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주민들이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도 영산강유역환경청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사업 적합 결정을 내렸다”며 “여수시도 인근 순천시처럼 적극 반대했어야 하는데 아쉬울 뿐이다. 사업이 추진될 경우 항의집회를 여는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광주와 전남·북도에서 배출되고 있는 의료폐기물은 일일 71t으로 장흥(58t/일 소각), 광주(24t/일 소각)에서 모두 처리 가능하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